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 생가 주변을 보면서, 다소의 역사를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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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 바울의 고향, 다소 (4)

과거 항구 도시, 산에서 내려온 토사 때문에 내륙 도시로
바울 생가터, 좁은 골목과 고대 가옥 많은 구시가 지역에
시드너스 강이 시내 흘러 물 풍부해, 생가 우물이 아직도
이슬람 국가 터키, 관광수입 증대 목적으로 유적 잘 보존

▲바울 생가 구역 안에 있는 정원. 바울 생가터에서 발굴된 건축물의 기둥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가운데 나무는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 소나무(Stone Pine). 이 나무는 우산 소나무(Umbrella Pine)라고도 부른다.

▲바울 생가 구역 안에 있는 정원. 바울 생가터에서 발굴된 건축물의 기둥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가운데 나무는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 소나무(Stone Pine). 이 나무는 우산 소나무(Umbrella Pine)라고도 부른다.

사도 바울이 태어난 다소(Tarsus)는 원래 다사(Tarsha)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페니키아(오늘날의 레바논) 인들이 기원전 9세기에 다소 지역에서 광물과 백향목(柏香木) 삼림을 발견하고 정착해, 다소를 동부 지중해의 교역 도시로 만들었다.

그 후 기원 전 4세기에 다소는 마케도니아(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점령당했고, 대왕이 사망하자 오늘날 시리아에 있던 셀레우코스 왕국에 속하게 되었다.

다소에 유대인이 정착한 시기는 셀레우코스 제국 안티오코스(Antiochus) 3세 통치 시기인 기원전 223년부터 기원전 187년경까지라고 한다.

당시 다소 강(Tarsus River) 또는 시드너스 강(Cydnus River)이라고 부르던 강변에 있던 다소는 국제적인 항구도시로서 페니키아, 그리스, 유대(팔레스타인)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상업도시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고산지대에서 내려온 토사(土砂)가 항구를 메꾸어 버려 오늘날은 내륙에 있는 도시가 되었다.

다소는 당시 도시의 북쪽에 있는 다소 산에서 자라는 염소의 털로 만든 의복 생산지로 유명하였고, 옷감과 천막을 만드는 산업도시였다. 특히 염소털로 만든 옷은 질겨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주변 나라들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또한 중국의 서부 지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오늘날의 이스탄불까지 연결된 비단길(실크로드)이 다소를 통과하였으므로, 다소는 자연히 동부 지중해의 중요한 교역 도시의 하나가 되었다.

기원전 63년, 로마의 폼페이 장군이 다소를 점령한 이후 다소는 길리기아 속주(屬州)의 수도가 되었다. 로마의 유명한 정치인이자 법률가이며 작가인 키케로(Marcus Cicero)도 기원전 51년부터 50년까지 이곳에 총독으로서 주재하였다. 로마의 영웅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8년에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다소는 한 동안 율리오폴리스(Juliopolis)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졌다.

▲바울 생가의 정문. 입구에 ‘사도 바울 생가’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바울 생가의 정문. 입구에 ‘사도 바울 생가’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이즈음 다소는 상업과 교역으로 번영하는 한편, 학문과 과학도 발달하여 유명한 철학자들을 포함한 많은 학자들을 배출하던 도시였다.

다소가 배출한 유명한 학자들 가운데에는 로마 제국의 첫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가정교사였던 아테노도루스(Athenodorus)도 있다.

특히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서기 123년에 이곳을 방문한 이후, 다소에는 로마식 건물이 많이 세워지고 더욱 큰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 후 다소는 기독교 비잔티움 제국과 이슬람 오스만 제국의 오랜 통치를 거쳐서 현대에 이르러 20세기 초에 프랑스에 잠시 점령되었다가, 오늘날 터키 공화국의 영토가 되었다.

바울의 생가로 알려진 집터와 우물이 있는 곳은 다소의 구시가 지역에 있다. 그러므로 바울 생가를 둘러싸고 있는 인근 주택가에는 오래된 좁은 골목이 많고, 고대에 건축된 집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물론 외부(2층)를 포함하여 현대식 생활에 필요한 양식으로 개조한 집들도 제법 보이지만, 그래도 1층의 경우 고대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집들이 많이 보인다.

▲바울 생가 인근 골목에 있는 고대 가옥들. 2층은 현대식으로 개조되었으나, 아래층은 옛 모습 그대로이다. 오른쪽에 ‘고대 가옥'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바울 생가 인근 골목에 있는 고대 가옥들. 2층은 현대식으로 개조되었으나, 아래층은 옛 모습 그대로이다. 오른쪽에 ‘고대 가옥'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시드너스 강이 다소 시내를 흐르므로 다소는 물이 풍부한 도시이다. 그러므로 오래된 골목에는 고대에 사용하던 공동 수도가 아직까지 남아있고, 물도 잘 나오고 있다.

이렇게 물이 풍부해서인지, 바울이 어린 시절에 마셨다고 추정되는 바울 생가에 있는 우물에도 오늘날까지 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바울의 생가 구역 안에는 생가터와 우물 외에 넓은 정원도 있다.

이 정원에는 바울 생가 발굴 당시 나온 것으로 보이는 건축물의 기둥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슬람교가 사실상 국교인 터키에서 이렇게 기독교 사도인 바울에 관련된 유적을 보존해 주고 있는 것은 관광 수입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기독교인들이 바울의 흔적이 남아 있거나 또는 기독교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등)을 찾아오면서 발생하는 관광 수입이 적지 않으므로, 터키 정부는 관광수입 증대 목적으로 터키 안에 있는 기독교 유적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바울 생가 인근 골목에 남아있는 고대 공동 수도. 수도꼭지는 현대식이다.

▲바울 생가 인근 골목에 남아있는 고대 공동 수도. 수도꼭지는 현대식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기독교 유적이 보존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며, 이 점에서는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초 중국 우한(武漢)에서 들어온 코로나 질병 때문에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의 성지순례 기회가 거의 중단되어 버린 것이 안타깝지만, 질병이 없어져 다시 이전처럼 성지순례를 떠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란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유튜브 권박사 지구촌 TV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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