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에 있던 ‘바울의 문’, 이슬람 국가 되고 ‘클레오파트라의 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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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6] 바울의 고향, 다소 (6)

다니엘 묘지, 다소 외에도 중동 여러 곳에서 발견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모스크에서도 소재 주장
다소 시내 서쪽엔 고대 ‘클레오파트라의 문’ 전해져
19세기까지 ‘사도 바울의 문’으로 불리다 이름 변경

▲바울 생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소 시내의 재래시장.

▲바울 생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소 시내의 재래시장.

지난 회에서 언급한 대로, 현지인들은 바울의 고향인 다소에 다니엘의 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키르쿡 주민은 그곳에 다니엘의 시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중동 지역에는 현지인들이 다니엘의 묘라고 주장하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몇 년 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를 방문하였는데, 그곳에도 다니엘이 묻혀 있다는 조그만 모스크가 있어 찾아간 적이 있으나 “다니엘이 과연 여기까지 왔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바울이 출생한 다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가운데 하나로서, 일부 학자는 다소의 역사가 6천 년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바울이 출생하기 약 45년 전(기원전 41년), 고대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여왕)인 클레오파트라가 비너스처럼 차려입고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를 만나려고 시드너스(오늘날은 Berdan) 강을 따라서 다소에 왔었다.

경쟁자인 옥타비아누스 장군을 상대로 내전을 하고 있던 안토니우스는 이집트 왕조를 부활시키려는 클레오파트라와 연합하여 기원전 31년 9월에 서부 그리스의 악티움 해안 앞바다에서 옥타비아누스의 함대와 해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함대는 크게 패하여, 결국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30년 각각 자살하였다.

▲다소 시내 클레오파트라 상점.

▲다소 시내 클레오파트라 상점.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한 옥타비아누스는 해전이 벌어진 악티움 북쪽 10km에 있는 해안에 ‘승리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니고볼리(Nicopolis)라는 새로운 도시를 악티움 해전 승리 이후 3년이 지난 기원전 28년에 건설하였다.

디도서를 보면 사도 바울은 서기 63년경, 로마의 감옥에서 일시 석방되었을 때 니고볼리를 방문하여 겨울을 보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오늘날 그리스에서 (아마도) 가장 넓은 고대 유적지는 니고볼리라고 하는데, 그 크기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때에 네가 급히 니고볼리로 내게 오라 내가 거기서 과동하기로 작정하였노라(디도서 3장 12절 하반절)”.

이렇게 로마 내전에 승리한 옥타비아누스는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라는 이름으로 로마 제국의 첫 황제로 즉위하고, 로마는 공화정(共和政)을 끝내고 제국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한때 ‘사도 바울의 문’이라는 이름을 가졌었던 '클레오파트라의 문'.

▲한때 ‘사도 바울의 문’이라는 이름을 가졌었던 '클레오파트라의 문'.

아우구스투스는 45년간 로마를 통치하였다.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탄생하게 된 것도 (물론 하나님의 예정에 따라서 된 것이지만) 겉으로는 아우구스투스의 명령 때문에 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성경 말씀은 다음과 같다.

“이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 되었을 때에 첫번 한 것이라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인 고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되었더라(누가복음 2장 1-5절)”.

즉 이 성경 말씀에 나오는 ‘가이사 아구스도’가 아우구스투스 황제이고 그가 황제가 되기 전 이름이 옥타비아누스이다. ‘가이사’는 황제를 의미한다.

오늘날 다소 시내 서쪽에는 고대(로마 시대로 추정)에 세워진 돌문이 있는데, 후세 사람들은 이 문에 ‘클레오파트라의 문(Cleopatra Gate)’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문이 서 있는 곳에는 원래 그 이전에 다른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이 있던 자리에 오늘날 우리가 보는 문이 세워진 것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다소 시청.

▲시내 중심에 있는 다소 시청.

고대에는 다소가 항구였으므로 사람들은 이 문을 통해서 부두로 갔다. 그러므로 고대에는 이 문을 ‘바다문(Sea Gate)’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9세기에 이 문에는 ‘사도 바울의 문(St. Paul's Gate)’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의 유적에 기독교 사도의 이름을 붙인 것이 거슬렸는지, 그 후 이 문은 ‘클레오파트라의 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되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문 옆에 있는 과일 상점에는 ‘클레오파트라’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상점 주인의 재치있는 상술이,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여행하고 있던 필자에게 잠시나마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였다.

한편 다소의 북쪽에 있는 다소산에는 ‘길리시안 문(Cilician Gate)'이라고 부르는 협곡이 있는데, 지난 4천년 동안 북쪽에서 다소를 침공하려는 외적은 모두 이 협곡을 통해서 들어왔다.

즉 마치 테이블 윗면처럼 평평하게 생긴 두 개의 산 사이에 있는 이 협곡은 다소 주민들이 북쪽으로 갈 때 통과하는 곳이기도 하므로, 바울도 제2차, 3차 전도여행시 고향 다소를 통과하였을 때 이 협곡을 통하여 북쪽으로 여행하였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이 협곡 아래에 2차선 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권주혁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유튜브 권박사 지구촌 TV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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