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

|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26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 성경 말씀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계 2:20)

1. 고대교회를 위협하던 영지주의 이단의 성격을 살펴보십시다.

교회 역사상 제 1세기로부터 수세기에 걸쳐 기독교회를 크게 위협하던 종교적 혼합운동을 벌이던 영지주의(Gnosticism)라는 이단이 있었습니다. 영지주의는 신화적인 페르시아의 이원론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세계의 가치관을 빛과 어둠, 선과 악,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등 이원론으로 나누었습니다. 영지주의자들은 정신적인 것만 선하고 육체나 물질에 속한 것은 다 악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수님이 육체를 지녔다고 하는 것도 그들은 부인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육체를 지녔다면 예수님도 악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그들은 예수님은 실제로 육체를 지닌 것이 아니고 하나의 환영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 이로써 너희가 하나님의 영을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지금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요일 4:1-3)

영지주의는 육체성을 악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인간이 구원을 받으려면 육체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영지주의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내에서는 수도원주의, 독신주의 등을 포함한 이상스런 금욕주의의 여러 형태들이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근본적인 증언보다도 당시의 철학사상과 그 원리를 더욱 중시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기독교의 단순한 예배형식을 너무 무미건조한 것으로 보아, 예배에 심령적, 마술적 요소를 재등장시켰습니다. 이처럼 영지주의자들은 로마 제국 내에 있는 모든 종교들을 통합하여 가장 강력한 하나의 종교를 만들려고 혼합운동을 벌였던 것입니다.

2. 영지주의를 닮은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의 성격을 알아봅시다.

고대교회에 나타났던 영지주의 이단의 혼합주의적인 성격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우리 주위에는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성운동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 어떤 집단에서는 기독교의 신앙에 여러 종교의 영성과 신념들을 혼합시켜, 가장 강력한 하나의 영적 집단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시도를 합니다. 이러한 영성운동은 모든 종교에 다 구원이 있다고 하는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힘입고 있습니다.

 어떤 집단에서는 기독교의 교리가 너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불만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기독교의 전통적인 신앙보다도 철학과 과학의 원리에 더욱 치중한 합리적인 신념을 나름대로 구사하곤 합니다.

 어떤 집단에서는 기독교의 의식(儀式)을 너무 무미건조한 것으로 보아, 예배나 기도 등에 무속적(巫俗的), 마술적 요소를 재등장시키기도 합니다. 단(丹)이나 선(禪)이나 요가(Yoga)와 같은 타종교의 영성을 기독교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들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들의 예를 들어봅시다.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을 통해 기독교를 혼란시킨 이단들을 몇 가지 예로 들도록 하겠습니다.

1969년에 세계일가공회(世界一家公會)를 세운 교주 양도천은 산에서 기도하던 중에 우주가 하나님의 집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 후 그는 계룡산에 입산하여 면류관을 머리에 쓰고 세계의 모든 종교가 다 자기 앞으로 나아온다고 했습니다.

통일교의 문선명은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가의 가장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께서 한국에 재림할 것이라고 강조하였으며, 인류 사회는 재림하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의 대가족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종교의 통일을 외치곤 합니다.

1955년 전도관(傳道館)을 세운 박태선은 자신이 천부(天父) 즉 하나님 아버지라는 허구적 발상을 하였습니다. 그는 성적(性的)으로 타락하여 더러운 피가 섞여 있는 자들이 동방의 의인(義人), 이긴 자, 또는 감람나무인 자기를 통하여 구원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들은 정통 기독교 신앙을 타종교나 또는 철학, 과학의 가르침과 혼합시키려는 위험스런 이단들입니다. 우리는 분별력을 민감히 하여 이러한 극단적 영성운동들로부터 정통적인 복음적 신앙을 잘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 어려운 용어 풀이: 전도관

전도관은 1955년 박태선에 의해 창립된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입니다. 초기의 공식명칭은 ‘한국 예수교 부흥협회’였다가, 그후 ‘한국 예수교 전도관 부흥협회’로 불렀고, 1980년 1월부터는 ‘한국 천부교 전도관 부흥협회’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박태선 자신이 천부(天父), 즉 하나님 아버지라는 허구적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박태선의 전도관에서는 ‘오묘원리’(奧妙原理)라는 것을 가르치는데, 이것은 ‘감추었던 비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 비밀이 박태선 자신에게 나타났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오묘원리의 구원론은 성적(性的)으로 타락하여 더러운 피가 섞여 있는 자들이 동방의 의인(義人), 이긴 자, 또는 감람나무인 자기를 통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1970년대 말 까지는 전도관의 교세가 수만 명에 이르고 있었으나, 1980년 박태선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과 성경의 신적영감성(神的靈感性)을 부인하고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선포한 이래, 많은 교인과 교역자들이 탈퇴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말에 박태선이 죽고 난 후 그의 후계자 격인 박윤명이 전도관을 이끌게 되었으나, 한때 한국교회를 혼란시키던 전도관은 현재 그 세력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 성령사역을 위한 질문

1. 고대교회를 위협하던 영지주의의 비성경적인 요소들은 어떤 점들이 있습니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오늘날의 극단적인 혼합주의 운동에는 어떤 특색들이 나타나나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을 통해 기독교를 혼란시킨 이단들에는 어떤 집단들이 있습니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삶의 적용을 위한 기도

1. 우리의 신앙을 다른 불순한 것과 혼합하지 않도록, 우리의 영혼을 순결하게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2. 우리 주위에 극단적 혼합주의 영성운동에 빠진 이들을 구원할 수 있는 지혜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주옵소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유튜브 채널 : 배본철 https://www.youtube.com/user/bonjourbay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종교 문맹 시대, ‘기독교 문해력’ 제안합니다”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개…

1인 가구

초핵가족화, 5060 고독사, 비혼 출산, AI, 마약…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김향숙)에서 2024년 연말을 맞아 올해 가정 이슈 관련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구체적 내용. 1. 초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앞당겨져 대한민국은 1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초핵가족화’라는 새로운 가족 구조 변…

김상준

9주년 맞는 ‘원크라이’ 김상준 사무총장 “나라 위한 기도회, 위대한 유산”

‘국가 위한 기도’ 문화 되살려야 그리스도인 최고의 방법은 기도 내년 우크라 인근 방문 기도 예정 원크라이가 2025년 9년째를 맞아 1월 3일 오전 11시부터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집회를 잇따라 열며 지경을 더욱 확대…

탄반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5차 기자회견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계엄, 야당의 폭정과 독재에 대응한 것”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이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지난 12…

박한수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세상은 진리와 거짓의 영적 전쟁터”… 홀리브릿지네트워크, 7천 용사 세운다

3040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 양성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 수호 사회 변혁할 교회/기관/단체 연합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선교회는 3040세대의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질서를 수호할 강한 교회를 세우고, 사회 각 영역에서 변혁을 일으킬 …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 Well-Dying 최고위 과정

“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