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에 ‘무속’과 ‘사이비’에 이어 급기야는 ‘저주 의식’과 ‘엽기 굿판’ 논란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측은 줄곧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무속과 깊이 연관돼 있다고 비판했으나, 정작 민주당의 선대위 관계자가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저주 의식’을 벌인 것이 드러나면서 빈축을 샀다.
민주당 측은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그의 부인인 김건희 씨가 소의 가죽을 벗기는 행사에 관여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행사는 윤 후보 선대위 네트워크본부 고문이자 실세로 활동했던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든 종단에서 주최했고,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석열’과 ‘코바나 콘텐츠 대표 김건희’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윤석열 후보 부부는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해당 행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측은 또 해당 행사는 건진법사가 아닌 이재명 후보 측 인물인 서모 씨가 주관한 행사이며, 당시 행사의 동영상을 보면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고 역공을 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 대해 충주시 측은 “조사 결과 살아 있는 소가 아닌 도축된 상태인 소를 제물로 사용했고, 얼었던 살이 녹으면서 피가 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의 공공장소에서 이런 혐오스럽고 시대착오적이며 미신적인 행사가, 이미 한 번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자행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다.
현재 양측은 모두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대통령과 거대 양당의 주요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등이 해당 행사에 걸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떤 경위와 이유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분명히 밝혀,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 특히 기독 정치인들은 이 같은 사안들을 단지 선거 기간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서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무속 혹은 사이비 신앙이 나라를 병들게 하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이고 예방적인 해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는 무속과 사이비 신앙을 멸시하면서, 뒤에서는 그 같은 신앙에 의존하거나 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이중적 태도도 버려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진영논리를 지양하고 냉정한 시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