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담배 끊거나 식사 전 눈 감는 것까지…
30년 넘게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는 한 사역자가 북한교회의 비전에 대해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얼마 전 국제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2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에서 역대 최고인 96점을 기록했다.
‘시몬 형제’로 불린 이 사역자는 최근 한국오픈도어선교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크리스천을 찾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여러 권 쓸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의 감시체계는 정규 경찰, 첩보기관, 스파이, 정보원 등을 포함한 아주 조직적으로 구성된 복잡한 체계”라고 했다.
이어 “모든 주민들은 각각의 이웃구역에 속하고, 모든 이웃구역의 담당 리더는 자신이 담당한 구역 구성원들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경찰에게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정보원들은 기독교 활동에 대해 경찰에게 제보하고 대가로 돈을 받는다”고 했다.
또 “스파이들은 심지어 종교 훈련도 받는다. 누가 갑자기 담배를 끊었는지, 누가 식사를 하기 전 (기도하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는지, 누가 성경 이야기를 해주거나 기독교 찬양일지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렸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요일마다 만나는지 등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체포될 경우 “대부분의 경우, 인생이 끝난다. 체포되면 강제수용소로 보내지고 몇 달 동안 조사당하고 고문을 받는다. 수용소에서 살아남고 처형당하지 않으면, 정치범을 수용하는 5개의 큰 강제노동수용소 중 하나로 끌려갈 것이다. 이 수용소에서 풀려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정말 운이 좋으면, 재교육 수용소 이감이 구형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재교육 수용소에서 수 년 동안 바르게 행동하고 구형 기간 동안 살아남는다면 풀려나는 일이 가능하다. 북한은 또한 ‘연좌제’라는 법을 엄격히 집행한다. 성경을 소지하는 것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직계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처벌을 받는 법”이라고 했다.
기독교인들이 가정교회에서 함께 모이는지에 대해선 “거의 그렇지 않다. 밤낮으로 모든 것들이 감시되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오직 일대일로만 만난다. 모이는 그룹의 사람들이 모두 가족일 때는 여러 명이 함께 모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려면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에 보고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은 찬양하거나 기도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북한 성도들은 대체로 마음 속으로 찬양하고 기도한다. 안전이 충분히 보장된 상황에서야 겨우 속삭이듯 찬양하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교회의 비전에 대해 “네 가지다.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라며 구체적으로 먼저 “배고프고 아프거나 육체적으로 활동이 불가능하면 어떤 사역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박해받는 교회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육체적 생존 문제”라고 했다.
이어 “다음은 영적 생존이다. 교회는 리더들과 성도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할 여러 방법들을 찾고 있다”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북한성도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길 원하고 예수님의 증인이 되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성도들은 비밀 신자들을 제자를 만드는 성도들로 준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과 같은 북한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이 사역자는 “모든 박해받는 교회들이 빛과 소금이 되고 혼자가 아님을 확신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강제적 세뇌교육을 받아야 하고,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고문을 받는 위험을 신앙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면, 그래서 엄청난 압박을 받는 교회, ‘진짜’ 목회자도 없고 성경공부와 교제를 위해 만날 수조차 없이 오직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교회만이 존재한다면 가능한 한 많은 형제 자매들을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지 않겠는가. 북한의 형제자매들은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아야 하고, 우리는 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