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아 세포로 만든 백신, 기독교인은 접종해도 괜찮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美 남침례회, 조심스레 입장 표명… “낙태 증가와는 무관”

미국에서 일부 낙태 반대 단체들이 ‘낙태아 세포가 사용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고 밝히자,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ERLC)가 조심스럽게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했다.

20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ERLC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헌신한 것처럼, 인간의 삶은 태아의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단언한다”며 “모든 인간의 생명은 초기 단계에서나 가장 후기 단계에서나 모든 권리와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ERLC는 “의학 연구와 치료에 태아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은 성도들의 깊은 관심사이다. 기독교 윤리학자들은 자연적 낙태나 자궁외임신(태아가 자궁 대신 나팔관에 착상된 경우) 등에서 태아 조직을 얻었을 때, 이 태아 조직의 기증은 본질적으로 비윤리적이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이는 부모가 기꺼이 기증한 것”고 말했다.

ERLC는 그러나 “자궁에서 살해된 아기에게 나온 조직의 기부를 허용하고 묵인하는 것은, 낙태 행위에 도덕적으로 연루되게 만든다”고 했다.

실험실에서 주로 쓰이는 세포는 태아 신장(HEK)293T 세포이다. 이 세포는 1972년 네덜란드에서 낙태된 태아의 신장 조직에서 얻어서 만들어진 세포주이다.

HEK293T는 생체 치료용 단백질을 만들어내거나 바이러스를 만들기 위해 사용돼 왔으며, 개발 이후 지금까지 선천성 유전병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쓰여왔다.

ERLC는 “HEK293T 주세포의 사용이 태아 조직의 주세포를 늘리기 위해 자궁 내 낙태를 더 늘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낙태된 아기들에게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은 완전히 불필요하고, 의학적으로도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톨릭 생물의학 연구원인 니카노 피에르 조르지오 오스트리아코 박사의 견해를 인용해 “HEK293T는 확립된 주세포이다…. 이 주세포는 거의 반 세기 동안 생물학자들에 의해 사용돼 왔다. 특성화가 잘 이뤄졌고,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받았다. 새로운 태아세포는 미 식품의약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검증되지 않았으며, 승인도 받지 못할 것이다. HEK293T와 같이 수십 년 전 얻은 고전적 태아 세포를 쉽고 저렴히 이용할 수 있는데, 왜 새로운 인간 태아 세포를 얻어 특성화하고 검증하는 데 시간, 노력, 돈을 낭비하는가?”라고 전했다.

ERLC는 “현재 생물 의학 연구에서 HEK293T 사용은 매년 시행되는 낙태의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게 된다면, 이는 도덕적인 판단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조지아 낙태 반대 단체인 ‘Georgia Right to Life’(GRL)는 최근 낙태된 태아 조직을 이용해 만들어진 백신을 도덕적으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GRL의 리카르도 데이비스(Ricardo Davis) 대표는 “우리는 아무에게도 의학적 조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단체들이 무시하고 있는 사실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낙태에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이 같은 백신 접종에 문제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고귀하더라도 어떤 이유로든 아기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은 도적적으로 잘못된 일이다. 이는 태아의 인격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신 생산 뿐만 아니라 백신 실험을 위한 대안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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