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가 추석 연휴 기간 중 난데없이 정치권과 연계돼 비판받는 해프닝이 있었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몇몇 관계자들이 자기 소개 이미지에 부절적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논란이 됐는데, 그 중 대변인 내정자였던 주성은 씨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을 메인 카피로 했다는 점을 지적받았고, 결국 대변인직 내정이 취소됐다. 이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비기독교인들의 오해와 일부 기독교인들의 몰이해의 한 단면을 보여준 씁쓸한 사건이었다.
먼저 이를 비방한 비기독교인들 중 대다수가 가진 오해는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를 마치 종교편향적이고 정교분리에 위배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이 실현되는 사회로서, 비기독교인들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 등을 용납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적 가치관과 전통이 지배적인 국가들에서 오늘날의 자유와 인권이 싹트고 피어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하나님의 통치를 이 땅 가운데 소개하고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보다 세련된 방식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너무나 아쉽다. 아무리 기독교인들끼리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라 해도, 상대 중에 비기독교인들이 있을 때는 그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더 사려 깊게 생각해야 한다.
이는 비기독교인들의 눈치를 보라거나 기독교 신앙을 타협하라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정치 영역에서는 더욱 그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결국 기독교계의 교육 부족 탓에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디 한국 기독교계가 이 일을 계기로 앞길이 창창한 청년들을 비난하는 것은 지양하고, 교회와 사회, 교회와 정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