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사형 위기 넘긴 파키스탄 기독교인 망명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무죄 선고 이후에도 살해 위협 계속돼

▲사형 선고를 받은 부부. ⓒ 오픈도어선교회

▲사형 선고를 받은 부부. ⓒ 오픈도어선교회

선지자 무함마드와 꾸란을 모독한 죄로 사형을 선고았다가 지난 6월 무죄를 선고받은 가톨릭교인 부부가 최근 성공적으로 망명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샤구프타 마시와 그녀의 남편 샤프가트 에마누엘 부부는 지난 2014년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6월 초 라호르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살해 위협에 계속 시달려 왔다.

이들 부부를 법적으로 지원해 온 인권단체인 자유수호연맹 인터내셔널(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들은 “마침내 자유로워져서 정말 안심이 된다. 지난 8년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으나, 우리는 아이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펀자즈부 토바텍 싱 고즈라 지역에 위치한 한 학교 경비원이었던 에마누엘은 “우리는 조국을 그리워하겠지만, 마침내 안전한 장소에 있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3년 7월 현지 무슬림 이맘에 의해 신성모독 문자를 보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한 후, 파키스탄 신성모독법에 따라 체포됐다.

현지 이슬람 사원 지도자인 말비 무함마드 후세인은 에마누엘이 아내의 휴대폰을 이용해 반이슬람 문자를 보냈고, 이후 다른 메시지들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자신은 기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변호인을 만나기 전 다른 2명의 이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고, 그와 변호사는 나중에 둘 다 신성모독적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시의 동생인 요셉은 과거 BBC와의 인터뷰에서 “처남이 고문을 당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 이 문자 메시지들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나, 샤프카트와 샤구프타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ADF 테미나 아로라 아시아 담당자는 성명에서 “이는 그들 부부만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파키스탄의 많은 기독교인들이나 다른 소수종교인들이 겪고 있는 곤경을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아로라는 “종교적 자유에 대한 권리는 파키스탄 헌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그들의 근본적 권리에 있어 심각한 박해 및 부인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사이프 울 말룩 변호사는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송이 매우 어렵다. 고객과 변호사의 생명에 실질적 위협이 있다”고 했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은 종종 신성모독법과, 지난 몇 년간 폭력을 행사하고 수십 명의 기독교인들을 살해한 강경파들에 의해 표적이 된다.

파키스탄 형법 295조와 298조에 포함된 신성모독법은 종종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악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성모독법에는 무고나 거짓 증언을 처벌할 수 이는 조항은 없다. 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기독교인, 시아파, 아마디야스, 힌두교인 등 소수종교인들을 목표로 이 법을 사용한다.

에마누엘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곧 폐지돼, 다른 이들이 샤구프타와 나와 같은 운명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있다.

이들의 망명지는 보안상 우려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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