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22] 18세기 프랑스의 도덕적 위생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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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21세기 한국이나 전 세계적인 성혁명적 프리섹스 현상을 바라볼 때 의사로서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18-19세기 프랑스에서 벌어졌었는데, 당시 의사들이 그런 사회적 퇴행에 대해 “도덕적 십자군”(moral crusade)으로서 활동한 바 있어, 우리는 그 사실로부터 교훈을 얻기 원한다.

18세기 즈음, 계몽주의적 엘리트 의사들은 당시 “위대한 국가” 조국 프랑스가 퇴화하고 있고, (프랑스어로 dégénération. 의학적으로는 부패 내지 변질의 의미) 그래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그들은 왕족과 귀족들이 성적으로 문란하고, 사치를 일삼으며, 사람들은 여성화(effeminated) 되고 있다고 보았다. 여성화란 남자들이 화려하고 여성처럼 장식적인 의상을 입거나 남녀 사이에 이성복장 놀이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모두를 현대적으로 말하면, 방탕(libertinism), 사치, 성(젠더) 역할의 혼란 등이 프랑스를 부패시키고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의사들은 남자들의 방만한 여성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신경병으로 보았다. 이런 신경의 퇴화는 생식에서의 퇴화를 야기한다고 보았고, 그 피해자는 여성과 아이들이라 하였다. 또한 당시 파리의 거리는 더러웠다. 창녀들이 우글대었고, 성병이 번창하고 있었다. 당시 프랑스의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국가의 퇴화로 보았다. 이런 우려를 건강공황(health panics)이라 한다. 건강공황이 사치, 성적 문란, 성정체성 혼란 때문이라면 이는 도덕적 공황(moral panics)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의사들은 루이 16세에게 조언하여 1776–78년에 the Royal Society of Medicine을 창립하였고, 공공건강개혁에 나섰다. 당시 루소가 말하던 시골의 유유자적한 자연관보다, 당장 불결, 무지, 그리고 치명적 질병 현상들이 문제가 되었다.

프랑스 혁명 동안에도 의사들은 신체적 및 도덕적 위생을 강조하며 사회 개혁을 위해 영웅적으로 활동하였다. 그들이 제안하고 시행한 방법은 전문 의학적 지식과 의학적 방법을 국가 개혁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의사들은 사람들의 마음, 섹슈얼리티, 그리고 공동체를 개혁하기 위해 생물-의학적 과학을 사용하여야 할 것으로 믿었다. 이는 “의학적 권위”와 지식과 “언어”를 개인 환자를 넘어 사회적, 도덕적, 정치적, 즉 공공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의사들은 비도덕적인 행동들이 어떻게 신경병, 영아사망, 불임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욕망의 자제를 통해 사회적 조화를 도모하고, 가정(domesticity)을 근간으로 사회적 상호의존을 통해 사회를 재생(regeneration)시키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금주, 가정적임, 유익한 노동을 권장하였다. 의사들은 실제적으로 특정 집단에 알맞은, 건강과 아름다움, 남녀의 행동방식, 공공과 사적인 삶에서의 역할, 자녀 훈육방법, 성위생과 생식 건강의 개선, 등등, 특정 건강행동에 초점을 두었다. 그 핵심은 남녀 관계, 가정 그리고 성위생 이었다. 특히 부인과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서도 출산장려와 성적 위생을 통한 생식행동에서의 개선을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모유로 아기를 키우는 것을 장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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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신체 및 도덕적 위생“(physical and moral hygiene)이라 불렀고, 스스로를 도덕적 십자군(moral crusaders)으로 생각하고 활동하였다. 그들은 몸과 마음을 도덕적으로 변화시키면 인간의 전체 자연과 사회와의 관계가 개선된다고 보았다. 그들이 생각한 방법은 몸과 마음 그리고 사회라는 세 가지가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하는 “전인적” 접근이었다. 결과적으로 의사들의 개혁은 해방이라기보다 가정 중심의 통제로서 보수적이 되었다.

프랑스 혁명 자체는 피바람으로 끝났지만, 의사들의 사회개혁은 계속되었다. 의사들은 급진적 정치보다 온건한 공화주의(republicanism)를 전통적 법과 관습과 통합하기를 희망하였다. 이후 프랑스의사들은 4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자신들과 섹슈얼리티 및 공동체를 개혁시킴으로 병들고 썩어가고 있던 나라를 재생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들로 인해 의학에 새로운 분야, 즉 사회의학(social medicine)이 태동하였고, 18-19세기 프랑스의학은 세계의 지도자격이 되었다. 파리대학과 병원은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학생들을 불러들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성적 문란은 멈추지를 않아 결국 19세기는 위선의 시대가 된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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