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가정에서 신앙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카도쉬아카데미, 코로나 시대 가정신앙교육 대안 제시

다음 세대 신앙 약화 원인은 ‘뼈대 없는 신앙’으로 진단
자녀가 믿음·은혜·구원에 대해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부모들도 교육 대상… 교리도 재미·유익 가능
‘영상+책+토론’ 통해 한 번에 3~4번 학습 효과

▲슬기로운 신앙생활

▲슬기로운 신앙생활

코로나19로 우리 일상엔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 중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이 바로 교육의 영역이다. 코로나 초창기 교육계는 전방위 온라인 교육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았다. 공교육 기관이 전면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직후에도 어려움은 많았다. 수업 중 출석 부르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자 점차 학생들은 온라인 교육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말 그대로 온라인 교육에 익숙해진 것이지 학습효과가 좋거나 만족스럽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감염병 예방이라는 장점도 있겠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게 드러났다.

청소년 학습 관련 여러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청소년들의 학습은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온라인 학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두 가지인데, 청소년들의 학습동기와 흥미다. 학습자가 해당 주제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더 알고 배우자 할수록 온라인을 통한 긍정학습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으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온라인 교육은 쉽지 않은 것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홀로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학습해야 하는데, 이것이 주는 장점도 있겠으나 기존까지 교육계가 오프라인 교육을 메인에 둔 이유가 있다. 아무리 유용한 온라인 학습도 오프라인 현장에서 보조수단에 머무는 정도는 청소년들이 성인들보다 약한 자아통제력에서 원인을 찾는다. 스마트폰과 PC로 학습을 할 때 여러 방해 요인들을(SNS, PC&스마트폰 게임, 온라인 서핑, 유튜브 시청 등) 스스로 통제하며 학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에 청소년들은 지금까지 없었던 과다한 미디어 노출을 통해 게임 중독, 스마트폰 중독을 비롯한 음란물 중독, 온라인 도박 중독 등 여러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관찰해 온 교육부는 지난 8월, 그간 온라인 학습 환경의 수준과 질이 많이 올라갔음에도 청소년들의 학교 생활 만족도와 행복감이 저조한 것을 인정했으며, 학년이 낮을수록 학업 효율성에 큰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 코로나 4단계에도 전면등교를 목표로 2학기 학사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자녀의 신앙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교회교육부서엔 심각한 타격이 왔다. 모여 말씀을 나누고 교육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으로 학생들을 신앙교육하기 어려워졌으며, 불신부모를 둔 학생들은 부모의 교회출석 제재로 대거 이탈했다. 부모 손에 끌려오다시피 교회에 출석해 온 자녀세대들 역시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자녀신앙교육을 교회에 위탁하며 평소 가정에서 신앙교육에 힘쓰지 못한 결과가 이번 코로나19 장기화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부모 손에 끌려 교회에 출석하던 학생들은 온라인 예배조차 드리지 않고 있으며, 처음으로 가족 간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냄에 따라 생각지 못한 가정 문제들도 함께 드러났다. 특별히 학교-학원-숙소와 같은 집의 패턴으로 그간 부모자녀 간 소통의 부재도 문제를 드러냈다.

그간 카도쉬아카데미에서는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회복이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회복”임을 주장해 왔다. 카도쉬아카데미는 다음세대 신앙계승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신앙의 뼈대가 되는 교리의 부재를 지적했다. 카도쉬아카데미 공동대표 이재욱 목사는 “온라인 영상시대에 다음세대 자녀들이 온라인으로 세상 지식만 습득할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온·오프라인을 모두 동원하여 효과적으로 신앙교육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의 책임이 부모에게 있는데, 문제는 부모 역시 신앙교육 방법과 대안을 모른다고 진단하고, 온라인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가정이라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영상과 연계된 도서콘텐츠–온라인교육콘텐츠–가정의 부모(교회교사)”를 묶어 가정 신앙교육의 트라이앵글이다.

▲‘슬기로운 신앙생활’ 책자.

▲‘슬기로운 신앙생활’ 책자.

먼저 책을 통해 부모-자녀는 신앙교육 내용을 간단히 학습한다(앞서 부모는 책을 먼저 읽고 이해가 어려울 경우 영상을 통해 선행학습을 한다). 부모-자녀는 관련 내용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후 이어 자녀와 함께 교육 영상을 시청한다. 시청 후 책을 통해 이해했던 부분 중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영상시청 후 제대로 이해했는지 부모-자녀 간 대화를 나누며 점검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부모는 신앙교육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익힐 수 있고, 자녀를 신앙으로 지도하는 데도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분량도 5~10분 내외라 부담도 적다. 자녀 또한 책과 영상 콘텐츠,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부모로부터 직접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평소 잘 하지 못했던 신앙을 주제로 한 대화와 고민들을 나눌 수도 있다.

이번 달 9일 카도쉬아카데미에서는 “슬기로운 신앙생활”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해당 책은 성경의 주요 교리들을 아주 간결하게 정리하여 배우는 자녀(학생)뿐 아니라 가르치는 부모(교사)들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게 구성했다. 또 다채로운 접속사를 활용하여 구어체로 기록되어 부모들이 자녀에게 책을 그대로 읽어주어도 자연스러운 강의처럼 들리게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신앙생활”의 장점은 각 장(chapter)마다 QR코드가 있어서 짧은 신앙교육 영상 콘텐츠(5-8분)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이 출간된 이후 벌써 가정에서 6, 7세 미취학 자녀와 함께 신앙 교육을 시작했다는 피드백과 초등 3학년 자녀도 하루에 두 장씩(chapter) 진도를 나갈 정도로 어렵지 않고 좋다는 피드백 등이 있다. 이 책은 자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게 저자인 강희현 강도사의 말이다. 강 강도사는 “책의 본문은 아이들 수준에 맞는 언어로 기록하려고 노력했지만, 각주도 함께 달아서 나름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각주로는 개혁주의 신앙고백서, 또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저작에 있는 내용을 소개하여 학생이나 교사 분들이 더 깊은 내용이나 근거를 확인하고 싶을 때, 각주를 통해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강 강도사는 “이 책은 ‘꼭 기억할 요점’뿐 아니라, 일부 교리들은 ‘더 기억할 내용(혹은 논쟁)’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따라서 학생의 수준에 맞춰서 추가적인 내용도 선별적으로 가르치면 아주 유용하다. 각 교리마다 ‘꼭 생각해 보기’로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질문은 ‘단답형’도 있지만, 대부분 응용력이 있는 질문을 제시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가 상호 대화를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는데 상당히 유용하다”고 했다.

카도쉬아카데미는 “코로나 시국에 가정에서 부모-자녀 간 신앙교육을 시작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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