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주민들 인권 침해하고 헌법에도 위배되는 법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이른바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22일 한국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화요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위헌 소지가 있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바로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 헌법 53조에 따르면, 한국 대통령은 한국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15일 이내 해당 법률안을 국회로 되돌려 보낼 수 있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국제사회도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헌법 수호의 책임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위헌적 법률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북한 주민들은 먹고 싶은 식량보다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기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증인이다. 그래서 풍선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라디오, 인터넷이 허용되지 않는 땅에서 한국으로부터 오는 전단을 통해 한국전쟁의 진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탈북했다. 한국전쟁을 한국과 미국이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북한 정권의 진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국내 최초로 북한인권법을 발의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통해 북한 주민들과 한국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으며, 대통령의 재가·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해당 법률은 관보에 게재돼 공포되고나서 3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법률로 확정되기 전 헌법소원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내놓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아직 해당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낼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RFA는 “당초 단체들이 해당 법률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재가, 공포 절차가 22일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날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었으나, 22일 현재까지 해당 법률안이 공포되지 않으며 일정을 연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거청산통합연구원, 물망초, 북한민주와네트워크, 북한민주화위원회,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전략센터,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27개 민간 단체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