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소리 “어디로 가게 되든지 함께할 것”
광주고등법원은 최근 중국인 판 목사와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의 최종 망명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전 판결을 참조, 추가 언급 없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번 판결로 판 목사와 메이플라워교회 성도들이 빠르면 2주 안에 한국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며 “이 성도들이 제주도에 도착한 이후부터, 순교자의소리는 계속 그러한 핍박에 대응하는 법을 훈련시켜 왔다”고 말했다.
전 세계 종교의 자유 지지자들은 중국 ‘선젠성결개혁교회’(Shenzen Holy Reformed Church) 판용광(Pan Yongguang) 목사를 비롯한 성도 60명을 '메이플라워 교회’(Mayflower Church)라고 지칭했다. 이 성도들은 2019년 중국을 떠나 제주도로 왔고,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는 동안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도들은 계획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고, 어려운 결정들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판 목사님과 성도들은 망명 신청을 거부당했음에도 하나님을 계속 신뢰하고 있다. 이 성도들은 우리뿐 아니라 판용광 목사님에게도 잘 훈련받았다. 판 목사님과 이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미국 같은 다른 나라에 망명의 문을 열어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주님께서 중국으로 돌려보내신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이 될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판 목사는 2012년 미국 ‘필라델피아 성서개혁교회’(Philadelphia Bible Reformed Church)의 감독 아래 ‘선젠성결개혁교회’를 세웠다. 판 목사는 외국 종교단체와의 이러한 관계로 인해 2014년부터 주 2회 이상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판 목사님이 중국 공산당이 승인한 ‘삼자애국운동’에 가입하기를 거부하자, 당국은 이 교회가 운영 중인 초등학교의 건물주를 압박해 이들을 퇴거시켰다. 무신론과 공산주의를 세뇌시키는 국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이 교회 성도들은, 2019년 투표를 통해 전체가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성인 28명과 어린이 32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관광객으로 가장하고 거의 맨몸으로 제주도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출국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에 의해 감금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 성도들은 우리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계획을 누설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성도들이 도착한 뒤에야 그들에 관하여 알게 되었고, 그들을 처음 만났다. 우리는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돕는 ‘차이나 에이드’(ChinaAid) 및 다른 국제 단체들과 함께, 그 성도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왔다. 제주 지역 교회들도 그 성도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그 성도들을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게 된다. 그들이 전혀 정치적이지 않고 모두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이 성도들은 정말 자유롭게 하나님을 경배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도록 교육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그들의 망명 요청을 거부했다. 그 직후 이 성도들은 항소를 제기했지만, 지난 10월 5일 2차 기각 처분을 받았다. 10월 19일 중국으로 강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이 성도들은 또 다른 항소를 제기했다. 그런데 그 항소가 기각된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20년 한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의 0.4%만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순교자의소리를 비롯해 차이나에이드와 ‘세계기독연대’ 같은 또 다른 중국 핍박 감시단체들은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이 중국으로 돌려보내지면 투옥과 강제 실종과 고문 같은 극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최근 중국 공산당은 이 성도들이 중국을 떠났을 때 남아 있던 교인 세 사람을 심문하면서 이 성도들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고, 이들과의 모든 연락을 끊으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도들이 어디로 보내지든지, 순교자의소리가 계속 함께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2019년 제주도에 도착한 판 목사님과 성도들을 처음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분들을 깊이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이 앞으로 인생에서 마주할 핍박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반복적으로 전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시더라도 그들을 향한 더 큰 계획과 목적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라는 점과, 그들 또한 신실하게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의 메이플라워 순례 이후 4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독교인들은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도전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과 도전을 주기 위해, 이 '현대판 메이플라워 성도들’ 이야기를 계속 최선을 다해 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