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 탐심하지 말고 절제의 미덕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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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탐심, 죄의 근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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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십계명 중에서 “탐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십계명은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새로운 문명이 도래해도, 잊거나 버릴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인간의 모든 범죄의 근원은 십계명을 어긴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십계명은 도덕의 근원이며 기독교 윤리의 근본입니다. 그래서 윌리어드(G. W. Williard)는 “십계명은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법의 어머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계명의 입법자가 하나님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십계명은 단순한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으로서 모든 법의 근간입니다.

첫째 계명에서 아홉째 계명까지가 행동에 관한 계명이라면, “탐내지 말라”는 열 번째 계명은 행동 이전의 마음에 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행동보다 사람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마음은 행동과 말의 근원입니다(잠 4:23). 생각이 영감을 주고 행동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탐심하지 말라는 계명은 인간의 근원을 다스리는 계명입니다.

왜 아담이 하나님이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먹지 말라”는 계명을 어겼습니까? 이는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탐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죄의 근원은 탐심입니다. 성경은 욕심이 죄를 낳고 죄가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했습니다(약 1:15). 탐심은 헬라어로 ‘움켜쥔다’는 뜻인데, 이는 내게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있는 것 중에 더 갖기를 원하며,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욕심부리는 것을 뜻합니다.

탐심은 인간만이 갖고 있습니다. 사자는 배가 고파도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만 사냥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기 먹을 것만큼으로 만족하지 않고 쌓아 놓습니다. 냉장고에 저장합니다. 포를 떠서 소금에 절여 말립니다. 진공으로 통조림에 보관합니다.

탐욕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게 하는 에너지의 분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 더 더 갖자, 좀 더 더 앞서가자, 좀 더 더 올라가자”는 끝없는 욕구는 자신을 파멸로 이끕니다.

톨스토이의 『3평』이란 소설이 있습니다. 머슴살이하는 가난한 이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자는 이반에게 “다음 날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뛰어서 내 농장을 돌고 오면, 도는 만큼 당신에게 땅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들은 이반은 큰 땅을 소유할 꿈에 부풀어 밤잠을 설쳤습니다. 그는 해가 뜨는 순간 온 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중천을 넘어 기울어지기 시작했지만 멈추어 돌아가지 않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뛰는 만큼 넓은 땅을 차지할 욕심으로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마침내 해가 지는 시간이 다 되어 첫 출발점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지쳐 쓰러져 죽었습니다. 그 죽은 시신을 묻기 위해 무덤을 파는 사람들이 서로 하는 말이 “이 사람에게는 땅 반 평이면 넉넉하구먼”이었습니다.

탐심은 모든 죄악의 근원입니다. 시인 단테는 “탐욕은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원수”라고 했습니다. 억만장자 카네기는 “사람을 타락시키는 것은 돈에 대한 탐욕”이라고 했습니다.

왜 인류가 흩어졌습니까? 바벨탑을 쌓아서입니다. 왜 바벨탑을 쌓았습니까? 인간이 하나님과 같이 높아지고자 하는 탐욕 때문입니다.

탐심은 우상숭배입니다(골 3:5). 사람이 탐심이 생기면, 그것에 집착하게 됩니다. 사람이 어떤 것에 집착하게 되면 오직 그것만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집착은 죄입니다. 어느 것이든 집착하면 우상이 됩니다. 우상숭배는 죄 중에 가장 큰 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탐심이 모든 죄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닫고 탐심을 경계해야 합니다.

탐심의 대상은 각양각색입니다. 탐심의 종류에는 땅, 돈, 물질이 있습니다. 그리고 식탐이 있습니다. 건강에 좋다면 성경에 먹지 말라는 계명까지 어기며 먹습니다.

지금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의 원인도 정력에 좋다는 박쥐를 잡아먹은 데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탐심이 바이러스를 가져와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성의 탐욕과 미의 탐닉이 있습니다. 살빼기 경쟁이라도 하듯이, 뼈만 말고 다 빼주겠다는 광고가 있습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색조 화장을 제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예뻐지려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입니다. 그러나 격언에 “Beauty is skin deep(아름다움이란 얼굴 표피 두께만큼밖에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네 외모를 단장하려 하지 말고 내면을 단장하라”고 말씀했습니다(벧전 3:3-4).

링컨은 나이 사십이 되면 사람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십 이전의 아름다움은 주어진 아름다움입니다. 그건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도 나이가 들면 퇴색합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퇴색된 후에 나타나는 아름다움입니다. 이 아름다움은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나이가 들수록 얼굴에 심술보가 생기고 경직되고 돈독이 오른 모습으로 살면 안 됩니다. 예수님을 믿고 곱게 나이 들어가는 우아함과 따뜻한 미소가 있어야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의 일화가 있습니다. 다 빈치는 예수님을 닮은 얼굴을 찾아 나섰다가, 시골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소년의 순수하고 평안한 모습을 보면서 그를 모델로 예수님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그는 몇 년 후 가룟 유다의 모델을 찾아 나섰다가, 길에서 술에 취해 잠자고 있는 술주정뱅이 얼굴을 유다의 모델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탐욕스럽고 야비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주정뱅이가 깨어 한 마디 내뱉습니다. “당신이 예수의 얼굴을 그릴 때도 내가 모델이었습니다.”

이 일화는 사람이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긴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가졌던 성가대 소년이 유다의 술주정뱅이로 변했듯이,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 모습이 변합니다.

풍경이 변해야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계절이 바뀌어야 풍경이 변합니다. 얼굴이 변해야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해야 얼굴이 바뀝니다. 우리가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시면 내 얼굴이 변하고 삶이 변하고 성품과 인품이 변합니다.

탐심은 보이는 것에 대한 것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명예에 대한 탐심, 권세에 대한 탐심, 헛된 지식에 대한 탐심, 일류와 최고만을 추구하는 탐심이 있습니다.

탐심이 생기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얻고자 합니다. 그러다 망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인간의 성향을 아시고 “너희는 탐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탐심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인류에게 만연되고 보편화된 죄입니다. 다른 사람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탐심이 생긴 것이 아니라, 탐심은 가지고 태어납니다. 태어날 때부터 주먹을 쥐고 태어납니다. 우리는 그렇게 태어나서 그렇게 자라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탐심하지 말아야지’ 하는 순간 탐심합니다.

탐심은 들음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사람이 획득하는 정보의 95%가 시각으로 얻어집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눈으로 선악과를 보았을 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감사했습니다. 그런 그가 탐심의 눈으로 보았을 때 먹음직하고 보암직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나무의 열매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눈이 몸의 등불이라고 했습니다(마 6:22). 탐심에서 자유롭게 되려면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딤전 6:6-8).

안분지족(安分知足)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 분수를 알고 탐하지 말며 자신이 처한 처지를 파악하여 만족하며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2019년에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반지하에 사는 기택(송강호)의 가훈이 공교롭게도 ‘안분지족’이었습니다. 기택이와 자녀들은 가훈대로 살지 않고, 한 번에 사다리를 건너뛰어 부자가 되고자 하는 탐욕을 부리다 다시 반지하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탐욕을 버리고 한탕주의와 신기루를 따르지 말고 사다리를 올라가되 한 칸 한 칸 올라가야 합니다.

탐심을 이기려면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는 예수님의 성품입니다(갈 5:22). 절제는 기독교 윤리의 덕목입니다(벧후 1:6). 절제는 자기 욕심이나 감정에 끌리지 않고 그것을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미혹과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절제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바울은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고전 9:25)”라고 했습니다. 절제는 신앙생활뿐 아니라 모든 삶에 승리의 비책입니다. 절제가 있을 때 주님으로부터 썩지 않는 생명의 관을 받습니다.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는 모든 것을 소유로 평가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가지지 못한 최신, 최고의 상품을 가지고 사는 것을 큰 특권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빚을 내서라도 최신의 것, 최고의 것, 가장 큰 것을 삽니다. 이런 자본주의는 천민자본주의입니다.

아담 스미스는 자본론을 쓰기 전에 『도덕감정론』을 썼습니다. 자본주의는 도덕의 가치 위에 세워야 합니다. 도덕의 가치는 다른 사람을 돌보고 섬기기 위해 절제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금욕주의자가 되라는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것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멋과 그 멋을 향유하는 것입니다. 좀 더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삶, 그리고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절제된 삶을 살 때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탐심이 있는 곳에는 공동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란 모든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사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유익과 자기가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조금 양보해야 합니다.

자기 것을 채우고 자기 이익만을 구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는 얼마 가지 못해 없어집니다. 반면에 서로 주고 섬기는 공동체는 아름답고 또 영원히 지속됩니다.

▲우남식 목사. ⓒ크투 DB

▲우남식 목사. ⓒ크투 DB

우남식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전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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