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 마녀사냥 멈추고 근본적 방역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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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교회 예배에 대한 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물론 그 명분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것이고, 모든 교회들도 기본적으로 지금의 특수한 상황을 분명히 인정하면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잘잘못을 떠나 결과적으로 교회 내에서 감염 사건들이 발생해 지역과 국가에 피해를 준 데 대해서는 애통함을 갖고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껏 방역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노력해 온 모든 교회들까지 한번에 매도하는 것을 넘어, 마치 교회를 감염의 온상이자 주범인 것처럼 마녀사냥하는 듯한 세태는 참으로 유감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는 사태 초기에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중국발 입국자들을 막지 않은 순간부터 이미 난항이 예고돼 있었다. 더욱이 정부는 이미 중국 우한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초기 대응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화자찬에 도취돼 참담한 방역 실패를 초래했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깜깜이 확진자’가 퍼져 있는지 그야말로 ‘깜깜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성북구의 한 입시 학원의 경우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 검사를 자청했는데, 그 결과 무려 1/3이나 확진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본적 원인 파악과 대처는 도외시한 채 특정 집단이나 인물을 마녀사냥하는 식으로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방역수칙을 안 지켜도 감염이 안 되면 괜찮고, 아무리 방역수칙을 잘 지켜도 감염되면 비난받고 매장당하는 식으로는 그저 끝없는 사회 혼란과 분열만 초래될 뿐이다. 특정 시설이나 업소에서 감염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업종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옳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교회들보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시설 혹은 단체들이 얼마나 있는가? 만원 승객이 모두 밀착돼 이동하는 대중교통,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밀착해 즐기는 유흥업소, 환기와 거리 두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극장, 수많은 인파가 동시에 물 속에 들어가는 해수욕장, 이밖에 식당, 카페, 직장 등, 문제가 될 만한 곳이 많은데도 유독 교회만을 집중 표적 삼는 것은 그 동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교회들은 많이 모이는 경우는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 번이고, 그나마도 절대 다수는 발열체크, 손 소독, 방명록 작성, 거리 두기 등의 수칙들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앞서 언급된 시설들 중에서, 심지어는 교회들을 단속하는 관공서들 중에서도 평균적으로 교회들보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곳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교회들과 교인들이 받고 있는 박해와 차별은 매우 심각하다. 교회 내에 확진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항의를 받거나, 확진자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정당한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주민 항의만으로 교회가 아예 폐쇄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없는데도, 교인들이 외부에서 감염된 사례들이 모두 ‘ㅇㅇ교회 확진자’라고 보도돼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교회들도 있다.

8.15국민대회에 참석했거나 참석을 독려했던 교회들의 경우 아예 지역 주민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돼 있다. 검사 후 음성 확진을 받은 뒤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압박을 받거나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의 발원지이자 확산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중국에 대해서는 한 마디 비판과 항의도 제대로 못하면서, 피해자들을 향해서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

방역 당국과 언론은 지금이라도 교회를 향한 과도한 비방을 멈추고,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더욱이 교회를 향한 일괄적 예배 및 모임 금지 등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실현 불가능한 것이기에, 진지하고 진솔하게 교회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이러한 일괄적 조치에는 맹점들이 너무 많다. 특히 한 가지 지적하자면 지금 수도권 대면 예배 금지 방침에 따르면 예배 현장에는 온라인 송출을 위한 20명 이하의 인원만 모일 수 있는데, 1만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예배당에 20명이 모이는 것과, 30명 남짓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예배당에 5명이 모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감염에 취약하겠는가?

교회들 또한 지금과 같은 때에 경각심을 갖고 깨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당국의 부당한 조치에 굴종하는 것도, 당국과 과도한 마찰을 빚는 것도, 우리끼리 비난하며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것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부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정답은 하나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되, 최선을 다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더 이상 교회에서 감염이 확산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또한 뜻하지 않게 불상사를 겪은 이들을 향해서는 과도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

기독교인들이라면 모두 교회와 예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 정도와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해서 부디 서로 분쟁하지 말고, 마음과 뜻을 모아 지금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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