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서 유해 약 1천 구 발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총리, 교황에게 직접 방문해 사과할 것 촉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인스타그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인스타그램

캐나다의 옛 원주민(인디언) 기숙학교 부지에서 약 1천 구의 유해가 발견된 것과 관련, 캐나다 총리가 교황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4일(이하 현지시각) 751개 묘지가 인근에서 추가로 발견된 다음 날, 기자들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직접 대화를 통해 그의 사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며 압박했다”고 전했다.

‘원주민 주권 연합’(FSIN)은 전날 카우세스 옛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 자리에서 표식이 없는 무덤 터를 발견했다고 밝힌 데 이어, 다음 날 751구라고 구체적인 시신 수를 밝혔다.

카우세스는 새스캐처원주 주도 리자이너에서 동쪽으로 164km 떨어진 작은 도시로, 이번에 무덤이 발견된 곳은 1899~1997년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곳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남부 대륙도시 캠푸르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도 아동 유해 215구가 집단 매장된 현장이 확인됐는데, 이번에는 그 3배가 넘는 규모의 집단 매장터가 확인된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끔찍하게 슬픈 일”이라며 “원주민들이 마주한 체계적인 인종차별과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부끄럽게 상기시킨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CBC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러한 발견들이 가족, 생존자, 모든 토착민과 공동체가 이미 느끼고 있는 고통을 심화시켜 줄 뿐이며, 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사실을 재확인 시켜줄 뿐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느끼는 상처와 정신적 충격은 캐나다의 책임이며, 정부는 전국의 원주민 사회에 이 같은 끔찍한 잘못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자금과 자원을 계속 공급할 것이다. 잃어버린 이들을 다시 불러올 수는 없지만, 이 같은 부정한 진실을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우리는 그들의 기억을 영원히 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89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가톨릭 주도 아래 운영됐으며, 전국 139곳에서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이 약 15만 명에 달했다. 공식 조사 결과, 이 시설에서 백인 동화 교육을 받는 동안 학대와 질병 등으로 6천 명의 어린이기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08년에도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신체적·성적 학대가 만연했음을 인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처음 공식 사과했으며, 트뤼도 총리도 2017년 “부끄러운 역사”라고 사과한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5년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4,100명의 어린이가 질병이나 사고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학교 시스템이 문화적 집단학살과 유사하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원주민 기숙학교의 70%를 운영해 온 가톨릭교회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 한 번도 공식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B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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