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와 휴전 후 “교회 보호” 약속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대부분 기독교인인 아르메니아계 민족
수십년 살아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철수 기한 오는 11월 25일까지로 연장

▲지난 10월 11일 캘리포니아주 LA 거리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아르메니아인이 살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제르바이잔 군사행동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rmenian National Committee of America
▲지난 10월 11일 캘리포니아주 LA 거리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아르메니아인이 살고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제르바이잔 군사행동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rmenian National Committee of America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영유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교전을 벌이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휴전 협정을 체결한 가운데, 아제르바이잔 알리예브 대통령이 아르메니아 교회들을 보호할 것을 약속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알리예브 대통령의 대변인은 “대통령은 3개국의 성명에 따라 아제르바이젠에 귀속되는 아제르바이잔 영역 내 교회들은 정부에 의해 적절하게 보호될 것이며, 아제르바이젠 기독교인들도 이곳의 교회들에 출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알리예브 대통령은 휴전 협정을 이끌어 낸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지난주 전화 통화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인 지역을 통제하는 것을 수용했다고 CP는 전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역시 수백 년 동안 분쟁지역이었던 이곳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켰다. 이곳은 지난 9월까지 전쟁으로 수많은 군인들과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던 지역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은 대부분 기독교인인 아르메니아계 민족이 수십 년 동안 살아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아르메니아계 무장세력과 주민의 철수 기한을 오는 11월 25일까지로 연장했다.

일부 아르메니아인들은 떠나기 전 자신들의 집을 파괴하고 있다. 현지 주민인 가로 다데부시얀은 “무슬림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위해, 끝내는 집을 폭파하거나 불을 지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루진은 “우리는 이제 노숙자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은 니콜라 파시니안 총리가 러시아가 중재한 아제르바이잔과의 협정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양국 간 갈등은 1980년대 소련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1994년 러시아가 휴전을 중재했으나 충돌은 계속 이어져 왔다. 대부분 아르메니아인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살고 있지만, 이 지역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아르메니아인들에게 이 지역은 조상들의 고향의 일부인 아르테흐 공화국으로 인식되어 왔다.

지난주 합의는 최근 몇 주간 있었던 수 차례의 초기 휴전 협정의 실패 끝에 이뤄졌으며, 아제르바이잔 동맹국과 나토 회원국 터키의 협력으로 아제르바이잔군의 진격을 중단하겠다는 의지였다.

필로스 프로젝트의 로버트 니콜슨 사장은 최근 CP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목숨 뿐 아니라 고대의 땅도 잃었다. 아노톨리아 토착민인 그들은 슈시시(市)에서 문화·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을 잃었다”고 했다. 필로스 프로젝트는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로, 기독교 지도자들을 키우고 종교 공동체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다원주의적인 근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콜슨 사장은 “난 객관적으로 이 거래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그들에게 상처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자신들이 시작하지 않은 전쟁의 중단에 놓이게 됐다. 파시니안 총리 스스로는 많은 아쉬움과 슬픔을 드러내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가 고려해야 했던 여러 조건들을 결코 다 알 수 없으며, 그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르메니아인들은 그것 때문에 더 가난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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