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0년 사역자가 전하는 당국의 종교 감시체계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갑자기 담배 끊거나 식사 전 눈 감는 것까지…

▲북한의 성경.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의 성경. ⓒ오픈도어선교회

30년 넘게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는 한 사역자가 북한교회의 비전에 대해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얼마 전 국제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2 기독교 박해지수’(월드와치리스트)에서 역대 최고인 96점을 기록했다.

‘시몬 형제’로 불린 이 사역자는 최근 한국오픈도어선교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크리스천을 찾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여러 권 쓸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의 감시체계는 정규 경찰, 첩보기관, 스파이, 정보원 등을 포함한 아주 조직적으로 구성된 복잡한 체계”라고 했다.

이어 “모든 주민들은 각각의 이웃구역에 속하고, 모든 이웃구역의 담당 리더는 자신이 담당한 구역 구성원들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경찰에게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정보원들은 기독교 활동에 대해 경찰에게 제보하고 대가로 돈을 받는다”고 했다.

또 “스파이들은 심지어 종교 훈련도 받는다. 누가 갑자기 담배를 끊었는지, 누가 식사를 하기 전 (기도하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는지, 누가 성경 이야기를 해주거나 기독교 찬양일지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렸는지, 어떤 사람들이 일요일마다 만나는지 등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체포될 경우 “대부분의 경우, 인생이 끝난다. 체포되면 강제수용소로 보내지고 몇 달 동안 조사당하고 고문을 받는다. 수용소에서 살아남고 처형당하지 않으면, 정치범을 수용하는 5개의 큰 강제노동수용소 중 하나로 끌려갈 것이다. 이 수용소에서 풀려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정말 운이 좋으면, 재교육 수용소 이감이 구형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재교육 수용소에서 수 년 동안 바르게 행동하고 구형 기간 동안 살아남는다면 풀려나는 일이 가능하다. 북한은 또한 ‘연좌제’라는 법을 엄격히 집행한다. 성경을 소지하는 것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직계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처벌을 받는 법”이라고 했다.

기독교인들이 가정교회에서 함께 모이는지에 대해선 “거의 그렇지 않다. 밤낮으로 모든 것들이 감시되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오직 일대일로만 만난다. 모이는 그룹의 사람들이 모두 가족일 때는 여러 명이 함께 모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려면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에 보고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은 찬양하거나 기도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북한 성도들은 대체로 마음 속으로 찬양하고 기도한다. 안전이 충분히 보장된 상황에서야 겨우 속삭이듯 찬양하고 기도한다”고 했다.

▲라디오 방송사역. ⓒ오픈도어선교회

▲라디오 방송사역. ⓒ오픈도어선교회

그는 북한교회의 비전에 대해 “네 가지다. 살아남자, 강해지자, 준비되자, 복음을 전하자”라며 구체적으로 먼저 “배고프고 아프거나 육체적으로 활동이 불가능하면 어떤 사역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박해받는 교회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육체적 생존 문제”라고 했다.

이어 “다음은 영적 생존이다. 교회는 리더들과 성도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할 여러 방법들을 찾고 있다”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북한성도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길 원하고 예수님의 증인이 되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성도들은 비밀 신자들을 제자를 만드는 성도들로 준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과 같은 북한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갈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이 사역자는 “모든 박해받는 교회들이 빛과 소금이 되고 혼자가 아님을 확신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강제적 세뇌교육을 받아야 하고,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고문을 받는 위험을 신앙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면, 그래서 엄청난 압박을 받는 교회, ‘진짜’ 목회자도 없고 성경공부와 교제를 위해 만날 수조차 없이 오직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교회만이 존재한다면 가능한 한 많은 형제 자매들을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지 않겠는가. 북한의 형제자매들은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아야 하고, 우리는 그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종교 문맹 시대, ‘기독교 문해력’ 제안합니다”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개…

1인 가구

초핵가족화, 5060 고독사, 비혼 출산, AI, 마약…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김향숙)에서 2024년 연말을 맞아 올해 가정 이슈 관련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구체적 내용. 1. 초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앞당겨져 대한민국은 1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초핵가족화’라는 새로운 가족 구조 변…

김상준

9주년 맞는 ‘원크라이’ 김상준 사무총장 “나라 위한 기도회, 위대한 유산”

‘국가 위한 기도’ 문화 되살려야 그리스도인 최고의 방법은 기도 내년 우크라 인근 방문 기도 예정 원크라이가 2025년 9년째를 맞아 1월 3일 오전 11시부터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집회를 잇따라 열며 지경을 더욱 확대…

탄반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5차 기자회견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계엄, 야당의 폭정과 독재에 대응한 것”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이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지난 12…

박한수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세상은 진리와 거짓의 영적 전쟁터”… 홀리브릿지네트워크, 7천 용사 세운다

3040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 양성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 수호 사회 변혁할 교회/기관/단체 연합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선교회는 3040세대의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질서를 수호할 강한 교회를 세우고, 사회 각 영역에서 변혁을 일으킬 …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 Well-Dying 최고위 과정

“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