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이스라엘 건국에 있어 기념비적이었던 ‘사펫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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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26] 바울과 다메섹 가는 길(3)

산기슭 속 구약 호세아 선지자 무덤 존재 전승돼
1947년 독립 내전, 초반 아랍 민병대 절대 유리
유대인 민병대 200여 명 불과, 청년들 자폭 나서
아랍 민병대 본부 파괴, 일거에 사펫 점령해 승기

▲사펫 시내의 갤러리(조각품, 보석) 외부. 70년 전 내전 상황을 그대로 상기시키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건물 벽의 수많은 총탄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사펫 시내의 갤러리(조각품, 보석) 외부. 70년 전 내전 상황을 그대로 상기시키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건물 벽의 수많은 총탄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사펫의 동쪽 5km에는 가나안산(Mt. Cana’an)이 솟아 있다. 다메섹으로 가는 사펫의 전략적 위치 때문에 십자군도 다메섹으로 가는 도로를 통제하기 위해 이곳에 요새를 만들었으나, 12세기에 이슬람의 술탄 살라딘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 후 기독교 십자군의 성전 기사단이 이곳에 다시 요새를 세웠으나, 1266년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에 의해 파괴되었다.

스페인이 15세기 말에 유대인을 박해하고 축출하자, 유대인들은 스페인을 떠나 모로코, 서유럽 등 여러 나라로 흩어졌다. 그 가운데 일부는 사펫에 도착하여 정착하였다.

이베리아 반도에 있던 유대인 사회에서는 카발라(Cabala)라고 부르는 히브리 신비철학을 믿는 신비주의자들이 많았으므로, 그들이 사펫에 정착하면서 사펫에는 오늘날에도 많은 유대교 신비주의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사펫 시내 골목의 보석상.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많은 보석을 거래한다.

▲사펫 시내 골목의 보석상.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많은 보석을 거래한다.

한편 스페인에서 금융업과 보석세공 등 각종 산업에 종사하였던 유대인들은 이곳에 와서도 인쇄업, 보석세공업, 예술 등에 종사함으로써, 사펫을 문화 수준이 높은 도시로 만들었다.

이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내려와, 조그만 사펫에 갤러리만 50여개가 있다. 그러므로 샤갈의 명화 그림 때문에 유명해진 하아리 세팔디 유대인 회당과 이들 갤러리를 보려고, 전 세계에서 많은 예술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지난 회에 사펫이 해발 800-900m 산 위에 세워져 있다고 언급하였는 바, 산기슭에는 무덤이 많은데 구약 성경에 나오는 호세아 선지자가 이곳에 묻혀 있다고 한다.

19세기 말에 유럽에서 시오니즘 운동이 불길같이 일어나자, 유럽에 살던 많은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였다. 유대인 인구가 늘어나자 현지 아랍인들과 마찰이 일어났고, 급기야 무력 충돌로 발전되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그 후 1947년 말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독립을 위한 내전에서 아랍인 주민이 90% 이상인 사펫에서는 아랍 민병대가 영국 통치 기간 동안 영국군이 언덕 위에 만들어 놓은 요새(그리스, 로마 시대에 만든)를 이용하여 유리하게 전황을 이끌었다.

▲골목에 있는 지하터널 입구(사진 왼쪽 아래).

▲골목에 있는 지하터널 입구(사진 왼쪽 아래).

유대인들은 기원전 4세기 그리스군에, 그리고 서기 1세기에는 로마군에 대항하기 위해 사펫 지역에 지하 터널을 많이 만들었다. 이 터널의 일부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어 관광명소가 되었다.

내전 당시 사펫의 아랍인 주민과 유대인 주민 인구는 12대 1이었고, 아랍인 민병대 무장병력이 2천명 이상이었음에 비해 유대인 민병대(하가나) 무장대원은 200여 명이었다. 유대인은 인구가 작아 10살 소년도 민병대원이 되었을 정도였다.

전투 초기에는 아랍 측이 이기는 듯 보였으나, 하가나의 청년 대원 여러명이 폭탄을 가슴에 안고 이 지하 터널에 들어가 아랍인 민병대 본부가 위치한 바로 아래 지하에서 자폭함으로써, 아랍 민병대 본부가 파괴되었다.

이에 사기가 오른 유대인들은 1948년 4월 11일 일거에 사펫을 점령하였다. 사펫 전투에서 유대인이 이기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였으나, 유대인은 10살 남자아이조차 무기를 들고 죽음을 각오하여 싸워서, 10배가 넘는 적에 승리한 것이다.

사펫 전투의 승리는 유대인이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호수 지역과 서북부 해안의 산업도시인 하이파를 각각 4월 18일과 22일에 함락하는 발판이 되었다.

▲사펫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하 터널 안내도.

▲사펫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하 터널 안내도.

아랍인이 많이 거주하는 이스라엘 북부가 이렇게 소수의 유대인 수중에 떨어짐으로써 유대인은 여세를 몰아 남부지역도 순식간에 장악하고, 사펫 전투 이후 불과 1개월만인 5월 14일 유대인들의 나라, 이스라엘의 독립을 선언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건국에 있어 사펫 전투는 유대인에게는 영웅적이고 기념비적인 전투이다.

예루살렘, 헤브론, 티베랴와 함께 유대교 4대 거룩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사펫의 역사, 유대교 신비주의, 문화, 산업, 하아리 세팔디 유대교 회당과 유대인 화가 샤갈, 이스라엘 독립전쟁 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관심이 있는 독자는 필자의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와 필자의 유튜브 방송인 ‘권박사 지구촌TV’의 ‘이스라엘 신비의 도시, 사펫’ 영상을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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