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35] 20세기 정신분석과 성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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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프로이트는 독일계 유태인으로 그의 정신분석 이론은 궁극적으로 유대-기독교 전통에 기반한다. 그래서 정신분석의 기원은 어거스틴의 《고백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즉 미처 알지 못했던 죄를 깨닫고 고백하는 것은, 정신분석가 앞에서 행하는 ‘자유연상’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 역할을 바텐더가 하고 있다는 우스개가 있다)

정신분석이론은 ‘성장 과정’ 중 어떤 ‘정신적 상처’(트라우마)가 원인이 되어, 나이가 들어도 소아기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나이가 든 후 소아기 상태로 도로 ‘후퇴’한 상태가 노이로제라고 하였다. 이런 과정은 ‘무의식’에서 일어나며, 리비도(본능)와 주변 환경(가족 부모, 형제)의 압력에 따라 자신을 조정하는 기능을 ‘자아’라고 하고, 리비도(욕망)를 나타내는 인격의 부분을 ‘이드’라 하였으며, 부모와 사회의 교훈 부분을 ‘초자아’라고 하였다.

자아는 자신의 욕망(이드)과 환경(초자아)의 압력 사이에서 자신에게 가장 이익 되는 (쾌락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표현을 조정한다. 그런 자아의 능력은 나이와 경험에 따라 성숙한다고 보는데, 이를 ‘정신성발달’ 이론이라 하고, 여기에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사춘기 등 5단계를 두었다.

프로이트의 정통 후계자들 중 한 사람인 에릭슨(Erik Erikson)은 5단계의 정신성발달이론에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를 포함하여 8단계의 정신사회적 발달이론을 제시하였다. 즉 인격발달은 과거 경험이 층층이 쌓이는 과정이다. 한 단계에서 실패하면 이후 발달과정에서 성공하더라도 사회적 타격을 받게 되면 위험에 빠지기 쉽게 된다.

정신분석치료는 정신분석가와 환자의 ‘공동 작업’으로, 환자가 자신의 노이로제에 대해 깨닫게 하는 것이다. 즉 노이로제란 무의식에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과거 소아기적 갈등과 이에 대한 미숙한 방어기제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과 이러한 행태가 현재 분석가-환자 사이에서도 일어난다(이를 전이라 한다)는 사실을 분석가가 해석함으로 환자가 깨닫고(이를 통찰이라 한다), 그 갈등에 대해 성숙한 방어기제를 채택함으로 노이로제에서 해방되고 사회적으로 보다 창조적 및 생산적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승화라는 방어기제로서, 흔히 직업 활동, 예술, 체육, 진정한 사랑과 헌신 등으로 나타난다. 즉 정신분석은 성숙한 인격으로 발전하도록 해주는 ‘치료기술’ 이다. 동성애도 이 같은 방식으로 치료하는데,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인격의 성숙을 시도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나 그의 당대 동료-제자들이 성해방을 권고하였던가? 대답은 아니다 이다. 프로이트의 동료나 제자 중에 성해방을 주장하는 사람은 빌헬름 라이히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특히 프로이트는 1930년 말년에 쓴 《문명과 그 불만》이라는 저술에서 인류 문명이 발달한 것은 본능을 억압한 결과이며,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생겼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댓가로서 견뎌내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필자 자신도 1969-1973년 정신과 레지덴트로서 정신치료 수련을 받았지만, 성해방이 노이로제를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교육받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론은 결과적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적 이중성을 폭로한 셈이었고, 본의든 본의 아니든, 대중에게 성의 해방이라는 아이디어를 불러일으켰다. (인간은 본능-쾌락을 추구하려는 본성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이트 제자 중 한사람인 라이히(Wilhelm Reich 1897-1957)가 성해방을 주장하는데 나섰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그는 의대생 시절부터 막시스트였고, 공산당에 가입하여, 성정치 활동을 하였었다. 그는 러시아의 공산혁명이 실패하고 있다고 보고, 서유럽에서 성해방을 통한 혁명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급진성 때문에 1933년 독일공산당에서 축출되었고, 1934년 국제정신분석협회로부터도 축출되었다. 그는 정신분석가들 사이에서 “이단아”이었지만, 소위 프로이트-막시즘의 선구자 중의 한사람이 되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죄인 됨”과 고통(노이로제)에 대해 정확하게 보았지만, 결국 무신론자로서 하나님의 은총보다 유물론적 그리고 계몽주의적 인간이성으로 해결하려 하였던 것이다. 결국 정신분석이 등장한지 60여년만에, 그리고 라이히가 성혁명을 주장한지 불과 40여년 후 성혁명은 일어났고,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우리 크리스천은 그 성혁명이 과연 하나님의 뜻에 맞는지, 인류에게 이로운지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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