[트루스 칼럼] 우물 속의 아이들, <김일성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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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작가(전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
▲황선우 작가(전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

이승만 대통령은 어릴 적 천연두로 시력에 문제가 생긴다. 이에 이승만 부모님은 당시 조선에 와 있던 한 외국인 양의사를 찾아가 이승만의 눈을 치료한다. 이승만 어머니는 의사에게 감사하다고 달걀 한 꾸러미를 들고 가는데, 의사는 거부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 달걀을 나한테 주지 말고 당신 아들에게 먹여라. 당신 아들은 영양실조 때문에 눈이 멀었던 거다.”

(해당 의사가 누구인지와 관련해서, 《하나님의 기적 대한민국 건국 1》(이호 저)에서는 “당시 한양에 와 있던 일본 임시 공사관의 군의관”이라 추측한다. 반면, 《인물 과학사 2》(박성래 저)와 《대한민국 건국의 기획자들》(김용삼 저)에서는 제중원 설립자인 미국 의사 “호러스 알렌”이라고 말한다.)

이승만이 서양 문물을 접한 건 이때부터였다. 고립된 조선에서는 이승만이 이런 상식을 배울 수 없었다. 그리고 양의사의 치료는 이승만의 시력 회복을 넘어, 고립된 조선에서 처음으로 이승만의 눈을 뜨게 했다.

이후 이승만은 배재학당에서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받은 수업, 한성감옥에서 받아들인 기독교 신앙, 그리고 미국에서의 유학과 독립운동 등을 통해 조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하며 정립한다. 그리고 조선이 일제로부터 해방됐을 때 이를 실현하는데, 그것이 ‘대한민국’이다. 해방 후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건립이 그가 바라던 바였다.

대한민국이 되지 못한 조선, 북한

반면, 북한의 김일성은 조선의 고립 상태를 유지한 채 소련의 공산주의를 추가하여 북한 체제를 세운다. 고립 상태는 더욱 심해져 북한 주민들은 우물 안이 전부인 줄 알고, 북한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해도 우물 안만큼만 이루어진다.​

이는 6·25전쟁 이후에도 나타난다. 1950년 전쟁 발발 이후 100,000명 이상의 전쟁고아가 한반도에서 생겨났다. 이때 대한민국은 아이들을 미국, 서유럽 등에 입양보냈고, 북한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 위탁 교육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1956년부터 아이들을 조기 송환시켰다.

▲영화 &lt;김일성의 아이들&gt; 포스터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포스터

1956년 김일성이 동유럽을 방문할 때 그에 반대하던 세력(소련파, 연안파)이 그의 독재와 그를 우상화하는 북한 체제에 반기를 드는 '8월 종파 사건'이 벌어진다. 이를 보고 김일성은 자신의 세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아이들을 북한에 강제로 오게 한다. 아이들이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있게 된 상황도 아니었고, 북한이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강행한 것이다. 당시 소련과 중국의 공산주의를 넘어서는 북한의 고립된 주체사상이었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아이들과 강제로 떨어져야 했던 동유럽 친구과 가족들의 이야기는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에서 소개된다.

1950년대의 북한 아이들을 2020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보고파 하는 동유럽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또 지금도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지켜주기 위해 대한민국이 해야 할 일은 뭘까. 조선이 대한민국 되었듯, 우물 속의 북한 주민들을 우물 밖의 대한민국으로 초대하는 것이 아닐까.

황선우 작가 (전 세종대 트루스포럼 대표)
<나는 기독교 보수주의자입니다>(8월 출간) 저자
sunu8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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