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공유, 오늘날 교회의 어려움 극복할 유일한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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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간 공유가 시급하다

▲사랑의 교회 예배당 전경. ⓒ사랑의교회

▲사랑의 교회 예배당 전경. ⓒ사랑의교회

목회 40년을 통해 느낀 점은 복음이 무한히 미래지향적이라는 사실이다. 성도들은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기다린다. 잠자는 성도들도 그러하고, 지금 거룩한 영적 전투를 하는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부활이 없다면 누가 예수를 믿을까? 만약 십자가의 죄 씻음이 없다면 누가 예수를 믿을까?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성취되는 그날을 바라보면서 오늘 부단히 산제사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복음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부조리하고 부패하고 죄가 관영한 오늘의 현실적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 실제에는 실제의 원리가 있고, 이치가 있고, 등식이 있다. 이 모든 것을 배제할 수 없다. 땅 속에 묻힌 보화를 농부가 밭을 사고 그 보화를 캐내지 아니하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말이다.

이십 년 전에 미국에서 경험한 일이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다음 월요일. 친구 목사가 주일 들어온 헌금을 모두 장로님의 계좌로 이체를 하는 것이다. 왜 이럴까? 깜짝 놀라서 물어보았다. 친구 목사는 씩 웃으면서 “한 달란트 받은 청지기처럼 땅 속에 달란트를 묻어놓지 않으려고 이렇게 한다”고 했다. 알고 보니 교회 헌금으로 주식을 매주 사고 있었다. 이 행위가 옳은가 잘못인가는 각자 판단에 맡긴다.

오늘의 한국교회에서 재정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이다. 1980년대는 정치와 교회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정치는 민주화, 지하조직을 통한 공산화였다. 이념의 시대였고, 교회는 개척과 성전 건축의 시대였다. 정치가 내면지향적이라면 교회는 외면지향적이었다. 1980년대를 이념의 시대로 산 정치는 전교조를 통해 다음 세대 국민의 의식을 정복했고, 막시즘과 주체사상, 중공사상(중국공산주의) 총학연 동맹과 노동자 동맹을 이루었다. 그들은 성공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며 전성기를 이루었다. 정계, 학계, 언론계, 신학계, 사법계, 공무원, 종교계(천주교 정의구현단, 한국기독교 장로회)까지 뿌리를 깊게 박았다.

교회의 복음주의는 아세아연합신학교와 미국의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와 함께 맥가브란의 교회 성장학이 주종을 이루고, 한편으로는 오순절 계열의 성령 은사 운동이 목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로 인한 교회당, 수련원, 복지회관, 그리고 선교지 성전 건축 등 부동산에 교회 예산의 50% 이상이 투자됐다. 

지금은 권력을 쟁취한 이념주의자들이 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한다. 현 정부의 교회 박해는 정치공학적이다. 언론 특히 KBS, MBC, SBS가 한 해 33개 교회를 비하하는 고의적 오보를 집중 취재해 내보낸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교회가 마치 전염병의 온상인 것처럼 보도되면서 교회의 이미지는 날개 없는 새처럼 추락했고, 영상 예배를 현실 문제 극복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한 해 약 250만 신도가 교회 출석을 포기하게 됐다. 여기에 남아도는 것은 공간, 즉 부동산이다. 수련원, 기도원 매물은 부지기수로 나왔다. 그리고 은행 대출로 건축한 교회마다 재정 적자를 감수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제는 성령의 은사 중 바울 사도가 가장 나중에 기록한 절제의 은사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할 시기가 왔다. 그 유일한 대안은 공유(共有)이다. 우리보다 복음을 빨리 받아들인 교회들은 한국교민 교회가 예배 장소가 없다고 할 때, 조건없이 공유하자고 제안해 왔고, 자기들 예배가 끝난 오후에 예배를 드리도록 예배당 전관을 내어주었다. 그 대가(代價)로 얼마의 청소비 및 관리비를 받는 교회도 있었다. 우리 한국교회도 이처럼 식구가 작은 교회들은 공간이 넓은 교회에 공유할 수 있도록 마음이 열려야 한다. 지나친 자존심이나 교인들이 혹시 교회당 시설을 보고 주저앉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교회 공동체의 단결과 코이노니아를 단단히 하여 예배당 공간을 공유할 대안을 서로 마련해야 할 시기가 왔다. 먼저 누가 솔선수범하여 시작하느냐에 따라 그 값은 대단히 은혜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예배당의 공유가 이뤄지면 오늘 재정적으로 어려워 목회자가 이중직(二重職)을 맞아 고생하는 모든 것들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만약 예배당 공유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교회 부속 건물인 수련원이나 기도원 같은 공간도 공유를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회원제로 사용할 수 있다. 팬데믹도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러했듯이 인류와 공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먼저 간 성도들이 고요히 잠들 수 있는 봉안당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수백억에서 수십억의 투자를 해야 가능하다. 특히 경기 지역은 절대 신규허가가 불가능하다. 이미 봉안당을 소유한 교회가 봉안당 시설을 열고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든지라는 마음으로 다른 교회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용인에 있는 본 교회 봉안당도 이전을 해야 한다. 그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공유하는 교회들이 많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유하면 비용이 나누어져서 가볍다. 그리고 실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영계(靈界)는 예민하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인들끼리 안식하는 것이 마땅하다. 공유를 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제언을 하는 것이다.

▲윤대영 목사.

▲윤대영 목사.

윤대영 목사
목회상담도움협의회 대표
상담 문의: www.guwon.net
bjeil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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