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 무당 집마다 찾아가 전도지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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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변화시키는 ‘행복 신학’ (18)] 무당과 목사, 3가지 부류

▲영화 <랑종>의 무당 님(싸와니 우툼마). 악귀를 쫓기 위해 주술적 의식을 행하는 장면. (본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영화 <랑종>의 무당 님(싸와니 우툼마). 악귀를 쫓기 위해 주술적 의식을 행하는 장면. (본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흔히 무당(巫堂)을 세 부류, 즉 세습무, 강신무, 학습무로 구분한다(참고,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명칭 그대로, 세습무는 조상 대대로 무업을 전수받은 무당이고, 강신무는 신내림을 통해 무당이 된 경우이며, 학습무는 말 그대로 학습을 통해 무당이 된 경우이다. 이 중에서도 영적 실체를 보여주는 부류가 강신무다. 나머지는 비슷하게 흉내만 낼 뿐이다.

필자는 기질적으로 이성이 강하지만, 영적 실체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무당 집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대적기도를 한다.

물론 막가파(?)처럼 무례하고 폭력적으로 하지는 않고, 마음속으로 또는 작은 소리로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한다. 저 무지한 자들을 긍휼히 여기시어 속히 자신들의 일을 그만두고 참 신(神)이신 주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말이다.

참으로 신기한 건, 강신무들은 기도하는 자를 알아보고 즉각 반응을 한다. 대문과 안채가 좀 떨어져 있는데도, 대문 앞에서 기도를 하면 곧바로 불을 꺼버린다. 영적 실체에 그들이 아주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의 실제 경험담이다.

필자는 학창 시절에 형편이 어려워 신문배달을 자주 했다.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했는데, 특히 대학교 때 신문 배달하며 맡은 구역은 경북대 동문 건너편 지역의 신암동이었다.

새벽에 신문 배달하면서 나는 이 지역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좁은 골목마다 무당 집이 정말 많이 보였다. 소위 ‘장군보살’ 또는 ‘처녀보살’ 등 다양한 보살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반면에 교회당은 두세 곳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어느 날부터 나는 이 지역을 바라보면서 애통해하기 시작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니까, 이곳의 영적 상태가 더욱 냉랭하게 느껴졌다. 이곳에 사는 영혼들은 그리스도의 복음보다는 한결같이 어둠의 세력에 짓눌려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신문 배달하면서 빨간색의 ‘卍’(만)이라는 글자를 쳐다볼 때마다 하루속히 그 보살집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사도행전 17장을 살펴보면, 바울이 아테네에서 실라와 디모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온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격분하였다(16절, 새번역)”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아테네 사람들이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심히 애통해했던 것이다. 성령께서 부족한 나에게도 바울의 그런 마음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도록 하셨다.

그래서 무당들에게도 예수님을 알려야겠다는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다. 성탄절 당일 새벽에 신문 배달하면서 내가 손수 제작한 전도지를 예쁜 카드와 함께 보살집마다 선물하기로 했다.

그분들은 어지간해서 자극을 안 받기 때문에, 메시지 내용을 좀 강하고 직설적으로 만들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는 죄가 없는 완전한 의인(義人)이었습니다. 그가 죽은 이유는 당신을 헛된 길에서 돌이키기 위함입니다. 게다가 죽음에서 그치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을 선택하지 않으면 당신은 영원히 후회하실 거라고 내 생명을 걸고 부르짖습니다. 지금 결단하십시오!”

그리고 사도행전 16장 31절 말씀을 마지막에 덧붙였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드디어 성탄절 새벽이 다가왔다. 구주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침묵한다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매우 섭섭하게 생각하시리라!

새벽에 무당 집을 찾아 다녀야 해서 평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신문을 배달했다. 스무 장 남짓한 카드를 보살집마다 선물하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한 영혼이라도 누구를 통해서든지 예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말이다.

영적 무지에 사로잡힌 그들이 하루속히 자신의 길에서 돌이켜, 천하 만민에 단 한 분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행 4:12)”.

그런데 목사들도 그들처럼 세 부류로 분류되는 것 같다. 먼저, ‘세습 목사’는 말 그대로 부모로부터 교회를 물려받은 경우이다. 이들은 다른 어떤 일보다 목회가 일상적으로 몸에 배어, 전문가 수준으로 교회를 경영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강신 목사’는 성령의 부르심을 따라 목사가 된 경우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해석을 덧붙여야겠다. 여기에서 ‘강신’이라는 단어를 ‘성령의 임재’라는 뜻으로 재해석하여 사용하는 중이다. 이들은 자신의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대언하면서, 목회에 전념하는 이유를 오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서 찾는다.

마지막으로, ‘학습 목사’는 그냥 열심히 공부해서 목사가 된 경우이다. 성경과 교리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교인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실제적으로 대언한다는 의식이 없다.

조국 교회에 넘쳐나는 목회자들이 과연 어느 부류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성령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그런 목사이고 싶다.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권율 목사

경북대 영어영문학과(B.A.)와 고려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를 마치고 청년들을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SFC(학생신앙운동) 캠퍼스 사역 경험으로 청년연합수련회와 결혼예비학교 등을 섬기고 있다.

비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폭력 및 부모 이혼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 복음으로 인생이 개혁되는 체험을 했다. 성경과 교리에 관심이 컸는데, 연애하는 중에도 계속 그 불이 꺼지지 않았다. 현재 부산 세계로병원 원목(협력)으로 섬기면서 여러 모양으로 국내선교를 감당하는 중이며, 매년 선교지(몽골, 필리핀) 신학교 강사로도 섬기고 있다.

저서는 <올인원 사도신경>, <올인원 주기도문>, <올인원 십계명>, <연애 신학> 등이 있고, 역서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영한대조)>외 3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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