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한국 성지순례객들이 못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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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1] 윌슨 아치

바울과 예루살렘 (3): 평화의 성 2

성전 산 윗부분과 예루살렘 시내 연결하는 다리
아치형 동굴과 성전 산 들어가는 입구까지 연결
유대인들 기도하거나 몸 앞뒤 흔들며 성경 읽어
우리나라 가이드 윌슨 아치 안내하지 않는 경향

▲윌슨 아치 속에서 성경을 읽거나 기도하는 유대인들. 모두 키파 또는 유대인 전통 복장의 검은 모자를 쓰고 있다.

▲윌슨 아치 속에서 성경을 읽거나 기도하는 유대인들. 모두 키파 또는 유대인 전통 복장의 검은 모자를 쓰고 있다.

통곡의 벽을 전면에서 보았을 때 통곡의 벽과 직각을 이루는 모서리 왼쪽 벽 아래 1층 부분에는 아치형 입구가 있다.

이것은 ‘윌슨 아치(Wilson Arch)’ 문으로서, 영국 육군 공병대 장교(후일 육군 소장으로 퇴역함)이며 고고학자인 윌슨(Charles William Wilson)이 1884년에 발견하였으므로 문에 그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원래 그는 예루살렘의 식수원(食水源)을 조사하기 위해 통곡의 벽 인근을 조사하다가, 뜻밖에 왼쪽 벽 아래 1층 모서리 부분에서 아치문을 발견하고 이어서 인공 동굴을 발견한 것이다.

이 동굴은 성전 산의 윗부분과 예루살렘 시내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아치형 동굴 끝이 성전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까지 연결된다.

천정이 아치형으로 된 이 속에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챙이 달린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유대인들이 의자에 앉거나 서서 경건한 자세로 성경(모세오경)을 열정적으로 소리 내며 읽고 있다.

▲통곡의 벽 왼쪽 모서리에 있는 윌슨 아치 입구.

▲통곡의 벽 왼쪽 모서리에 있는 윌슨 아치 입구.

일부 유대인은 이 동굴 속까지 연장되어 들어 온 통곡의 벽을 손으로 붙잡거나 머리를 벽에 대고 기도하고 있다.

윌슨 아치에는 여성 전용 방이 있는데, 사용 시간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월요일은 자정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목요일은 자정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통곡의 벽에 갈 때 남자는 누구나 머리에 ‘키파’라는 모자를 머리 뒷부분에 의무적으로 쓰는 것처럼, 윌슨 아치 동굴 속에 들어갈 때도 키파를 써야 한다(통곡의 벽 입구에서는 이 모자를 무료로 빌려준다).

동굴 안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는데, 이들 방 속에도 많은 경건한 유대인들이 힘을 다해 기도를 하거나 몸을 앞뒤로 흔들며 열정적으로 성경을 읽고 있다.

이들은 하레디(Haredi)라고 부르는 극(極)정통파 유대인들로서, 평생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정부에서 주는 유대교인 생활보조금으로 생활하며 토라(모세오경)와 탈무드를 연구하며 일생을 보낸다.

물론 이들은 군 복무도 면제받으므로, 일부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서쪽 벽 터널 입구(지상). 오른편에 유대인 전통 복장을 입은 소년이 서 있다.

▲서쪽 벽 터널 입구(지상). 오른편에 유대인 전통 복장을 입은 소년이 서 있다.

윌슨 아치의 동굴 속은 생각보다 상당히 넓어서, ‘토라 아크(Torah Ark)’라고 부르는 수많은 토라 두루마리 책과 일반적인 토라 책을 보관하는 거대한 책장(가구 형태)도 있고 유대교 예배당도 있다.

통곡의 벽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이 단체 여행으로 성지순례를 한다. 통곡의 벽에 도착하면 가이드는 잠시 설명한 뒤에, 각자 통곡의 벽을 둘러보도록 일반적으로 15분 정도 자유시간을 준다.

여행 가이드는 다른 장소로 부지런히 이동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인지, 아니면 경건한 유대인들로 복잡한 윌슨 아치의 공간에 단체 여행객들을 인솔하여 들어가기가 불편해서인지 거의가 통곡의 벽만 보게 한 뒤, 윌슨 아치 속으로 일행을 안내하지 않고 그냥 통곡의 벽을 떠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윌슨 아치에 들어가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예루살렘 갔을 때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윌슨 아치라는 문이 통곡의 벽 왼쪽 끝 모서리에 붙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전혀 모른다.

▲서쪽 벽 터널(지하). ‘Western Walls’이라는 큰 글자가 보인다.

▲서쪽 벽 터널(지하). ‘Western Walls’이라는 큰 글자가 보인다.

윌슨 아치에 들어가는 데는 입장료가 무료이다. 그러나 그 옆 성전산 위로 연결되는 ‘서쪽 벽 터널(Western Wall Tunnels)’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대한 서적이 상당히 많이 나와 있으며, 이 책들은 통곡의 벽에 대해서는 어느 책이나 빠짐없이 설명을 하고 있지만 윌슨 아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혹시 필자가 못 보았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윌슨 아치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인 것 같다. 하여간 중국에서 온 코로나가 종료되어 다시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시절이 어서 돌아와,

독자들이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을 방문하는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그 옆에 붙어 있는 윌슨 아치도 둘러 볼 것을 이 자리를 빌어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유튜브 권박사 지구촌 TV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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