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교회는 왜 지극히 영광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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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삼위일체 하나님이 현현하는 곳

‘교회 건설’은 삼위일체적이다. 예수님이 자신을 향해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듣고, ‘네 고백 위에 내 교회를 세운다(마 16:18)’고 하신 것은, “하나님의 아들로 예수가 이룬 구속과 죄인이 그것을 성령으로(by Spirit) 고백하는 삼위일체 경륜 위에 교회를 건설한다”는 말이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서 ‘구속’을 이뤘어도 그것에 대한 ‘성령으로의 고백(confession by Spirit)’ 없인 현실적인 교회 건설이 불가능하다. 물론 베드로의 고백엔 ‘성령’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여기서 그것을 삽입한 것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은 ‘성령으로(by Spirit)’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이 그 근거 구절들이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마 16:17)”, “성령이 아니고서는 예수를 주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 12:1)”, “다윗이 성령에 감동하여 어찌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여 말하되(마 22:43)”.

출애굽 후 ‘광야 여정(journey, 旅程)의 이스라엘’이 ‘교회’로 호칭됐지만(행 7:38), ‘오순절 성령강림’을 ‘교회 탄생’의 실제적 깃점(starting point)으로 보는 것은 ‘성령으로(by Spirit)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는 보편적인 믿음’이 그때부터 가능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삼위일체는 ‘교회 건설의 기초’일뿐더러 ‘교회의 통치 경륜’이기도 하다. 다음이 그 근거 구절이다. “‘성령’이 저들 가운데 너희로 감독자를 삼고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치게(to shepherd) 하셨느니라(행 20:28).”

교회는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고 ‘성령’으로 통치한다(shepherd). 그리고 그 구체적인 통치는 그가 세운 감독자(목사)의 설교, 곧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복음 선포를 통해 이뤄진다.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 2:29)”는 신비주의 은사자들이 말하는 신통방통한 ‘시대적 예언(prophecy for the period)’이 아니라, 성령이 그의 감독자(목사)의 입을 통해 말하는 ‘복음 설교’이다.

이렇게 교회의 ‘건설(building)’과 ‘통치(shepherding)’가 삼위일체적으로 경륜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발현(發顯)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그리고 ‘그것에 기반한 성령의(by Spirit) 신앙고백’과 ‘복음 설교’가 없는 곳엔 ‘하나님과 그의 영광의 발현(發顯)’이 없다.

◈그리스도의 신부

교회가 영광스러운 것은 그가 그리스도의 피로 정결케 된 그의 신부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피의 구속’을 ‘아내를 위해 자기를 내어준 남편의 희생’에 빗댔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5:25-27)”.

성경은 이 ‘그리스도의 피의 구속’을 ‘교회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연합해 그와 한 몸을 이뤘다’는 말로 치환(置換)한다. 이는 ‘둘의 연합’이 교회가 그리스도의 피의 구속을 받아 둘 사이의 ‘연합의 장애물’이 제거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둘의 한 몸 됨의 원리’는 하나님이 하와를 아담의 갈빗대에서 만든 사건(창 2:21-22)에서 예시(豫示)됐고, 신약에선 보다 명시적으로 ‘부부의 한 몸 됨의 원리’로 그것을 설명했다.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엡 5:23)”,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골 1:18)”.

그리고 ‘교회가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뤘다’는 말은 ‘교회가 그의 몸과 동일체가 됐고, 그의 의(義), 거룩, 영광을 교회가 함께 공유했다’는 뜻이다.

‘교회의 영광됨’의 원리가 여기 있다. ‘교회의 영광’은 그 자체의 화려함이나 구성원들의 탁월함 때문이 아니고 그가 연합한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움’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旅程) 때 ‘텐트로 된 성막(the tabernacle)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하신 것’이나(출 40:34, 신 31:15), ‘두세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그가 임재 하신다(마 18:20)’는 약속은 ‘교회의 영광됨의 원리’를 말해준다.

즉 ‘교회의 탁월성’이 ‘하나님의 영광스런 임재’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임재’가 볼품없는 교회를 영광스럽게 만든다는 뜻이다. 이는 아무도 외양(外樣)으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평가할 수 없게 한다.

◈하나님의 의가 현현하는 곳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의’를 기초로 한다. 하나님의 영광의 표상인 ‘거룩’ 역시 ‘의’로 말미암는다. ‘의’가 ‘거룩’의 내양(內樣)이라면 ‘거룩’은 ‘의’의 ‘외양(外樣)’이다. ‘의’가 없다면 ‘하나님의 영광’도 ‘거룩’도 없다.

교회가 영광스러운 것은 그(교회)가 ‘하나님의 의를 현현’하기 때문이다. 먼저는, 그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어 의롭다 함을 받음으로서이고, 다음으론 복음으로 ‘하나님의 의의 현현’을 그의 정체성으로 삼음으로서이다.

성경이 교회를 ‘희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은 여자’로 묘사함은(계 19:7) 그가 ‘복음의 의를 그의 정체성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성경이 ‘복음’을 ‘영광의 복음(고후 4:4, 딤전 1:11)으로 명명(命名)한 것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 복음(롬 3:22)’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율법에도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 있지만 그 의는 ‘죄인을 정죄하는 의(고후 3:9)’이기에, 죄인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 ‘복음’만이 죄인에게 ‘하나님의 의’를 주어 그를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롬 1:17)”,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24)”.

세상의 모든 종교, 윤리, 교육은 ‘율법(양심)적 의’를 지향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물론 그로 인해 그들은 정죄에 이를 뿐 하나님의 영광엔 이르지 못한다).

그리스도의 복음 위에 건설되고, 복음으로 경륜되는 교회만이 유일하게 ‘믿음의 의’와 ‘하나님의 영광’을 현현한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들에조차 ‘하나님의 영광’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하나님의 영광’을 발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의 복음’이 희귀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교회

‘영원한 것’밖에 영광스러운 것이 없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영광스럽지 못한 것은, 그것이 영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 육체가 아름답고 그의 영화가 대단해보여도 영광스럽지 못한 것 역시 그것이 풀의 꽃처럼 쉬 시들기(벧전 1:24)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영광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하늘, 땅, 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인간이 쌓은 문화들은 더 없이 찬란하나 그것들은 다 없어질 것들이기에 영광스럽지 못하다. 성경이 그것들을 ‘없어질 영광(요일 2:17, 계 21:1)’이라 명명한 것은 그것이 진정한 영광이 못 된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영광되시다(롬 1:23)’ 함은 그가 죽지 않고 영생하시기 때문이다. ‘그에게만 죽지 아니함이 있다(딤전 6:16)’는 말은 ‘그 만이 영광되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세세토록 있는 그리스도의 복음(벧전 1:25)’과 ‘그 복음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교회’ 역시 영원하며 영광스럽다.

구약에 언약된 ‘무너진 다윗의 장막 재건(암 9:11, 행 15:16)’은 ‘다신 무너지지 않을 교회 건설’을 예시한 것이다. 사도 바울이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의 영원한 영광(엡 3:21)’을 염원한 것 역시 ‘교회의 영원성’을 기린 것이다.

물론 지상 교회(earth church)는 유한하며, 천상 교회(heavenly church)만이 영원하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놓인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교착(交錯)상태를 경험한다.

전투가 종식된 천상교회(battleless heavenly church)의 일원으로서(엡 1:20; 2:6), 전투하는 지상 교회(battlling earth church)의 일원(계 12:13-17)으로서의 이중적 지위가 갖다 주는 정체성의 혼돈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정체성의 혼돈’을 그리스도인의 훈육 통로로 사용하신다. 곧 ‘두 교회의 불일치’와 그로 인한 좌절이 그로 하여금 그리스도만을 더욱 의지하고, 천상교회에 대한 소망을 두텁게 한다.

그러다 어느 날 그가 하늘의 부름을 받으면 ‘전투하는 지상교회의 일원’에서 ‘승리한 천상교회의 일원’으로 편입되며, 드디어 싸움과 갈등은 그친다. 다음은 그리스도인들이 장차 편입할 영원한 천상교회의 일면이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모든 천사가 보좌와 장로들과 네 생물의 주위에 섰다가 보좌 앞에 엎드려 얼굴을 대고 하나님께 경배하여 가로되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능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찌로다 아멘 하더라(계 7:9-12).”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대표,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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