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들’이 전한 예수님과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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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변화시키는 ‘행복 신학’ (4)] 전능자의 손길이 시작되다

▲선교지에서의 권율 목사.

▲선교지에서의 권율 목사.

부부는 평생 서로를 사랑하겠노라고 서약하고 결혼한다. 사랑의 언약으로 맺어진 한 몸이다. 언약은 단순한 약속과는 달리 파기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 자기 존재를 거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걸기 때문에 만일 언약을 파기하거나, 언약의 반쪽을 사랑하는 일에 무관심해지면, 자신에게도 해가 임한다. 즉 한쪽이 다른 한쪽을 괴롭게 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보응을 받는다.

나는 어린 시절에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그렇게 행복을 다짐한 부부가 언약에 충실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이런 맥락에서 행복은 파기되지 않는 언약에 기초하고 있다.

인간이 서로 맺은 언약은 불완전하기에, 여기에서 완전한 행복은 절대 나올 수 없다. 따라서 파기되지 않는 전능자와의 언약에서 진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전능자는 한 번 맺은 언약을 파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언약의 반쪽을 함부로 대하는 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소개한다. 동시에 또 다른 언약 맺기를 준비하는 전능자의 손길도 잠시 언급한다.

매섭게 추운 어느 날, 아버지가 큰방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아버지가 곧이 누운 상태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때마침 찾아온 외삼촌이 급히 구급차를 불러 아버지를 태우고 대구 영남대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우리 형제도 서둘러 따라나섰다.

아버지는 응급조치를 받은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주치의(主治醫) 말로는 아버지의 심장병이 치사율 90% 이상이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 살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불쌍한 엄마에게 또다시 커다란 시련이 닥쳤다. 나도 내 동생도 모두 정신이 멍해졌다.

얼마 전까지 매우 건강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왜 쓰러진 것일까?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하신다는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집안의 큰 짐을 감당하던 엄마는 이제 더 큰 부담을 떠안게 생겼다.

두 아들만 없었더라면 자유를 찾아 벌써 집을 나갈 수 있었을텐데…. 자식들을 위해 여태껏 참았으니 계속 참아보자는 식으로 자기 인생을 연거푸 한탄했다.

그나마 건강해 보였던 남편까지 쓰러진 마당에 더 이상 이 집안에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도대체 엄마의 인생은 언제까지 계속 비참해져야 하는 걸까?

얼마 못 살 거라던 아버지가 몇 달간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하셨다. 물론 아버지의 몸이 회복되지는 않았다. 한눈에 봐도 완전히 뼈다귀 그 자체였다. 하체에 힘이 없어 설 수도 없고, 누가 일으켜 세우면 겨우 앉아있을 정도이니, 한마디로 살아 있는 송장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방 안에서 목발을 짚고 걸음마 연습을 하다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엄마는 식당 일을 혼자 감당하면서도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셨다. 엄마마저 이렇게 고생하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쓰러질 만큼 나약한 분은 아니었다. 철없는 아버지와는 달리 엄마는 가족과, 특히 두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엄마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아버지는 퇴원했지만, 아직도 집안 상황과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내가 누워있는 동안 다른 손님들하고 허튼 짓하기만 해 봐라. 가만 안 둘 줄 알아!”

“다 죽어가는 당신도 할 말은 있는 갑지? 이제 그만하고 정신 좀 차리이소! 당신 두 아들이 듣고 배우겠심다.”

“뭐? 지금 내가 아프다고 무시하는 기가?”

아버지는 어릴 적에 ‘독불장군’으로 자라서, 자기를 무시하는 말을 정말 싫어했다. 자존심 하나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자존심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 걸까?

하지만 망해가는 집안에 신적 행복을 심으려는 존재가 있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언약의 반쪽’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고야 마는 전능자이다.

그는 일단의 사람들을 때가 되어 그 집안에 보냈다. 병마(病魔)로 고생하는 환자를 위해 보낸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이 글을 쓰는 이가 지금처럼 존재하도록 그들을 보낸 것이다!

어느 날 우리 집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왔다. 아마 환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왔으리라. 이 사람들의 생김새가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있는 큰방으로 들어와서 갑자기 예수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이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 모두가 나음을 입었으니, 선생님께서도 예수님을 영접하셔서 하루 속히 나음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예수라는 분이 우리 죄 때문에 십자가에 죽었다니! 그러고 나서 3일 만에 다시 살아났다고? 송장 같은 아버지 앞에서 죽음과 부활을 스스럼없이 말하는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때는 참 궁금했다.

당시 전능자의 눈은 치유기도를 받던 아버지가 아니라 어린 소년에게 향하고 있었다. 이제 곧 당신이 주려는 행복의 첫 단추를 경험할 그 소년은 어느덧 장성하여 그 행복을 노래하고 있다.

권율 목사
경북대 영어영문학과(B.A.)와 고려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를 마치고 청년들을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SFC(학생신앙운동) 캠퍼스 사역 경험으로 청년연합수련회와 결혼예비학교 등을 섬기고 있다.

비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폭력 및 부모 이혼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 복음으로 인생이 ‘개혁’되는 체험을 했다. 성경과 교리에 관심이 컸는데, 연애하는 중에도 계속 그 불이 꺼지지 않았다. 부산 부곡중앙교회와 세계로병원 협력목사로 섬기면서 가족 전체가 필리핀 선교를 준비하는 중이며, 4년째 선교지(몽골, 필리핀) 신학교 집중강의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저서는 <21세기 부흥을 꿈꾸는 조나단>, <올인원 사도신경>, <올인원 주기도문>, <올인원 십계명>이 있고, 역서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영한대조)> 외 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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