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한교총, 연합기관 통합 앞장선다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공동대표회장에 소강석‧이철‧장종현 취임

연합기관 ‘대통합’ 추진할 미래발전위 설립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에 취임한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철 감독회장, 장종현 총회장, 소강석 총회장.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에 취임한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철 감독회장, 장종현 총회장, 소강석 총회장. ⓒ송경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정부와 교회 간 소통 창구 역할을 감당해 온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연합기관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교총은 3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제4회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예배와 방역을 위해 힘쓴 지난 한 회기를 돌아보고, 기독교계 연합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기총회는 1부 예배와 2부 축하와 격려, 3부 회의 및 신구 임원 교체, 대표회장 취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연합기관 통합의 마중물 역할을 감당할 한국교회 미래발전위원회(이하 미래발전위) 상정의 건이 주목을 받았다.

한교총은 지난달 23일 임원회에서 연합기관 간 통합을 위한 특별위원회인 미래발전위를 설립하기로 하고 안건을 이날 정기총회에 상정했다. 이는 소강석 대표회장이 총회장으로 있는 예장 합동 교단이 ‘연합기관 통합추진위원회’ 설치를 건의한 것과, 예장 통합 교단이 ‘한국교회발전연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것을 심의를 거쳐 하나로 취합한 것이다.

소강석 목사 “욕 먹을 각오로 십자가 지겠다”
이철 감독 “개인과 공동체의 이익 내려놓자”
장종현 총회장 “분열해선 위기 돌파 어려워”

공동대표회장이자 법인이사장으로 취임한 소강석 대표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한국교회 ‘원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한국교회에 연합이 요구되는 때가 없다”며 “한국교회가 많은 역할을 했지만, 부족한 것 중 하나가 리더십을 키우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소 대표회장은 “위대한 선대 목사님들을 세워드리지 못했고, 천리마를 달리지 못하도록 공격하고 힘줄을 끊는 과오를 번했다. 대형교회는 무조건 나쁘다고 하고 사역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쁜 생태계를 만든 잘못이 있다”며 “코로나 초유의 사태 앞에 어정쩡한 사이에 예배 주도권도 정부에 빼았겼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저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일찍이 연합운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연합기관이 분열될 때마다 선배 목사님들의 손을 붙잡고 눈물로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고 빌었던 적이 있다”며 “인생의 선배이신 분들이 대표를 해야 하지만, 제가 욕을 먹고 십자가를 지고 원 리더십을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 두 분과 합의해 한국교회를 섬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 20년 후의 한국교회를 생각한다면,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일을 이번 회기에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전임 공동대표회장님들과도 상의하고, 모든 대의원들의 뜻을 따라 진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개인의 이익이나 어느 한 공동체의 이익이 아닌, 한국 기독교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고 섬기겠다”며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 말씀에 의지해 한국교회를 섬기고 이끌 것”이라고 했다.

장종현 예장 백석 총회장은 “어려운 때이기에 분열되어선 이 위기를 해결해나갈 수 없다. 교회와 사회를 위해 한마음으로 연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한교총 관계자들. ⓒ송경호 기자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는 한교총 관계자들. ⓒ송경호 기자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미래발전위 외에도, 지난 회기 TFT로 활동하며 국회의 법 제정에 대응해 온 차별금지법 대응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조직하기로 결의했다. 또 종교인 과세 관련 전문위원회도 특별위원회로 설치했는데, 이는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서 사단법인에 대한 세무사항이 복잡해짐으로 변화되는 상황에 대한 전문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4회기 주요 사업으로는 대정부 관련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근대문화유산보전법(가칭)’ 제정을 계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불교와 유교에 비해, 기독교 정신을 토대로 한 근대국가 대한민국의 유산이 제대로 보존되고 있지 않다는 필요성에서다.

차별금지법, 모자보건법(낙태법), 사립학교법 등 기독교 정신이 법률에서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법제화 관련 활동과, 매달 순회 개최하고 있는 ‘한국교회기도회’도 계속 진행해나간다.

코로나19 역시 정부 유관기관 및 타 종단과의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교총은 올해 청와대 한국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제안한 ‘종단과 정부 방역협의회’ 운용에 따라 타 종단과 함께 정부와 협의키로 한 바 있다.

한편 이날 3회기 공동대표회장으로 수고한 김태영 목사, 류정호 목사, 문수석 목사에게 명예회장 추대 및 공로패를 전달했다.

법인이사장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김태영 목사는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앞으로도 한교총이 기독교 가치를 지키고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설교를 전한 최기학 목사(명예회장, 예장 통합 증경총회장)은 “여전히 코로나로 전투 중인 시점에서 엄중한 책임과 과제를 안고 4회기 총회를 맞이했다”며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말씀에 따라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고, 상처받고 뒤틀린 사회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한교총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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