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난성 당국, 통지문서 기독교인을 “악마의 숭배자로” 표현
다른 여러 마을도 비슷한 협박 받았을 수 있어
공산당, 마을 지도자들에 종교 탄압 책임 넘겨
중국 남서부 원난성 당국이 최근 기독교로 개종하는 주민은 누구든지 금전적 처벌을 받고, 심지어 땅까지 몰수당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보냈다고 4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중국-미얀마 국경에 가까운 이 지역의 한 마을에 발송된 통지문에는 “다이족(Dai ethnic group)은 불교도이며, 기독교인들은 ‘악마의 숭배자’”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는 “다른 여러 마을도 비슷한 협박을 받았을 수 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비롯한 다른 종교를 믿는 것’은 마을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이로 인해) 무게 299파운드 이상의 돼지를 몰수당하는 등 금전적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이는 대부분 농민으로 구성된 주민들에게 과중한 벌금”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규칙이 일부만 기록돼 있고, 기록돼 있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원난성 루일리 시(市)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마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기독교 매체 ‘차이나크리스천데일리’(China Christian Daily)는 “황페이(Huaingfei) 마을 규제에 관한 보완”이라는 제목의 규정이 마을위원회에서 통과되었는데, 이 역시 다이(Dai)족의 윤리 원칙과 종교적 금기에 어긋나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현지 희생 제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보통 가해자가 특정한 날 조공(살아 있는 돼지나 아이들)을 들고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기 자신을 큰 소리로 비판한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마을 주민들에게 바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해자는 모든 비용을 스스로 지불해야 한다. 이 활동은 매우 위협적이어서 가해자에게 재산과 존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처벌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내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비슷한 내용의 ‘통지서’가 하이난성의 리(Li) 부족에도 발송됐다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CSW는 전했다.
CSW는 “두 지방의 소수민족 마을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이 늘어난 것은 (이것이) 계획된 캠페인임을 시사한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지역 사회와 마을 지도자들에게 종교 탄압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며, 이는 중국 시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수 년 전부터 지하교회와 기독교 활동가들을 단속해 왔다. 지난 2015년에는 약 1천 개 이상의 십자가가 철거됐고, 절강성 전역에서 교회 건물이 통째로 파괴됐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19 사태 당시 사람들이 격리되어 있는 동안 십자가를 철거하고 교회를 부수는 등 반기독교 운동을 계속해 왔다.
현재 중국에는 6천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적어도 절반은 (정부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CP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