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메이플라워 교회’ 마지막 망명 신청 거부당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어디로 가게 되든지 함께할 것”

광주고등법원은 최근 중국인 판 목사와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의 최종 망명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전 판결을 참조, 추가 언급 없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번 판결로 판 목사와 메이플라워교회 성도들이 빠르면 2주 안에 한국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며 “이 성도들이 제주도에 도착한 이후부터, 순교자의소리는 계속 그러한 핍박에 대응하는 법을 훈련시켜 왔다”고 말했다.

▲핍박의 결과로 갖게 된 트라우마를 성경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현숙 폴리 대표.

▲핍박의 결과로 갖게 된 트라우마를 성경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현숙 폴리 대표.

전 세계 종교의 자유 지지자들은 중국 ‘선젠성결개혁교회’(Shenzen Holy Reformed Church) 판용광(Pan Yongguang) 목사를 비롯한 성도 60명을 '메이플라워 교회’(Mayflower Church)라고 지칭했다. 이 성도들은 2019년 중국을 떠나 제주도로 왔고,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하는 동안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도들은 계획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고, 어려운 결정들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판 목사님과 성도들은 망명 신청을 거부당했음에도 하나님을 계속 신뢰하고 있다. 이 성도들은 우리뿐 아니라 판용광 목사님에게도 잘 훈련받았다. 판 목사님과 이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미국 같은 다른 나라에 망명의 문을 열어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주님께서 중국으로 돌려보내신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이 될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판 목사는 2012년 미국 ‘필라델피아 성서개혁교회’(Philadelphia Bible Reformed Church)의 감독 아래 ‘선젠성결개혁교회’를 세웠다. 판 목사는 외국 종교단체와의 이러한 관계로 인해 2014년부터 주 2회 이상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판 목사님이 중국 공산당이 승인한 ‘삼자애국운동’에 가입하기를 거부하자, 당국은 이 교회가 운영 중인 초등학교의 건물주를 압박해 이들을 퇴거시켰다. 무신론과 공산주의를 세뇌시키는 국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이 교회 성도들은, 2019년 투표를 통해 전체가 중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성인 28명과 어린이 32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관광객으로 가장하고 거의 맨몸으로 제주도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출국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에 의해 감금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 성도들은 우리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계획을 누설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성도들이 도착한 뒤에야 그들에 관하여 알게 되었고, 그들을 처음 만났다. 우리는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돕는 ‘차이나 에이드’(ChinaAid) 및 다른 국제 단체들과 함께, 그 성도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왔다. 제주 지역 교회들도 그 성도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그 성도들을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게 된다. 그들이 전혀 정치적이지 않고 모두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다. 이 성도들은 정말 자유롭게 하나님을 경배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도록 교육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그들의 망명 요청을 거부했다. 그 직후 이 성도들은 항소를 제기했지만, 지난 10월 5일 2차 기각 처분을 받았다. 10월 19일 중국으로 강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이 성도들은 또 다른 항소를 제기했다. 그런데 그 항소가 기각된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20년 한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의 0.4%만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순교자의소리를 비롯해 차이나에이드와 ‘세계기독연대’ 같은 또 다른 중국 핍박 감시단체들은 ‘메이플라워 교회’ 성도들이 중국으로 돌려보내지면 투옥과 강제 실종과 고문 같은 극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녀는 “최근 중국 공산당은 이 성도들이 중국을 떠났을 때 남아 있던 교인 세 사람을 심문하면서 이 성도들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고, 이들과의 모든 연락을 끊으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성도들이 어디로 보내지든지, 순교자의소리가 계속 함께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2019년 제주도에 도착한 판 목사님과 성도들을 처음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분들을 깊이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이 앞으로 인생에서 마주할 핍박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반복적으로 전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시더라도 그들을 향한 더 큰 계획과 목적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라는 점과, 그들 또한 신실하게 사명을 감당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법을 연습하는 메이플라워교회 어린이들.

▲가정예배를 드리기 위해 예배법을 연습하는 메이플라워교회 어린이들.

▲메이플라워교회에서 가장 나이 어린 성도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판 목사 .

▲메이플라워교회에서 가장 나이 어린 성도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판 목사 .

이어 “원래의 메이플라워 순례 이후 4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독교인들은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도전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과 도전을 주기 위해, 이 '현대판 메이플라워 성도들’ 이야기를 계속 최선을 다해 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