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0] 통곡의 벽
바울과 예루살렘 (3): 평화의 성 1
1967년 6일 전쟁에서 요르단 군에게 이겨 탈취
오늘날엔 공수부대원들 ‘통곡의 벽’ 주위 경비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에서 붙잡고 기도
종이에 소원 써서, ‘통곡의 벽’ 돌 틈에 넣기도
“그 사람이 다시 밤을 지내고자 아니하여 일어나 떠나서 여부스 맞은편에 이르렀으니 여부스는 곧 예루살렘이라(사사기 19장 10절 上)”.
유대의 산악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예루살렘은 여부스 부족(部族)이 처음 만든 도시로서, 4천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윗 왕은 기원전 1000년 경에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여부스왕으로부터 모리아 산을 얻어 그곳에 하나님께 제단(祭壇)을 쌓았다. 그리고 법궤를 헤브론에서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그 후 오랜 역사적인 사건을 거치면서 예루살렘은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聖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평화의 성’이라는 뜻을 가진 예루살렘은 이름의 뜻과 달리 평화보다는 오히려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예루살렘은 성 밖에는 현대적인 신(新)도시가 조성되어 있으나 성 안에 있는 구(舊) 시가지는 4개 구역(기독교, 아르메니아, 유대교, 이슬람교)으로 구분되어 있다.
오늘날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통곡의 벽’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사해(死海) 인근에 있는 마사다(Masada) 요새이다. 마사다 요새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되지만 통곡의 벽은 입장이 무료이다.
2천여 년 전인 서기 70년 예루살렘을 파괴한 로마 군대는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였다.
그 후 비잔티움 시대에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을 방문하면서, 그때까지 성전터 아래에 남아있던 축대 벽에 와서 벽을 붙잡고 성전이 파괴되고 민족이 분산된 사실에 통곡하였다.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방랑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예루살렘에 돌아간다는 소망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1948년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을 건국하였다.
오늘날 통곡의 벽은 유대인 구역에 있으며, 유대인들은 이 벽을 예루살렘에서 가장 귀한 장소로 여기고 있다.
유대인들은 1948년 ‘독립 전쟁(제1차 중동전쟁)’에서 통곡의 벽을 요르단 군으로부터 탈취하는데 실패하였으나,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 육군 공수부대가 요르단 군과 치열한 전투를 하여 탈취하였다.
오늘날 통곡의 벽 주위를 경비하는 젊은 이스라엘 육군 병사들은 모두 공수부대원들이다.
돌로 만든 높이 20m, 길이 약 60m의 통곡의 벽 위에는 고대에 솔로몬 왕이 세웠던 성전이 있었던 곳으로서 성전산(聖殿山, Temple Mount)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날은 금으로 된 지붕을 갖고 있는 이슬람교의 모스크(사원)가 세워져 있다.
솔로몬 왕이 만든 성전을 밑에서 지지해주는 벽(축대)들이 모두 무너졌는데, 서쪽면 축대벽의 원래 길이 488m 가운데 약 60m가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이 통곡의 벽을 ‘서쪽 벽(Western Wall)’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에 와서 그들의 조상이 만든 성전이 기원전 586년에 바빌로니아에 의해 무너지고, 그 후 서기 70년에는 로마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던 사실을 상기하고 애통해 하는 것이다.
전면에서 볼 때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으로 구분된 공간에서 벽을 붙잡고 기도한다. 벽에 가까이 가 보면 돌 틈 사이에 조그만 종이 조각들이 들어가 있는데 이는 하나님께 자기의 소원을 쓴 것들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런 종이를 매년 약 100만장을 수거한다고 한다. 이스라엘 국영 통신사인 베젝(Bezeq)은 이곳에 팩스 기기까지 준비해 두었으므로, 하나님께 자기 소원을 직접 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다.
특히 유대교 안식일(토요일) 해 지기 전에는 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에 몰려와서 기도한다. 이곳에서는 가끔 발 미츠바(Bar Mitzvah)라고 부르는 성년식을 행하는 소년과 이를 축하해 주는 가족과 친척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유대인 소년은 13살이 되면 성년식을 하는데, 이 날은 잔칫날이다.
권주혁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유튜브 권박사 지구촌 TV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