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 위해 다메섹 가던 바울, 어느 경로를 선택했을까

|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24] 바울과 다메섹 가는 길(1)

성경 사도행전 기록에는 구체적 언급 없어
예루살렘에서 욥바 거쳐 비아 마리스 도로
따라 골란고원 통해 다메섹 갔으리라 추측
당시 ‘왕의 대로’, 도로 사정 불편했기 때문

▲갈릴리 호수에 면한 오병이어 기념교회. ‘일곱 샘물교회’라고도 부르는 이 교회는 서기 350년경 ‘비아 마리스’ 도로 옆에 길 방향으로 평행하게 세워졌다. 사진은 1980년 초에 현대식으로 복원된 모습이다.

▲갈릴리 호수에 면한 오병이어 기념교회. ‘일곱 샘물교회’라고도 부르는 이 교회는 서기 350년경 ‘비아 마리스’ 도로 옆에 길 방향으로 평행하게 세워졌다. 사진은 1980년 초에 현대식으로 복원된 모습이다.

사도 바울이 제3차 전도여행 중 잠시 들린 돌레마이(아코)에서 동쪽으로 약 40km(직선거리)를 가면, 갈릴리 호수가 나온다.

사도행전 9장, 22장, 26장에는 사울(바울)이 예수를 영접하기 전에 예루살렘에서 예수 믿는 많은 성도를 옥에 가두거나 죽이는 일에 동참하며 성도를 핍박한 내용이 실려 있다.

또한 이들 장(章)에는 바울이 예루살렘에 있는 대제사장들로부터 그들의 권세와 위임을 받아서 다메섹(오늘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의 여러 회당에 가는 공문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가는 내용이 나온다.

바울이 다메섹에 가는 이유는 그곳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예수 믿는 성도를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잡아 오려는 것이었다(사도행전 9장 2절).

▲돌레마이에서 사펫으로 가는 길. 이스라엘 남부 지역이 사막과 광야임에 비해, 이 지역은 삼림이 울창하다.

▲돌레마이에서 사펫으로 가는 길. 이스라엘 남부 지역이 사막과 광야임에 비해, 이 지역은 삼림이 울창하다.

성경에는 바울이 예루살렘을 떠나 어느 경로로 다메섹으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당시 예루살렘에서 다메섹으로 가는 길은 ‘비아 마리스(Via Maris)’ 도로를 통해 가거나 또는 요단강을 건너가, 오늘날의 요르단 지역을 통과하였던 ‘왕의 대로(King's Highway)’를 따라서 갈 수 있었다.

비아 마리스는 청동기 시대(기원전 3,000-1,200년)에 만들어진 도로로서, 구약성경 이사야 9장 1절에는 ‘해변길’이라고 나온다.

이 도로는 이집트의 카이로 인근에서 시작하여 지중해 해안을 따라서 오늘날 이스라엘의 욥바, 하이파(돌레마이 남쪽), 갈릴리 호수의 서안인 티베랴와 가버나움, 골란 고원을 통해 다메섹에 이른 후 터키, 이라크와 이란까지 연결된 고대의 교역 도로이다. 로마인들은 이 도로에 ‘바다 옆의 도로’라는 뜻을 가진 비아마리스라고 이름 붙였다.

필자의 생각으로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서해안(욥바)으로 가서 비아 마리스 도로를 따라서 골란 고원을 통해 다메섹에 갔을 것으로 추측한다. 왜냐하면 왕의 대로(大路)를 이용하려면 예루살렘에서 요단강을 건넌 후에 왕의 대로까지 가야 하는데, 당시 요르단 구간을 지나는 왕의 대로는 비아 마리스보다 도로 사정이 불편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바울이 왕의 대로를 이용하였다면 다메섹에 가기 위해 골란 고원의 동부 지역을 거쳐서 가야하였다. 시리아 정교회에서는 바울이 장님 된 곳이 골란 고원과 다메섹 사이에 있는 ‘코캅(Kawkab) 언덕’이라고 한다.

▲오병이어 기념교회의 주차장. ‘비아 마리스’ 도로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대형 선인장 옆에 선 필자는 해외여행 시 주로 군화를 애용한다.

▲오병이어 기념교회의 주차장. ‘비아 마리스’ 도로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대형 선인장 옆에 선 필자는 해외여행 시 주로 군화를 애용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필자는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다메섹에 갈 때 비아 마리스를 통해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돌레마이와 갈릴리 호수 사이에는 사펫(Safed 또는 Zefad, Tzfat)이라는 고도(古都)가 있다. 이 도시는 바울과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러나 필자는 바울의 다메섹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 도시를 소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오늘날 이스라엘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스라엘의 유대교 4대 성도(聖都, Holy City)에 예루살렘, 헤브론, 티베랴와 함께 이 도시가 들어가며,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하지만 이 도시를 가 보았다는 사람들을 아직 만나지 못하였고,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많은 이스라엘 안내책과 성지순례 여행 책자에서조차 이 도시를 언급한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혹시 필자가 놓쳤을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 성지순례 여행을 수십 회 다녀온 성지 여행 가이드에게 사펫을 가보았느냐고 몇 년 전에 물어보니, 그곳이 어디냐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므로 일반 성지순례 여행자들이 사펫을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오병이어 기념교회가 있는 타브가(Tabgha) 들판에서 갈릴리 호수를 끼고 골란고원으로 연결된 도로. 고대 비아 마리스 도로가 이 부근을 달렸다고 추정된다. 사진 아래가 타브가 방향이다.

▲오병이어 기념교회가 있는 타브가(Tabgha) 들판에서 갈릴리 호수를 끼고 골란고원으로 연결된 도로. 고대 비아 마리스 도로가 이 부근을 달렸다고 추정된다. 사진 아래가 타브가 방향이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이 어릴 때 방문하시고, 십자가가 못박혀 돌아가셨고, 티베랴가 있는 갈릴리 호수 인근에서는 예수님이 많은 무리를 가르치시고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 등 여러 기적을 보여주신 곳이다. 그리고 헤브론은 아브라함, 사라, 이삭 등 유대교인과 기독교인이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는 선조들이 묻혀있는 곳이다.

여기에 비해 사펫은 예수님 또는 유대인의 믿음의 조상들과는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자연히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기독교보다는 유대교와 관련된 도시이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교의 4대 거룩한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이므로, 바울과는 관련이 없지만 참고로 지면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다음 회에 나올 사펫 소개에 이어서, 사도 바울이 다메섹을 향하여 가는 여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