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인권보고서’ 뒷북 공개 논란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지성호 의원 “북한인권 지우기 나선 것”

▲2019 북한인권보고서가 통일부·북한인권기록센터 홈페이지에 약 1년 늦게 공개됐다. ⓒ통일부
▲2019 북한인권보고서가 통일부·북한인권기록센터 홈페이지에 약 1년 늦게 공개됐다. ⓒ통일부

남북교류협력 등 자료는 계속 공개, 해당 보고서만 누락
지성호 의원 확인 후 지적… 뒤늦게 게재 후 ‘단순 실수’

통일부가 매년 ‘미국 국무부 국가별 인권보고서’의 북한편(이하 북한인권보고서)을 국민들에게 공개해 오다, 지난해부터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최근 확인 결과 통일부·북한인권기록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오던 북한인권보고서가 2019년 6월 이후 중단됐다”고 23일 밝혔다.

지 의원은 “유엔결의문, 남북한교류협력 등의 일반적인 자료들은 계속 공개하고 있으면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침해 실상이 담긴 해당 보고서만을 업로드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통일부가 미국 국무부 토니블링컨 장관,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에서 ‘한미 간의 북한인권 입장이 다르지 않다’, ‘북한인권 상황에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다’는 입장과는 다르게, 북한인권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북한인권법 제13조에 따라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해야 하지만 공개보고서를 단 한 차례도 발간하지 않았으며, 통일부 이인영 장관도 탈북자들의 인권침해기록물을 재검증을 해 봐야 한다는 식으로 발언까지 하면서 전방위적으로 북한인권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통일부와 집권여당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무부 국가별 인권보고서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조사보고서에 담긴 북한인권 침해 등의 기록들일 것”이라며 “북한의 참혹한 실상들이 그대로 공개되면 文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도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항상 자유롭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한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2019년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949년 이래 김씨일가가 지배해온 권위주의 국가이며, 임의적 처형, 정부에 의한 강제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보위 조직에 의한 임의 구금,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한 가혹행위, 표현의 자유 및 언론, 그리고 인터넷에 대한 제한과 검열 및 사이트 차단, 평화적 집회 권리와 결사의 자유까지 침해하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인권보고서 한국편’에 ‘표현의자유 억압’ 등 담겨
북한편에 나올 내용, 한국편에 담긴 것 수치스러워야 마땅

그러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편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나 나올 법한 이러한 인권 침해 실상들이 미 국무부 한국편 2020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담겼다는 사실”이라며 “21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한국편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표현의 자유억압, 탈북자 단체들의 인권활동 제약, 권력형 성범죄 등의 실상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지 의원은 “미국무부의 북한편 국가별인권보고서에서나 나올법한 인권침해 실상들이 이번 한국편 인권보고서에 담긴 것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주장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때문에 항상 북한인권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고 외면하는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 2천5백만 북한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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