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14] 청교도와 경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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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15세기 종교개혁 이후 다시 조금씩 세속적 타락이 나타났다. 다시금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신앙개혁적 흐름들이 나타났다. 16세기 영국의 청교도 운동, 17세기 독일의 경건주의 운동, 그리고 18세기 영국 감리교 운동 등이 그러하였다.

청교도(Puritan 淸敎徒)는 16-17세기의 영국의 성공회 신도들 중 신앙에 투철한 프로테스탄트를 지칭한다. 그들은 루터나 칼빈에 영향을 받아, 개혁신학 특히 칼뱅주의를 추구하였다. 종교개혁의 순수한 '전통 복음주의자'였던 이들은 인위적인 전통에 반대하였고, 성서를 기독교 신앙의 유일한 원천으로 이해하였고, 엄격한 도덕, 주일(主日) 성수, 향락의 제한 등을 주창하였다. 청교도들은 당시 번성하던 상업의 세계, 그리고 스코틀랜드 장로교와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청교도는 영국 내에서 소수파였음에도, 상공계급(젠틀맨)에서는 상당수를 차지했기에 왕권에 대항하던 의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영국 왕들과 성공회는 청교도들의 개혁 요구에 대해 왕권을 위협한다고 보아 끊임없이 박해하였다. 그런 정치적 갈등의 와중에 제임스 1세의 동의로 1604-1611년 사이 청교도 성경학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이 킹 제임스 성경이다. 또한 왕들의 압박으로 1620년대 한 청교도 집단이 네덜란드를 거쳐 신대륙인 미국으로 종교의 자유를 찾아 이주하였다. 크롬웰의 청교도 혁명 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 소 요리문답이 만들어졌다. 현재 청교도정신과 신앙은 영국의 회중교회(the Congregational church)와 미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 전승되고 있다.

17세기 독일에서 나타난 경건주의는 루터교를 개혁하자는 운동이었다. 청교도운동은 보다 사회정치적인데 비해. 루터교의 경건주의는 정부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요청한다. 경건주의 운동은 18세기에 이르러 유럽의 독일어 사용 지역에서 꽃을 피웠다.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그리고 발틱 지역으로 퍼져 나갔고, 나중 미국으로도 건너갔다. 당시 독일어권 철학과 문화는 경건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독일 경건주의자들은 수많은 찬송시를 씀으로 독일 낭만주의에 영향을 주었고, 이어 이후 유럽 낭만주의자들의 민주화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청교도들은 충만한 성의 기쁨(joy of sex)를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그들은, 남편은 반드시 부인을 성적으로 만족하게 하여야 한다고 믿고 가르쳤다. 심지어 남편이 부인을 일정 기간 성적으로 태만히 하면 공동체에서 추방되었다. 미국 청교도들은 남편이 성불능이면 부인이 이혼을 요구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런 것은 꼭 성경적이 아니지만, 그들은 어쨌든 성경은 하나님께서 결혼 내에서 섹스를 충만하게 즐기도록 디자인 하셨다고 믿는다. (예 아가서를 보라) 청교도들은, 결혼은 생식과 사랑이 핵심이지만, 어디까지나 구원의 신앙에 뿌리박고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결혼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 뿐 아니라 두 배우자와 하나님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도 보았다. 남편은 가정의 영적 우두머리로서, 가족을 인도하고 기도를 통해 권위를 행사하며, 부인은 그런 남성의 권위에 대해 복종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청교도의 결혼은 “이승에서 은총으로 서로간의 협조자로서 같이 한동안 지내며, 이후 영원히 영광의 공동 상속을 누릴 것을 기대하는 관계”였다. 공공 영역에서 여성의 하위성과 결혼에서의 남녀간 영적인 평등에 의해 생겨나는 모순은 가사와 자녀 양육에서 여성에게 비공식적 권위를 줌으로 균형을 맞추었다. 즉 부인은 남편의 허락을 받아 자녀문제, 재산관리 등에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여성들은 경건한 청교도 어머니로서 종교와 도덕성에 직접적으로 간여함으로 자녀들이 올바르고 자라고 구원을 얻도록 애썼다.

부부관계에서의 원칙은 가족생활로 연장된다. 청교도 사회에서 어린이들이 성취하여야 할 최고의 덕목은 회심(the conversion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었다. 어린아이는 오로지 종교적 교육과 순종으로 구원받는다는 교육을 받았고, 부모는 그런 어린 자녀들의 순종을 칭찬하고 격려하였다. 자녀들은 청소년기에 이르면 부모에게서 독립하여야 하나님과 더 나은 관계를 이룬다고 믿었다. 그런 독립을 위해 남자청소년들은 직업과 지도자 역할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 소녀들은 가사와 종교적 목표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추가적으로 타락한 이브의 짐을 졌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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