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A “미얀마 사태 심각… 선교사 일시 철수 권고”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작은 빌미라도 주면 체포·심문·구금·추방당할 수도

서구 선교단체들은 이미 ‘철수 명령’… 외교부도 ‘철수 권고’
韓 선교사 다수, 사명감과 불투명한 복귀 우려로 철수 주저
교단·선교단체도 목소리 내기 힘들어 KWMA가 공식 입장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KWMA 강대흥 사무총장. ⓒKWMA 제공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KWMA 강대흥 사무총장. ⓒKWMA 제공

미얀마가 군부의 쿠데타와 시위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700여 명에 이르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세계선교협회의(KWMA)가 현지 선교사들에게 안전을 위해 일시 철수를 권고했다.

KWMA는 14일 오후 서울 노량진 CTS 멀티미디어센터 3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사태 및 선교 현황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강대흥 사무총장을 비롯, 미얀마한인선교사협의회(미선회) 회장과 GMS(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 미얀마 선교사회 회장도 참석했다.

현재 미얀마 한인선교연합회에는 200여 가정이 속해 있으며, 그 가운데 교단 선교회, 선교단체에 속한 가정들은 위기 관리를 스스로 하는 이들도 있다. 그 중 개교회에서 파송된 24가정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처 및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WMA는 “미얀마에서는 목회자, 성도들, 신학교 학생들이 각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교단이나 단체들은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성명은 발표했으나, 단체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반발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나, 군부는 무력을 사용하여 무차별 진압하면서 현재까지 700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고 수많은 사람이 부상 및 불법 감금당했다.

미얀마에서는 현재 지역 행정 시스템이 마비되고, 대부분 은행이 문을 닫았으며 현금도 하루에 20만짯(약 16만 원)만 인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교는 작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았고, 현재 대부분의 교사들이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해 정상적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부는 현지 인터넷 제한 및 검열을 하고, 통행금지를 선포해 외출을 제한하고 불심검문을 하며, 코로나19 방역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선교활동 자체가 불법인 만큼, 자칫하면 종교적으로 기독교 선교에 적대적인 상황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그럴 때 작은 빌미라도 주면 국가 보안이나 정보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돌발적으로 체포되어 심문, 구금, 추방까지 당할 수 있다고.

시민 사생활 안전보호법 역시 일부 개정되었기에, 어떻게든 꼬투리 하나라도 잡히면 군경에 의해 불시에 체포될 수 있기 때문에, 미얀마한인선교회는 이러한 국내 규정에 의거해 미선회 단체 채팅방을 보안이 우수한 ‘시그널’로 옮겼으며, 공식 메일 또한 파일에 암호를 넣는 등 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고. 또 회원들에게 중국의 사례를 들어 정보 보안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KWMA는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사태 및 선교 현황을 알렸다.  ⓒKWMA 제공
▲KWMA는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사태 및 선교 현황을 알렸다. ⓒKWMA 제공

이러한 가운데 서구 선교단체들은 이미 자국 선교사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 3일 미얀마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미얀마 입국을 취소, 연기하고, 현지 체류 중인 국민은 긴요한 용무가 아닌 이상 귀국을 권하고 있다.

일부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 파송 교회 중에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철수를 권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선교사들 다수는 ‘선교사는 현지 상황이 어려워도 끝까지 사역지에 남아야 한다’는 인식이나 귀국 후 후원 중단, 기약 없는 사역지 복귀 등의 우려로 철수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교단이나 선교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KWMA가 공식 입장을 밝힌다”며 “미얀마 선교를 하는 교회 목사님들이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귀하게 생각하면서, 언젠가 사태가 풀리면 미얀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선교적 여지를 남겨 놓는 일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철수해도 미얀마 사역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선교 본부나 파송 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방법을 마련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