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통과된 북한인권법, 文 정부서 외면당해”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법안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

▲2일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실 제공
▲2일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실 제공

기독교계와 정계 지도자들이 북한 인권을 외면하고 있는 현 정권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올인모) 주최로 2일 오전 10시 비대면 화상으로 진행됐다.

세미나에는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진홍 목사(두레공동체운동본부), 태영호 의원,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강연 및 토론자로 참여했다. 2005년 북한인권법 발의자였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함께했다.

태영호 의원 “한국, 북한 인권의 책임 있는 당사자”
주호영 대표 “외교부, UN서 北 개선 사례 못 내놔”
김진홍 목사 “탈북자들 행복한 것이 통일 지름길”

태영호 의원은 “북한인권법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김문수 의원님에 의해 발의돼 11년 만인 2016년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극심한 갈등 속에 통과됐다. 비록 2004년 미국 북한인권법보다 많이 늦어졌지만, 본격적인 북한 인권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4년 동안 사문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출범도 못했다. 남북 인권 변화도 시도조차 못했다. 북한 인권 침해 사실을 국내외에 알리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연구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는 4년째 공식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북한 인권 개선의 책임 있는 당사자이며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개선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 민족정체성과 특수성을 들어 보편적 인권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김문수 전 지사, 김진홍 목사, 김형석 명예교수. ⓒ태영호 의원실 제공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김문수 전 지사, 김진홍 목사, 김형석 명예교수. ⓒ태영호 의원실 제공

축사에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외교부 차관이 유엔(UN)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엄청난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며 북한 인권의 실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지만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못했다. 그런 사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증진을 위해 북한인권재단, 북한인권기록센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등 관련기관 및 단체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된 지 5년이 되도록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북한인권법 통과를) 11년이나 지연시킨 것도 모자라, 북한인권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미루고 예산 절감을 이유로 재단 사무실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북한인권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인권증진행동전략 보고서에서 북한의 요구를 유엔의 권고로 둔갑시켜 북한인권법 폐지를 주요 권고 향후 과제로 포함시킨 어처구니 없는 일조차 일어났다.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인권법은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비판했다.

김진홍 목사는 “한동안 북한에 풍선 보내기 때문에 말썽이었다. 북한이 우리 정부에 막아 달라고 요청도 한 것 같다. 그만큼 (대북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2500만 동포들을 구할 생각을 하고 자유와 인권을 찾을 체제를 갖추도록 뒷바라지 해야지, 밀어주지는 못해도 법까지 만들어 막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북한의 인권을 회복하려면 먼저는 남한에 와 있는 3만 5천여 탈북자들이 행복하게 뿌리내리도록 해서 사명자로 키워야 한다. 해외에 떠도는 탈북자들도 국력을 동원해 데려와서, 10만 명 정도가 안착해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청소년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사람 대접 못 받고 사는 것, 눈치 보고 사는 것이다. 북한도 인권과 자유가 보장되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드는 일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8.15 해방 후 북한에서 잠시 교원으로 활동했던 김형석 명예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인권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유물론에 바탕을 둔 공산주의 사상은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말살되어 있다. 종교가 없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북한에는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북한만큼 인권을 빼앗긴 나라가 없다. 인권을 배제하는 통일은 의미가 없다”며 “북한 스스로 방향을 바꾸거나 유엔을 위시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실 제공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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