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의 아침묵상] 엉겅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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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두레마을에 자라는 엉겅퀴.

▲동두천 두레마을에 자라는 엉겅퀴.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자생하고 있는 들풀 중 엉겅퀴라는 풀이 있습니다. 꽃은 자줏빛이고 잎과 줄기에 가시가 숭숭 나 있어 사람들은 물론 짐승들도 피해 다니는 풀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풀입니다.

게다가 엉겅퀴라면 성경에서조차 좋지 않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 3장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류의 조상들이 죄를 범하게 되자 그 벌로 땅도 함께 저주를 받게 되어 사람들이 평생토록 땀 흘려 일하며 살게 되었고 땅에는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십여 년 전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입니다. 성인병을 치료하는 신약(新藥)을 연구 개발하는 한 전문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가 두레마을이란 농업 공동체에 속하여 있는 것을 알게 된 그가 나에게 제안하기를 한국에서 엉겅퀴를 대량 재배하여 자기 회사로 수출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었습니다. 나는 의아하여 물었습니다.

“엉겅퀴라면 한국의 산과 들에서 푸대접받고 있는 풀인데 무엇에 쓰려고 그러십니까?”

나의 물음에 그가 답하기를 자기 회사에서 지난해 엉겅퀴를 원료로 하여 간경화증 치료약을 개발하였는데, 한국산 엉겅퀴가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기에 하는 말이라 하였습니다.

그간 한국 쪽에 몇 차례 수출을 제안하였으나 반응이 없었노라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그런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였을까?”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랄 때, 마을에 황달 환자가 생기면 마을 노인들이 엉겅퀴 삶은 물을 먹여 부은 기운이 빠지게 하였던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그런 경우로 미루어 생각건대 우리도 엉겅퀴가 간에 약효가 있음을 알고는 있었는데, 약품으로 만들어 보급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인구는 많고 자원은 없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입니다.

산과 들의 들풀 하나에도, 곤충이나 돌멩이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여 그 속에 담긴 효능을 연구하여 상품으로 개발하는 탐구심과 개척 정신, 창조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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