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추수감사주일) 2021, 역사와 유래, 의미, 그리고 청교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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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1일은 국내 대부분의 교회가 추수감사절(주일)로 지킨다.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간접적으로는 신구약 성경, 직접적으로는 청교도들의 ‘미국 이주’이다.

구약 성경의 맥추절(the Feast of Harvest)이 추수감사절과 관련이 있다. 맥추절은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 밀(wheat) 추수가 끝날 무렵 우량품들로 먼저 하나님께 드리는 추수 감사제였다(출 23:16, 34:22).

그러나 11월 셋째 주 주일에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주일의 직접적이고 근대적 유래는 북미 대륙을 개척한 청교도들(Pilgrims)의 ‘감사’에 있다. 청교도들은 영국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지의 북미 대륙으로 온 경건한 신앙인들이다.

청교도들이 북미로 오게 된 ‘역사적 배경’은 영국 헨리 8세와 제임스 1세, 찰스 1세 때 이어진 종교 박해였다. 순례자의 조상들(Pilgrim’s Fathers)이라 불리는 영국 청교도들은 1600년대 초기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 미 대륙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102명의 청교도들은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것이 직접적인 유래에 해당한다.

청교도들은 영국 남해안 플리머스(Plymouth) 항구에서 1620년 8월 5일(지금 달력으로 8월 15일) 스피드웰(Speedwell)과 메이플라워(Mayflower)호를 타고 美 대륙을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초반에 배가 고장나 물이 새 다시 귀항했다.

▲Bernard Gribble의 ‘Mayflower’. 영국 국교회에서 나와 북아메리카로 이주하는 분리주의 회중. ⓒbritannica.com 캡처

▲Bernard Gribble의 ‘Mayflower’. 영국 국교회에서 나와 북아메리카로 이주하는 분리주의 회중. ⓒbritannica.com 캡처

한 달 후인 1620년 9월 6일, 결국 메이플라워호만 25명의 선원과 102명의 청교도들이 승선하여 미국 동해(대서양) 중부지방 버지니아(Virginia)를 목적지로 삼고 재차 출발했다. 남자 78명과 여자 24명 등 전체 102명이 출발했으나, 항해 도중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탄생했다.

그들은 그해 11월 11일 버지니아 대신 미국 동북부 메사추세츠 케이퍼 카드(Cape Cod) 해안가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5일간 주위를 답사한 후 11월 16일 현재의 플리머스(Plymouth)에 정착했다.

63일간 3,400마일(5,440km)의 멀고도 긴, 그리고 위험한 항해 끝에 닻을 내렸던 것이다. 그들은 영국을 떠날 때 항구 이름을 따라, 그곳을 플리머스라 명명했다.

미국 동해안은 항상 북서풍이 불기 때문에, 남쪽 버지니아로 가려던 배는 북쪽 메사추세츠에 도달했던 것이다. 그들은 토요일에 도착했지만, 주일을 지키기 위해 길고도 지루하고도 위험한 항해를 거쳤음에도 주일을 배 안에서 보냈다.

그들은 항해 동안 어떻게 보냈는가? 찬송을 많이 불렀다. 그들은 후일 이렇게 고백했다. “우리는 대부분 시편을 찬송으로 불렀다. 주일은 모두가 찬송만 불렀다. 그리고 기도를 많이 했다.”

청교도 개척자들은 무사히 신대륙에 도착했지만, 더 어려운 난관에 부딪쳤다. 11월 중순 도착한 그들은 강풍과 눈보라 치는 혹독한 추위, 질병과 식량 부족, 원주민들의 냉대, 들짐승들의 위험, 거할 집 하나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해(1620-1621) 겨울, 2-3개월 내 도착했던 102명 중 절반 이상이 세상을 떠났다.

특히 1-2월의 혹독한 겨울에는 하루에 2-3명씩 죽어나갔다. 생존자는 50명뿐이었고, 그들 중 다수도 지치고 건강이 쇠약해져 질병으로 신음했다.

이러한 가운데 6-7명의 건장한 사람들이 땔감을 마련하고, 침실을 만들고, 병자들을 간호하며, 병자들과 노약자들의 옷을 빨아입히고, 칠면조와 사슴 등을 사냥하여 고기를 조달하는 등 자발적으로 헌신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추수감사 음식을 나누는 모습. ⓒ픽사베이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추수감사 음식을 나누는 모습. ⓒ픽사베이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자, 생존한 청교도들은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 그해 가을 기대 이상의 추수를 하게 됐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눈물로 감사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시 126:6)”. 청교도들은 엄동설한에 황무지에서 살아남은 것, 신앙의 자유를 허락하여 주신 것, 미 대륙 개척자들로 삼아주신 것 등을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렸다.

결국 청교도들은 북아메리카로 건너 온 다음 해인 1661년 가을, 하나님께 첫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렸다.

추수한 첫 곡식들과 채소들 중 최고 우량품들을 처음 익은 열매로 하나님께 드렸다. 그들은 기도 중 “우리는 대서양을 건너와 여러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첫 열매를 드리나이다”라고 기도했다.

청교도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첫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렸다. 첫날인 주일에는 온종일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찬송부르고, 말씀 받아 묵상했다. 둘째날에는 칠면조 요리, 감자, 옥수수 요리 등을 만들어 서로 나눠먹고, 셋째날에는 인디언 추장 마싸소이트 등을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친교했다.

90명의 원주민 인디언들은 칠면조 구운 요리와 호박파이(pumpkin pie)를 가져와 같이 친교를 나눴다. 그것이 유래가 되어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고기와 호박 파이를 먹게 됐다.

청교도들은 통나무들을 잘라 먼저 교회를 짓고, 학교를 지은 다음에야 자신들의 집을 지었다. 그들이야말로 북아메리카의 개척자들이요, 믿음의 선조들이었다. 그들은 철저한 주일 성수, 십일조, 경건생활을 했다.

1623년 정착지 플리머스 책임 행정관 윌리엄 브래드포드는 ‘추수감사절’을 공식 선언했고, 1789년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이 날을 국가 기념일로 선포했다. 추수감사절은 지역마다 날짜가 제각각이었으나, 1863년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 의해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통일됐다.

한국에서는 1908년 예수교장로회 제2회 대한노회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감사일’로 정했고, 1912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제1회 총회에서 음력 10월 4일로 제정했다.

이후 1914년 제3회 총회에서는 선교사들이 한국에 처음 도착했던 11월 셋째 주 수요일로 조정했고, 1921년 장로교와 감리교 연합협의회에서 매년 11월 둘째주일 후 수요일에 기념하기로 결의했다.

현재는 예장 통합 일부 총회가 10월 마지막 주에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11월 셋째 주 일요일 예배를 추수감사주일로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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