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박해자’, 탈레반-김정은-나이지리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국제기독연대, 처음으로 선정해 발표

▲나이지리아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은 납치, 강제 개종, 성폭력 위험에 처해 있다.     ⓒACN 제공

▲나이지리아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은 납치, 강제 개종, 성폭력 위험에 처해 있다. ⓒACN 제공

종교자유 수호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올해 첫 박해자 명단에 탈레반, 김정은, 나이지리아를 올렸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ICC는 15일(현지시각) 기독교 최악의 박해자 24명을 지목한 150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동시에 종교 박해 피해자와 전문가들의 대화를 토대로 ‘올해의 박해자’를 선정했다.

ICC가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박해자를 선정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과거 ICC는 세계에서 종교적 자유를 가장 심각하게 위반한 인물들을 조명한 ‘수치의 전당’이라 불리는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이에 대해 제프 킹 ICC 위원장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올해의 박해자 지정은 정부와 언론이 매우 복잡한 주제를 신속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든 ‘수치의 전당’의 진화”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프리처드 ICC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인 장소에 교회를 조직하고 건설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한 후, 특정 국가, 단체, 개인을 올해의 박해자 명단에 올렸다.

2003년부터 ICC 위원장을 맡고 있는 킹 목사는 “나이지리아를 2021년 최악의 종교자유 박해국가로 선정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0년 동안 기독교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기독교를 상대로 한 일방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독교인과 싸우는 게릴라 세력이나 파벌이 두 곳에 있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처한 불안정한 환경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5만 명에서 7만 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이곳은 기독교인들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다. 나이지리아는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내고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의 본거지”라고 했다.

이어 “풀라니 반군은 지난 몇 년 동안 보코하람보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을 살해하고 농부들을 추방했다. 또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는 젊은 기독교 여성들의 강제 개종 및 결혼을 허용하고, 취업을 원하는 기독교인들을 차별해 왔다”고 했다.

킹 목사는 “말 그대로 수백만 명, 3백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추방됐다. 그들은 집, 땅, 농장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킹은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의미있는 답변이 없었다”며 “특히 기독교인들에 대한 범죄자들의 체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도 납치자들에 대한 군사적은 보복은 없었다.

그는 그러면서 “나이지리아 정부도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공격에 연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나이지리아 카두나주기독교협회 회장인 조셉 존 하예브 목사의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야만적인 무슬림들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을 살피지 않고는 기독교인 박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며 “무슬림이 지배하는 지역사회에서는 (그들이) 이미 정부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들이 설교하지 말 것을 요청받고 있다”고 했다.

하예브 목사는 또 나이지리아 내 분쟁이 기독교인 농부들과 무슬림인 풀라니 목동들 사이에 발생한 긴장의 결과라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 범죄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ICC가 선정한 올해의 박해자 단체는 탈레반이다. 보고서는 “탈레반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기독교인들을 수색하고 ‘우리가 당신을 잡으러 간다’고 협박하는 전화를 걸기도 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킹 목사는 “탈레반은 기독교인들을 고문할 때 은밀한 작전을 펼친다. 그들은 공개적인 살인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협상에 나설 것이고, 정치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일을 뒤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김정은. ⓒ픽사베이

▲북한의 김정은. ⓒ픽사베이

ICC는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올해의 박해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을 모델로 한 종교 체제를 만들었다. 김정은과 체제에 대한 어떤 위협도 무자비히게 파쇄된다”고 했다.

킹 목사는 과거 독재자였던 김일성, 김정일의 뒤를 이은 김정은을 “북한 기독교 박해의 최고 주동자”라며 “(누군가 북한에서) 진지한 기독교인으로 확인되면, 그를 비롯해 3대를 추방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기독교인 약 3만 명이 수용소로 보내졌으며, 100만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탈북자 김성민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기독교가 국가의 적이라는 교육을 철저하게 받고 있다. 김씨 정권은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상류층이 하층민을 억압하는 데 이용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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