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최근 2년여 동안 기독교계에 매우 신선한 충격을 준 인물이었다. 호남 출신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면서도 지역과 당의 대체적 분위기에 거슬러 가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라는 소신을 지켜 왔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특히 친동성애 진영에 의해 엄청난 비방과 압박을 받으면서도, 얼마 전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무엇이 문제인가_헌법적 가치, 사회적 합의 가능한가’를 주제로 공청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관한 가운데 종교계 및 시민사회 500여 단체들도 동참했다.
기독교인이라고 하면서도 신앙보다 당론을 앞세우거나 교회를 상대로 ‘표 계산’에만 몰두하는 수많은 정치인들 사이에서, 김 의원의 그 같은 모습은 매우 돋보였다.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에게 감사와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그에게 걸었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최근 그가 보이는 행보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는 14일 한교총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개최한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에서 차별금지법 문제에 대해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최근 잇달아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민주당 측의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김회재 의원은 그저 민주당은 당론으로 차별금지법에 찬성하지 않으며 당내 다수가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데 그쳤다.
또 김 의원은 17일 민주당 기독교·천주교 의원 54명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신천지의 연관 의혹을 규탄한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했는데, 그 중에는 “신천지의 상징과도 같은 이만희 교주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와 윤 후보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는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는 황당하고 억지스러운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물론 정치인으로서 대선을 앞두고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과 자당의 대선 후보 및 선거 전략에 대해 직언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눈앞의 당리당략과 이해관계, 그리고 진영논리보다 올바른 신념과 뚝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김 의원과 또한 많은 기독 정치인들이 부디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