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카드뉴스] 이어령 교수,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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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이어령 교수

하나님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들을 놓아
헤엄치게 하셨을 때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
하나님도 손뼉을 치셨습니까

아! 정말로 하나님
빛이 있어라 하시니 거기 빛이 있더이까
사람들은 지금 시를 쓰기 위해서
발톱처럼 무딘 가슴을 찢고
코피처럼 진한 눈물을 흘리고 있나이다

모래알만 한 별이라도 좋으니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닙니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깜깜한 가슴 속 밤하늘에 떠다닐
반딧불만 한 빛 한 점이면 족합니다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 묻은 손으로 조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리고 그것으로 저 무지한 사람들의
가슴 속을 풍금처럼 울리게 하는
아름다운 시 한 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무신론 #하나님 #참회 #고백 #회개 #기도 #이어령 #눈물 #신앙시 #신앙 #기독교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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