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회, 여성 목사 안수한 릭 워렌 목사 제명 고심 중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새들백교회의 회원 자격 묻는 헌의안, 자격위에 회부돼

▲새들백교회는 지난 5월 6일 처음으로 여성 목사를 안수했다.  ⓒ새들백교회
▲새들백교회는 지난 5월 6일 처음으로 여성 목사를 안수했다. ⓒ새들백교회

미국 남침례회(SBC) 내부 위원회는 지난달 교단의 방침과 달리 여성 목사 3명을 안수한 새들백교회 릭 워렌(Rick Warren) 목사가 교단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내슈빌에서 열린 SBC 연차총회에서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소재한 새들백교회의 회원 자격 여부를 묻는 헌의안이 교단 자격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위원회는 SBC 소속 교회가 교단의 신앙과 실천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안은 루이지애나주 트라우트에 있는 펠로우십침례교회(Fellowship Baptist Church)의 샤드 티브스(Shad Tibbs) 목사가 헌의했다. 이 헌의안은 성에 대한 성경 말씀에 관해, 특히 여성이 교회의 특정한 직책과 설교를 맡을 수 있는지 여부에 교단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에드 리튼(Ed Litton) SBC 신임 총회장은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했다.

새들백교회는 앞서 공식 페이스북에 사상 첫 여성 목사 안수 소식을 게시, 여성 목사 안수가 SBC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믿는 침례교 지도자들에게 비판을, 여성 사역 지지자들에게서는 찬사를 받았다.

새들백교회는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인 릭 워렌 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67세의 워렌 목사는 최근 은퇴 계획과 더불어 후임자 청빙 소식을 전했다.

한편 침례교 소속이었던 유명 성경교사 베스 무어(Beth Moore) 목사가 자신은 더 이상 침례교인일 수 없다며 교단 탈퇴 소식을 알리면서, 여성 목사 안수 문제는 교단 내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가 됐다.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 2000’(The Baptist Faith and Message 2000)은 “목회 사역은 성경에 따른 자격을 갖춘 남성에게만 한정돼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견해에 찬성하는 이들은 디모데전서 2장 9절부터 15절을 근거로 “사도 바울은 여기에서 여성이 남성을 가르치거나 권위를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평등주의자들은 “해당 성경구절은 특정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말씀으로, 영구적이거나 보편적인 제한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헬라어로 된 구절이 보다 정확하게는 “난 ‘지금은’ 여성의 가르침을 허락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주장한다.

연차총회는 이러한 이유로 새들백교회를 아직 제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 및 주에서는 이미 관계를 정리한 곳도 있다고 CP는 전했다.

위원회의 검토가 끝나면, 실행위원회 추천이 이뤄진다. 실행위원회가 교회가 이상 교단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그 결정은 공개된다. 만약 교회가 그 결정에 항소할 경우, 교단 연차총회 메신저에서 이에 대한 지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월 초, 새들백교회는 리즈 퍼퍼, 신시아 페티, 케이티 에드워즈를 목사로 안수했다. 이후 당시 SBC 총회장이었던 J. D. 그리어 목사는 “새들백교회의 사역 및 복음 전파에 대한 열정은 존중했지만, 여성 목사 안수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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