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아기 생명·여성 안전 위해 ‘비밀출산법’ 조속히 제정하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바른인권여성연합 베이비박스 인근에서 성명서 발표

▲전혜성 바른인권여성연합 사무총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전혜성 바른인권여성연합 사무총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바른인권여성연합은 5일 서울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인근에서 개최된 행동하는프로라이프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지난 3일 새벽 사망한 한 아기를 추모하며 ‘비밀출산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바른인권여성연합 성명서

11월 3일 새벽 5시30분 베이비박스가 있는 골목 맞은편 공사 자재 더미가 있던 곳에서 사망한 아기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과 슬픔을 느낍니다.
엄마가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힘겹게 출산한 아기를 베이비박스 안에 넣기만 했어도 살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정말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어린 생명들, 무고한 생명들을 외면하여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하는 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아기의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요청했던 비밀출산법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사회적 합의, 국민적 논의”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면서 마치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생명이라도 살리고, 그 생명이 이 나라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은 국가가 자기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하는 마땅한 의무가 아닙니까?

한 생명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순간, 대한민국은 더 이상 존속하기 힘든 절벽으로 추락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박스에 보내지는 아이들은 버려진 아이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생모와 생명의 가치를 아는 이들에 의해 지켜진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이 무고한 생명들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양육이 어렵기에 힘들게 아기를 출산하고도 어딘가로 보내야만 하는 엄마들을 위해,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넣기까지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며 눈물 흘릴 엄마들을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비밀출산법’을 제정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아기들이 길거리에 유기되어 생명을 잃지 않도록, 엄마들이 더 이상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 아기들을 유기하지 않도록 ‘비밀출산법’을 반드시 만들어주십시오.

11월 3일 새벽 추위 속에서 하늘나라로 간 한 어린 생명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우리 바른인권여성연합은 아기들의 생명과 여성의 안전하고 행복한 출산을 위해 ‘비밀출산법’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11월 5일
바른인궝여성연합 소속 23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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