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등록제’, 기독학교 관계자들 대체로 “기대”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실태조사 결과 분석 ②

만족도 54%, 불만족도 8.5%, 보통 37.3%
자의적 해석 여지 많은 시행령, 보완 필요

▲지난해 12월 통과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에 따른 ‘등록제’에 대해 기독교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로고스국제크리스천스쿨 졸업생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지난해 12월 통과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에 따른 ‘등록제’에 대해 기독교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로고스국제크리스천스쿨 졸업생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지난해 12월 통과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대안교육기관법)에 따른 ‘등록제’에 대해 기독교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대안학교연구소(소장 박상진 교수)는 5년마다 실시해 온 기독교 대안학교 실태조사 4차 조사에서 총 313개 학교 중 70개 학교를 상대로 설문을 실시하고 최근 이를 발표했다.

설문이 실시된 기간에는 아직 ‘관련 법의 시행령’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으나(9월 2일에 시행령 제정(안) 입법 예고),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표출됐다. 동시에 시행령이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시도교육청의 해당 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상진 소장(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실태조사 응답 학교의 대부분이 법 통과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으며, 만족도(54.3%, 매우만족+만족)도 불만족도(8.5%, 불만족+매우불만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학교도 37.1%였으며, 등록 예정 여부에서도 ‘그렇다’(31.3%), ‘긍정적 검토 중’(37.3%) 외에, ‘모르겠음’(6.0%), ‘시행령 확정 후 결정’(19.4%), ‘아니다’(6.0%) 등으로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학교들도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우려는 ‘교육과정 자율성 제한’

학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법적 안정성을 얻게 되면서 대안교육의 자율성도 제한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였는데, 무엇보다도 ‘교육과정 자율성 제한에 대한 우려’가 5점 만점에 4.10으로 가장 높았다.

2위는 ‘과도한 시정 명령에 대한 우려’(3.71), 3위는 ‘미등록 학교 제재에 대한 우려’(3.66)였다. 자율성 제한에 대한 우려에 비해, 민주적 운영이나 회계 투명성 등과 같은 공공성 강조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와, 이는 학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예정 여부에 따른 우려 경향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모르겠다’는 그룹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식 의견으로는 정부가 대안교육의 의미를 알고 존중해 주기를 바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불필요한 관리 감독보다는 대안학교의 지위 보장에 적극적인 시행령이 되기 바람’, ‘대안교육기관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함’ 등의 자율성 존중에 관한 의견과, ‘등록했을 때의 장단점,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궁금’, ‘등록에 있어서 행정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등의 등록 기준에 대한 의견 등이 있었다.

박 소장은 올 9월 2일에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정(안)이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시도교육청의 해당 위원회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행령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개선 의견이 수렴되어,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되면서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확대될 수 있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학교들의 추가 의견들을 수렴하여, 교육부에 입법 예고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 10월 12일까지 의견 수렴 

한편 대안교육기관법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대표발의해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안교육기관 등록제를 기반으로 ‘대안교육의 핵심 취지를 살리면서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설기준과 설립자 및 교원의 자격을 규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2일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통합입법예고센터(http://opinion.lawmaking.go.kr) 등을 통해 10월 12일까지 받는다. 시행령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대안교육기관 시설·설비기준 (안 제2조)

- 대안교육기관은 <별표1>에 따른 교사 기준면적과 안전, 방음, 환기, 채광, 소방, 배수, 위생 등의 면에서 교수·학습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어야 하며,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의 완화 가능

- 교사 및 교지는 대안교육기관 설립·운영자의 소유여야 하며,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차도 허용함

나. 대안교육기관 등록 등 (안 제3조)

- 대안교육기관 등록을 위해 학생정원, 학생명부, 개설연월일, 교사·교지 등본 등이 포함된 서류를 교육감에 제출해야 하고, 대안교육기관 등록운영위원회에서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판단한 시설 등으로 교육감이 부적절하다고 규정한 시설은 등록 제외됨

다. 대안교육기관의 등록 취소 (안 제5조)

- 교육감은 대안교육기관의 등록 취소 전 학생, 학부모, 교원 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며, 등록 취소 시 교육감은 해당 기관으로부터 학생명부를 제출받아 관리하고, 취소 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고해야 함

라. 대안교육기관 등록운영위원회 (안 제7조)

- 등록운영위원회 위원은 당연직과 위촉직으로 구성하고,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음

- 필요 시 등록을 신청한 대안교육기관 설립·운영자를 위원회에 출석하게 하여 의견을 들을 수 있음

마. 취학 의무의 유예 (안 제8조)

- 대안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의무교육 대상자에 대한 취학 의무 유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8조를 따르며, 취학 의무를 유예받은 학생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제2항에 따라 다시 취학할 수 있음

바. 대안교육기관의 실태조사 (안 제9조)

-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은 대안교육기관 실태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할 수 있고, 연구·조사기관에 위탁도 가능함. 필요 시 지자체에 협조 요청할 수 있음

사. 대안교육기관 운영위원회 구성·운영 (안 제10조)

- 대안교육기관 운영위원회는 학부모 부담경비, 방과후 교육활동, 학교급식 및 학칙으로 정하거나 기관장이 심의를 요청한 사항을 심의함

- 위원 수는 5명 이상 12명 이하의 범위 내에서, 구성비율은 학부모위원은 100분의10 내지 100분의50, 교원위원은 100분의 50 내지 100분의90의 범위 내에서 학칙으로 정함

- 학생 및 지역인사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음

아. 교원의 자격 요건 (안 제12조)

- 대안교육기관 교원은 「초·중등교육법」 별표2에 따른 교사자격 또는 전문대학 졸업자로서 담당과목과 관련되는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거나 고등학교 졸업자로서 담당과목과 관련되는 분야에 4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 등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함

자. 과태료 부과기준 (안 제13조)

- 변경등록 없이 운영하거나 폐쇄신고 없이 폐쇄할 경우, 시정명령 미이행 등 법률에 따른 위반사항에 대해 위반의 경중·횟수 등에 따라 과태료 상한 범위(30~100만원) 내에서 부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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