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21]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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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는 영국 역사에서 산업 혁명의 경제 발전이 성숙기에 도달하여 대영 제국의 절정기로 간주된다. 이 시대는 높은 도덕적 기준에 대한 강한 열망이 전체 사회를 지배하였다. 그 일반적 가치관은 기성 영국 국교의 복음주의파와 감리교 같은 비국교도 교회에 의해 주도된 빅토리아식 가치관이라 할 만큼 특징이 있었다. 즉 종교적, 도덕적, 복음주의적, 노동에서의 근면성, 개인의 개선 등을 지향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국제적 노예무역은 폐지되었고, 소아 노동도 중단되었다. 매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통제해야 하는가에 대해 긴 논쟁이 있었다. 그리하여 현대인은 대개 빅토리아 시대를 청교도적, 도덕적 그러나 매유 억압적인 성적 기준을 가진 사회로 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육으로 문맹이 퇴치되면서 종교적 순종이 퇴색하였다. 그만큼 성도덕에서는 위선적이었다.

이 시대의 부르주아들은 새로이 출현하는 사회정치적 세력이었다. 부르주아들은 섹슈얼리티를 통해, 즉 엄격한 가족중심 문화를 나타냄으로, 자신들은 귀족, 농부, 그리고 새로 출현하고 있는 노동자들과는 다른 계충임을 보여주려 하였다. 그 결과 각별히 여성에게 매너와 에티켓을 요구하였고, 집안에서 집안일과 아이들을 양육하며 순결하고 우아하게 남아 있도록 강요하였다. 상류증에서는 여기에 더해 바느질, 그림그리기 피아노 연주 등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현대인은 대개 빅토리아 시대를 우아하나 청교도적, 도덕적 이미지로 알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부르주아 가정의 이미지는 “천으로 감싼 책상다리”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성문화를 풍자하는 조크로서 당시 사람들이 하도 성에 엄격하여, 곡선의 책상 다리나 길고 딱딱한 것은 모두 성적으로 자극적이라 생각해서 천으로 감싸 안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의 모든 책들에서 (심지어 세익스페어의 문학도) 외설성은 정화되거나, 여성과 어린이가 볼 수 있게끔 야비〔불온〕한 문구들은 무단 삭제되거나 수정되었다.

그러나 또는 그러하기 때문에 중, 상류계층의 문화에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용납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당시 영국에서 중산층 부인들은,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순수하고 안전하게 비치되어 있는 가구 같은 존재였다. 자연적인 욕구는 방탕과 사악함의 지하 암흑의 세계로 인도한다고 하면서, 가정부인의 순수함이 권장되었다. 여자에 대해 열정이 없다(여자는 성욕을 경험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그래서 남편들은 부인에게 섹스는 월 1회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19세기 말에 이르면 서구의 많은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공범이 되어 여성은 정체되고 개성화 되지 못한 존재로서 성적 대상이며 애 낳는 기능에만 있는 쓸모가 있는 존재로 묘사하였다. 당시 다수 엘리트들은 진화론을 핑계로, 지적인 남자들에 비해 덜 진화한 존재일 뿐 아니라, 남자들을 유혹하여 성적(에로틱) 유물론의 가짜 파라다이스로 타락시킨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온 세계의 남자들에게 여성들의 우아하고 유혹적인 피부 아래에 숨어있는 악마에 대해 경고하였다.
그러면서도 남편들은 성도덕에서는 위선적이었다. 돈이 있는 남자들은 자유롭게 사창가를 들락거리며 매춘에 빠져 지냈다. 자연히 대도시에 향락산업이 번성하였다. 1830년대 한 보고서는 1839년 인구 2백만의 런던에 8만명의 창녀가 있었다고 한다. 깨끗한 처녀가 대단히 소망스러운 상품이 되었다. 19세기 가난한 여성들은 매춘을 하면서 술중독과 절망에 찌들렸다. 매춘부를 구원하고자 하는 정치적 종교적 움직임도 있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몰래 포르노 소설이 유행하였다. 1857년 포르노를 막기 위한 법이 제정되자 포르노는 지하로 들어갔다. 동성애는 일반적으로 성행하였는데, 여전히 불법이었다. 1885년 동성애자가 발각되면 2년 징역의 처벌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그 근거는 동성애는 "자연에 반하는 범죄“(Crimes Against Nature)라는 것이었다.

자연히 매독이 창궐하였다. 당시 정신병원 입원환자 20%가 뇌매독 정신병이었다고 한다. 당시 성병은 비도덕성에 대한 천벌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자위가 안전한 섹스로 간주되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혼자의 악덕”(solitary vice)이 어린 아이들에서 심각해지는 것은 우려하였다. 도덕가들과 의사들은 정조대 비슷하게 생긴 자위 금지 도구를 만들었다.

19세기 타락한 성문화와 위선은 세기 말의 허무주의적 데카당스로 이어지고, 히스테리 연구로 정신분석이 태동되게 만들었고, 20세기 초 일차 성혁명이 발달하는데 기여하였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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