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19] 낭만주의와 성문화

|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낭만주의(Romanticism)는 유럽에 18세기 말에 계몽주의에 뒤따라 나타나 19세기 말(1890)년까지 왕성하였던 예술적, 문학적 음악적 및 지적 운동이다. 낭만주의가 나타난 배경은, ① 계몽사상의 합리주의와 고전주의와 귀족적 사회적 정치적 규범, 절대적인 것 등에 대한 반발심. ② 인구증가, 도시의 확대, 산업화 등으로 표상되는 산업혁명에 대한 반발심. 그래서 낭만주의 시대에 “중세”를 그리워하는 중세주의가 나타났다. 중세주의란 과거의 중세 봉건사회나 이국적인 것에서 이상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 이야기는 중세적이다) 그리하여 민속예술과 고대 관습을 고상한 것으로, 그리고 고대 “영웅”들을 사회를 개선시키는 모범으로 보고 높이 기렸다. ③ 뉴턴역학 등 과학이 성장하면서 자연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지식이 쌓이자, 자연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경향에 대해 반발심이 나타났다. 그리고 ④ 의학의 발달 등이다.

의학의 발달이란, 1770년대 이후, 여성 난소의 발견, 태아에서의 고환의 하강의 발견, 가축들의 인공수정 기술 발달 등 성생리학의 발달 등이다. 특히 인공수정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생식과 성적 쾌락을 분리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는 자연스레 동물적이고 기계적인 섹슈얼리티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섹슈얼리티로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는 필자가 볼 때,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사고방식이었다.

낭만주의자들은 인간사회보다 자연(Nature)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이라는 새로운 미적 범주에 접했을 때 경험하는 불안, 공포, 경외 등을 강조하였다. 그래서 낭만주의는 인간의 감정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낭만주의자들은 이성보다 직관과 강렬한 감정을 미적 경험의 진정한 근원으로 보았다. 감정과 미적 경험이란 결국 관능과 감성의 발견이며, 이들은 섹스에서 가장 강력하게 경험한다. 낭만적 감성은 주로 로맨스로 나타났다. 낭만주의는 개인을 강조하고, 개인적 자유로운 공상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환상과 과거를 미화하였다. 자연히 낭만주의자들은 과거, 특히 중세나 이국적인 것에서 이상을 찾았다. 낭만주의의 특징들 중 하나는 심오한 종교적, 초월적, 신비주의적 감정이다. 예를 들어 독일 낭만주의의 키워드는 “영원에 대한 뜨거운 갈증”,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추구”, “이름붙일 수 없는 것에 대한 사랑”, “신에 대한 동경” 등이었다. 그러나 낭만주의는 비현실적이고 지나치게 환상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낭만주의는 인간의 감정의 힘을 인정하고, 계몽주의와 더불어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기대하면서, 종교에 의해 억압된 인간성을 해방시키자는 사조의 발달과 정치사회적 혁명에 기여하였다.

이런 변화는 특히 문학에서 눈에 띈다. Samuel Richardson의 ⌜Clarissa⌟(1748)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와 낭만적 문학의 최고봉으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 등이 그러한 예이다. 더불어 낭만적 연애시들이 나오면서 “자유연애 ”(free love)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책의 시장에서는 구애, 결혼, 정조, 그리고 여성의 독립 등이 인기 있던 주제가 되었다. 점차 자유연애나 로맨스에서 더 나아가 유혹의 위험성, 매춘, 난봉꾼과 유명인의 성적 행태, 음란물 등 노골적인 성을 묘사하는 책이 등장하였다, 이는 섹스에 대한 기독교적 죄의식을 공공연하게 무시하는 것이었다. 유명한 예는 John Cleland의 ⌜Fanny Hill⌟(1748), 사드후작의 ⌜Justine⌟(1791) 등이다. 에로물(erotica)들은 금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흥 인쇄산업과 철도 등의 발달로 빠르게 넓게 유럽에 퍼져 갔다. 자유사상가 방탕자들(libertines)들은 (예를 들어 카사노바) 여러 도시들로 성적 모험의 여행을 다녔는데, 실상 성적 모험의 대상은 대개 매춘부들이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사회는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었고 여성의 섹스는 여전히 억제된 채였다. 낭만적 논리도 “이성”을 가진 남자에만 해당되었다. 그러나 성찰적이며 욕망하는 엘리트들에 의해 근대적인 성 개념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성 자유를 향한 공개적인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조금씩 성에 허용적인 사회가 되어 갔다. 그만큼 기독교의 성도덕도 훼손되어 갔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