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맞닿아, 인생의 불행까지 삼키는 하나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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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변화시키는 ‘행복 신학’ (5)] 전능자가 빚어내는 행복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7년 전 개봉된 영화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인생에 행복과 불행이 계속 번갈아 온다는 뜻이다.

행복이 계속될 수도 없고 불행이 계속될 수도 없는 것이 흔히 말하는 우리 인생이다. 이때 말하는 행복과 불행은 우리의 외적 조건에 따른 사람들의 판단 기준이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 우리의 인생은 그러했다. 행복이 오다가도 불행이 닥치고, 불행이 계속되다가도 어느덧 행복이 찾아와서 잠시 안도감을 누린다. 하지만 또 다른 불행의 서곡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안도감마저 얼마 가지 못한다. 이런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라는 의미일까.

필자도 전능자 안에서 행복을 찾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뭔가 일이 풀린다 싶으면 갑자기 들이닥치는 불행한 순간들이 참으로 버거웠다.

가장 이해하지 못한 순간은 예수님 안에서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행복을 기대했다가, 그것조차 산산조각 났을 때였다. 그래도 상처로 얼룩진 어린 아이가 그걸 바라면 좀 들어주는 전능자인 줄 알았는데. 이번 글에는 ‘새옹지마’ 같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교인들이 찾아오고 나서 한 주가 지나 교회에 가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찬송가를 잘 몰랐지만 시키는 대로 따라 불렀고, 부끄럽지만 율동도 열심히 따라 했다.

시간이 지나 갑자기 잠잠해지더니, 전도사님이 앞에 나와 설교하기 시작했다. 예배 시간에 어린 나는 무언가 모를 따스함을 느꼈다. 집에서 느껴보지 못한 그 ‘무엇’이 내 마음을 두드리고 있었다.

어느덧 주일마다 교회 가는 일이 즐거워졌다. 또 교인들의 기도 덕분인지, 아버지의 몸도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는 예수님이 내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이 믿어졌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셨다는 사실도 분명히 믿어졌다. 뭔가 모를 행복감이 밀려왔다! 교인들이 말하는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급기야 부모님은 별거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고 엄마는 장사한다고 바빠서였다. 아버지는 따로 방을 얻어 동생이랑 지냈고, 엄마는 새로 이사한 식당에서 나랑 같이 생활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일까. 엄마는 점점 아버지를 포기하는 듯했다. 어느 날 엄마의 안색이 무척 안 좋았다. 추운 겨울이 아닌데도 당신의 몸을 부르르 떨고 계셨다. 장사하느라 무리해서 몸이 잠시 안 좋아지신 걸까. 어쨌든 나는 내일을 기대하며 엄마와 함께 식당에서 잠을 잤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학교 가려고 일어났는데, 그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식당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시계의 째깍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방마다 어제 손님이 간 후에 정리 안 된 흔적이 역력했고, 주방도 너저분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엄마의 깔끔한 성격상 이런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본능적으로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식당 방을 다 뒤졌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잠깐 볼 일 보러 밖에 나갔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이상했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셔터문이 완전 일그러져 있었고, 안에서는 도저히 열어 올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2층으로 올라가는 벽에 달린 조그마한 창문을 열고 1층으로 뛰어내렸다. 아래층 채소가게 아줌마한테 가서 엄마의 행방을 물어 보았다.

“아줌마, 우리 엄마 어디 있는지 압니까?”

“어, 그게 말이지….”

“빨리 말씀해 주이소! 엄마 어딨어요?”

“음, 오늘 새벽에 너희 엄마, 다 버려두고 가버렸어. 이제 다시는 집에 안 돌아온다 카더라. 나도 말릴라 캤는데, 어쩔 수 없었데이.”

“뭐라 캅니까? 엄마가 다시는 안 돌아온다고예?”

충격적인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재빨리 방문을 열어 동생과 함께 잠들어 있는 아버지를 깨웠다.

“아빠, 큰일 났심더! 엄마가 집을 나갔심더. 아래층 아줌마 말로는 이제 다시는 안 돌아올 거랍니더. 이제 우리 어떻게 되는 겁니까?”

“드뎌 이 망할 년이 일을 치는구만. 인마,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그냥 엄마 없이 살면 되지!”

이제 예수님 믿고 행복감을 좀 느끼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았다. 자식을 버려두고 집 나간 엄마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아버지도.

무엇보다 교회 다닐 때부터 이런 ‘불행’이 찾아올 줄은 전혀 몰랐다. 분명히 설교 시간에 예수님이 날 사랑하신다고 했는데…. 아니면 나 같은 아이는 덜 사랑하시는 건가.

전능자는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신 안에서 진짜 행복을 빚어내기 위해 어린 소년보다 더욱 마음을 조아렸으리라! 그때를 추억하는 지금은 전능자의 마음이 이해되고 있다. 30년 전에는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지금은 왜 그러해야 했는지 이해가 된다.

세상은 인생살이를 ‘새옹지마’라고 표현하지만, 전능자가 빚어내는 행복은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원과 맞닿아 있는 견고한 행복이며, 인생의 불행까지 삼켜 버리는 신적 행복이다! 어린 소년은 이제 그런 행복의 여정으로 막 들어섰다.

권율 목사
경북대 영어영문학과(B.A.)와 고려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를 마치고 청년들을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SFC(학생신앙운동) 캠퍼스 사역 경험으로 청년연합수련회와 결혼예비학교 등을 섬기고 있다.

비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폭력 및 부모 이혼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 복음으로 인생이 ‘개혁’되는 체험을 했다. 성경과 교리에 관심이 컸는데, 연애하는 중에도 계속 그 불이 꺼지지 않았다. 부산 부곡중앙교회와 세계로병원 협력목사로 섬기면서 가족 전체가 필리핀 선교를 준비하는 중이며, 4년째 선교지(몽골, 필리핀) 신학교 집중강의 사역을 병행하고 있다.

저서는 <21세기 부흥을 꿈꾸는 조나단>, <올인원 사도신경>, <올인원 주기도문>, <올인원 십계명>이 있고, 역서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영한대조)> 외 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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