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비버는 과거 악동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어느 순간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리고 변하기 시작했다. 비버는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거듭나기 원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된다고 해서, 다른 말로 구원 받았다고 해서 실수를 안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기독교인이 되기 전과 후가 많이 변화됐다 하더라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가 인간이다. 비버는 그런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면서도,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고 나아갈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유일한 길임을 은연 중에 고백한다.
비버의 신규 앨범 ‘Holy’는 겉보기에 봄에 나올 법한 세상에 수많은 사랑 노래와 같이 느낄 수도 있다. 특히나 비기독교인이라면 더더욱 그리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와 가사의 상징을 들여다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간절히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 그의 기독교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
‘Holy‘ 뮤직비디오는 노래가 시작되기 전, 도입부에서 모텔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고 한 여성의 사진, 그리고 하트 모양이 새겨진 두 개의 컵 사진을 스치듯 보여준다. 전체 스토리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가 시작된다.
“나는 많은 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뮤직비디오는 이 같은 가사로 시작한다. 가사를 부르는 저스틴 비버는 공사장에 서 있다. 얼굴에는 공사의 흔적으로 까무잡잡하게 얼룩져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가사이지만, 노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고 가볍다. 그가 이미 결말에 와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그의 노래는 이전 날의 치욕도 자신의 부끄러움도 오히려 용서할 수 없는 죄인에게 임한 하나님의 큰 은혜를 증거하는 간증이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가사는 ‘하나님께서 붙드심’을 노래한다.
“내가 성인(聖人)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기도하면 하늘 문을 여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다”
화면이 전환된 순간 언제 세수를 했는지 깨끗한 얼굴을 한 저스틴 비버가 잠에서 깬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도입부에 스치듯 소개됐던 한 여성이 함께 누워 있다. 일반인이 보면 흔한 사랑 노래, 연인의 이야기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후의 이야기를 보면 깨끗한 얼굴의 두 사람이 방에 함께 있는 여러 장면들은, 결말 이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장면은 공사장. 비버를 비롯해 공사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돌연 어두워진다. 모두 해고당한 상황인 듯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버의 자동차도 고장났다. 비버가 걸어서 도착한 곳은 작은 모텔이었다. 그곳에서 한 여성이 쫓겨났다. 저스틴 비버는 그런 여성을 다독이고 위로한다.
결국 길거리로 나오게 된 비버와 여성. 어디로 갈지 모르는 두 사람은 공터에서 방황한다. 그런 두 사람을 한 미군이 발견하고 집으로 초대한다. 그의 집은 기독교 집안으로 사랑이 넘치는 곳이었다. 비버와 여성은 그곳에서 함께 식기도를 하고 행복한 식사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두 사람은 따뜻한 햇살이 드는 방 안에서 서로를 포옹하며 안도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다.
이 같은 이야기 진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삶을 잃은 상황을 떠오르게도 하지만, 탕자처럼 스스로의 힘을 의지해 살면서 방황하던 인간이 하나님께 돌아오게 된 상황을 떠오르게도 한다.
비버와 여성은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조건 없이 다가온 섬김으로 그 상황을 벗어났고, 진정한 쉼을 누리게 됐다. 인간 모두는 죄에 있어 스스로 벗어날 수가 없다. ‘Holy’ 곡은 도입부에 ‘죄인’인 인간을 언급하면서, 오직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붙드심으로 인해 거룩해지게 됐음을 노래한다.
그리고 그의 가사 후반부에 가서 “그가 나를 두고 가지 않을 걸 알기에 널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노래한다. 앞에서 ‘나(I)’를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my Father's child)’이자 ‘신랑(Bride)’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기에 ‘나(I)’는 예수 그리스도를 빗대 표현한 것일 수 있다.
성경에서 바울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다 다 죄 아래 있다고 선언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죄인이라는 것이다. 누구도 죄로 인한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죄로 인해 하나님께 다가갈 수 없던 인간에게 길이 생겼다. 하나님의 또 다른 의,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인이 의인 될 길이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알게 됐다. 그가 보이신 삶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눈으로 보고 만진 바 되었다. 그러나 구원받은 이후의 삶 또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에겐 은혜가 필요하다.
비버는 “육상선수처럼 하나님의 품으로 달려가자, 1초라도 기다릴 수 없다”고 간절히 하나님을 찾는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간절히 찾고 부르짖는 것, 이것이 매일매일 우리가 붙들어야 할 삶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