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게 총살된 연평도 공무원 A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군과 정보 당국의 월북 주장 등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6일 A씨의 아들 B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의 아들 B군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다. B군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저는 이번에 연평도에서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 당한 공무원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초등학생 1학년인 여동생이 있다고 밝혔다.
B군은 아버지 A씨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이 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한 가정의 가장을 하루 아침에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B군은 “아빠는 늦게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셨다. 제가 다니는 학교에 오셔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고 서해어업관리단 표창장,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받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장까지 제 눈으로 직접 보았고, 이런 아빠처럼 저 또한 국가의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아빠이고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는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아빠가, 180cm의 키에 68kg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km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물었다.
또 “본인만 알 수 있는 신상 정보를 북에서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총을 들고 있는 북한 군이 이름과 고향 등의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라며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누구나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 또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이라며 “저희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 없다.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사람이 저의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는가?”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저와 제 동생을 몰락시키는 현 상황을 바로 잡으라”고 했다.
B군은 아버지에 대해 “평범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며 치매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노모의 아들이었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셨고 광복절 행사, 3.1절 행사 참여 등에서 아빠의 애국심도 보았다”며 “표현은 못했지만 아빠를 존경했다”고 했다.
또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알고 있다. 며칠 후에 집에 가면 선물을 사주신다고 하셨기에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며 “이런 동생을 바라봐야 하는 저와 엄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 왜 우리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냐”고 호소했다.
끝으로 B군은 아버지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 속에서 고통 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렸다.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며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탄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 달라. 그리고 하루 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한편 A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6일 오후 서해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 유가족의 국방부에 감청기록 등 정보공개신청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또 이 씨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국제공조를 통한 북한의 공동조사 인권차원의 접근이 필요하여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