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 감지되는 ‘임신 6주 후’로 기준 정해
미국 텍사스주에서 임신 6주 후 낙태를 제한하는 법이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그렉 애보트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부터 심장이 뛰는 모든 태아는 낙태의 유린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며 “텍사스주는 생명권을 항상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명 ‘심장박동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낙태 금지 시기를 기존 20주에서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시기로 앞당긴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통상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이 때까지는 여성이 임신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낙태전면금지법’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리와공공종책센터 에드 휠런 선임연구원은 “이 법은 혁신적이며, 친생명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휠런 연구원은 내셔널리뷰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텍사스의 심장박동법은 낙태 제공자들이 주 공무원들의 사전 시행 조치에서 구제를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방식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 같이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추진한 것은 텍사스주가 처음이 아니다. 현재까지 공화당인 집권한 곳을 중심으로 최소 12개 주가 임신 초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소송 등의 과정을 거치며 시행이 보류됐다.
미국 내 대부분의 주들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따라 임신 22~24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대거 임명되면서 ‘6대 3’의 보수 우위로 재편됨에 따라, 이 구도가 향후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10월 시작되는 회기에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안을 다룰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극단적인 텍사스주 법안은 반 세기 가량 이어진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며, 특히 유색 인종과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접근을 심각히 손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민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도 이날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