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교회 갱신과 성숙’의 원년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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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 교수의 Engagement] 2022년 새해 특별기고

1. 한국교회 미래 어둡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 기반
2. 유기적 교회론 통해 한국교회 생태계 변화 필요
3. 밝고 행복하고 균형 잡힌 종말론적 교회 되기를

▲과거 새해 일출 모습.

▲과거 새해 일출 모습.

코로나 팬데믹, 대면 예배 금지, 다수 교회 폐쇄 등으로 얼룩졌던 2021년이 저물고,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고 싶은 마음 너무도 간절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2022년에 대한 전망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쯤 가라앉을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교회의 대면예배가 정상화되는 시점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3월에 치러질 대선은 최악의 후보들 간 이전투구가 되어 가고 있다.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차가울 대로 차가워졌다.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개신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최하점을 찍고 있다.

교회를 다니던 젊은 세대들은 조용히 교회를 떠나고 있다(silent exodus). 1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미래 세대들은 교회와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심각하게 회의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한국교회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을 한국교회 갱신과 성숙의 원년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혹자는 과연 그 일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6세기 종교개혁의 모토를 붙들어야 한다. 그것은 “한 번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는 원리이다. 영단번으로 완성되는 교회 개혁은 없다. 교회는 한번 개혁되었더라도, 다시 타락의 길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항상 개혁되고 갱신되는 교회로 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교회 갱신을 위한 복음적 원리들을 지속적으로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담대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 필자는 2022년 한국교회가 온 마음과 힘을 다해 갱신해야 할 영역을 아래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답답하고, 미래는 어둡다는 냉철한 현실인식을 가져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식할 때, 치료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심각한 질병에 걸린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피상적으로 인식한다면, 그는 그 질병에 삼키워져 멸망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교회의 현 상황은 거의 말기암에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머지 않아 유럽 교회들처럼 유명무실한 형식적 종교단체로 남게 될 것이다. 더 심한 경우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마치 소아시아 일곱 교회들이 이슬람의 발흥으로 사라져버린 것처럼 말이다.

한국교회의 어두운 현실은 무엇보다도 한국교회가 복음에 약한 교회라는 사실과 연계된다. 성경이 말하는 순전한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대로 살아내는 교회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해 보인다. 오히려 방종주의, 율법주의, 영지주의, 신비주의, 기복주의 같은 다른 복음, 왜곡된 복음, 거짓된 복음이 다수의 교회를 지배하고 있다. 복음에 약한 교회, 다른 복음에 물든 교회는 결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는 성숙한 교회가 될 수 없다.

오직 예수, 오직 은혜, 오직 믿음, 만인제사장,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특징으로 하는 참된 복음이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을 규정해야 한다. 그 때에만 교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로 자라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우리가 복음에 약한 교회임을 처절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 인식에 기초해서 복음에 강한 교회로 갱신되고 변화되도록 몸부림쳐야 한다. 2022년이 바로 그 거룩한 몸부림의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둘째, 유기적 교회론(organic ecclesiology)을 통해 한국교회의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현재 전체 교회의 80퍼센트 정도가 성도 수 100명 이하의 소형 교회로 파악된다. 성도 100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는 2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생태계는 여전히 대형교회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에게 대형교회는 선호의 대상이지만, 소형교회는 기피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요즘 대형교회도 힘들다고 하지만, 소형교회는 생존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목회자들은 소형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기보다, 대형 교회의 부목사로 남기를 선호한다. 성도들도 대형 교회에 속해 대형 교회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누리려고만 하지, 소형 교회의 멤버가 되어 교회를 위해 희생하거나 섬기려고 하지 않는다. 소위 외형적으로 큰 것을 선호하고, 작은 것을 기피하는 영적 피상성이 한국교회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성경은 수량적이고 외형적인 의미에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나누지 않는다. 도리어 성경은 성숙한 교회가 ‘큰 교회’이고, 미숙한 교회가 ‘작은 교회’라고 가르친다.
다시 말하면 1만 명이 모이는 교회라도 그 교회의 영적 수준이 유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작은 교회’일 수 밖에 없다. 단 30명이 모이는 교회라도, 그 교회가 영적으로 성숙하다면 ‘큰 교회’인 것이다.

교회의 크고 작음을 수량적/외형적으로 구별하는 한국교회의 관행은 폐기되어야 한다. 도리어 수량적으로 작은 교회라도 영적으로는 ‘큰 교회’, ‘어른 교회’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큰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성경이 말하는 ‘큰 교회’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이다.

그리고 성경이 말하는 ‘큰 교회’는 성도 서로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연합되며, 막힘이 없는 소통과 깊은 사랑을 누리는, 거룩한 생명력으로 충만한 유기적 교회(organic church)이다.

다시 말하면 건물이나, 성도의 수 또는 조직이 크다고 ‘큰 교회’인 것이 아니다. 교회의 건물이 없거나 작고, 성도의 수도 적다고 하더라도, 모든 성도들이 사랑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생명을 걸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교회가 ‘큰 교회’이다.

2022년 한국교회의 생태계가 성경적 의미의 ‘큰 교회론’과 ‘유기적 교회론’의 확산을 통해 근본적으로 변화되길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종말론적 교회(eschatological church)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역사의 종말과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것은 팬데믹의 긍정적 산물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직도 종말론 영역에 있어 엄청난 혼란과 혼돈에 빠져 있다. 예수님의 재림과 역사의 종말을 강조하는 많은 사람들은 어둡고, 두렵고, 치우친 종말론을 설파하고 있다. 밝고, 행복하고, 균형잡힌 종말론, 건강하고 성경적인 종말론을 찾아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말씀을 맡은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은 성경이 증거하는 올바른 종말론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하고 균형잡힌 종말론을 가르쳐, 성도들이 영적 성숙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더 나아가 종말론적 이단과 사이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무장시켜야 한다.

성경이 증거하는 종말론은 밝고 행복한 종말론이다. 복된 소망을 간절히 기다리는 기대와 대망의 종말론이다(디도서 2:13).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를 벌일 것을 열망하는 신부의 종말론이다(계시록 19장).

초림 때 “세상 죄를 지고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 때에는 “유다 지파의 사자”로 오셔서 악과 마귀의 세력에 대하여 최종 승리를 거두실 것을 고대하는 승리의 종말론이다. 창세 전부터 세워진 하나님의 모든 계획과 뜻이 이뤄지기를 갈망하는 완성의 종말론이다.

그리고 주님 재림의 최종 징조가 바로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마 24;14)”되는 것임을 확인하는 선교적 종말론이다.

2022년은 한국교회 전체가 건강하고, 균형잡힌, 밝고, 행복한 종말론으로 새롭게 무장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한국교회의 갱신과 성숙을 위해 더 많은 전략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필자가 제안한 세 가지 영역에서 작은 진전이라도 이뤄진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교회의 머리요, 신랑 되신 우리 주님께서 속히 이 일을 이루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정성욱 교수.

▲정성욱 교수.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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