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먼저 샴페인 한 잔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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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선교칼럼] 선교와 문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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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활동에서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나는 것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현장에 들어가면 반드시 언어를 신속하게 배워야 한다. 언어는 문화를 이해하는 최고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언어 속에는 모든 문화와 역사, 철학이 담겨 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국민성이 드러나게 되고, 정체성을 나타내 보이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대로 나이와 환경을 떠나 언어를 가장 우선으로 배워 문화를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하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에 실패하면 사역은 절반의 실패 속에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 들어가서 그들의 삶을 살피고 관습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한국적인 설교를 하게 되면서 문화의 괴리를 가져오고,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현장 속에서 모든 것을 적용하려 하기 때문에 문화 우월주의로 나가기도 한다.

한국인 선교사는 한국교회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현장에 적용시키는 경우가 아주 많다. 지극히 한국 전통 옷을 입고서 타문화권에서 사역하는 모습인 것이다.

자신의 문화와 전통과 사고방식을 고집하면 수구 꼴통이 되고, 타문화에 쉽게 동화되면 타협주의 또는 줏대 없는 흔들리는 갈대의 모습을 하게 된다. 그래서 타문화권 사역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지난 5월에 일어난 에피소드, 어떤 교회에서 예배 후 생일을 축하하는 일이 있었다. 교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배 후에 식탁을 차리고 다과와 함께 차를 마시게 됐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샴페인 두 병을 가지고 왔다.

샴페인을 따서 먼저 목사에게 한 잔 대접한다. 적잖이 당황한 목사는 어떻게 하여야 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면서, 적절하게 거절하였다. 성도들은 모두 웃으면서, 이것은 알코올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나누어 마시니…,

러시아에서는 이렇게 축하 자리에 샴페인을 나누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상이다. 술이 사람들을 망하게 하는 일도 많지만, 어디든 술을 싫어하는 나라가 있겠는가? 러시아 역시 술하면 빠지지 않는다. 특히 보드카는 겨울에 추위를 보호하는 기능도 하지만, 정신을 잃어 길에 쓰러지는 경우 얼어죽는 일이 허다하다.

각설하고, 주일날 생일 축하하는 시간에 샴페인을 마시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보수적인 입장에서는 당장에 금지하고 호통을 칠 일이다.

지금도 그러한지 모르지만, 술 가지고 구원을 논할 정도로 교리적인 한국 목사들은 어떻게 교인이 술을 마시느냐면서, 성경에 술 취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설교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문화적인 충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복음’은 문화를 초월하여 역사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문제는 분별하기가 쉽지 않는 일들이 많다.

진보적인 입장에서는 그것이 무슨 죄도 아니고 생일 축하 자리에서 간단하게 나누는 것을 금지한다면 합당한 일인가 질문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나 러시아나 교인들의 일상 생활에서는 누구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기본적으로 접하는 문제다.

죄도 아닌 것을 못하게 하여 죄의식을 심어주고, 전통적인 생활을 파괴한다면 그것이 합당한 일인가? 한국 천주교회처럼 우상 앞에 절하는 일을 전통이라고 하면서 양보하여 우상숭배의 길을 열어놓았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술 취하여 인사불성이 되어 사리분별이 어려워지고 가정생활이 파괴될 정도로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면 당연히 교육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중독자의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다.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장의 접근을 쉽게 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게 된다. 문화(culture)는 컬트(Cult) 제사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문화의 기초가 우상숭배에서 온 것이라면, 현장의 문화를 말씀에 비추어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여 바르게 적용하여야 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는 항상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접하고, 보수 혹은 수구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진보라는 이름, 열린 태도가 적절한 타협으로 기본을 무너뜨린다면 그 또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타문화권에서 지혜로운 청지기가 되도록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세르게이,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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