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 쿠데타로 고통받는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국경 폐쇄 전 인도적 물자와 교육 자료 제공

▲리비아에서 시작된 성전주의자들의 공격이 최근 서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몰아치면서 이 국가들의 정국이 불안해졌다. 

▲리비아에서 시작된 성전주의자들의 공격이 최근 서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몰아치면서 이 국가들의 정국이 불안해졌다. 

지난 1월 23일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부르키나파소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인해,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부르키나파소로 들어가는 국경이 폐쇄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ryrs Korea)는 부르키나파소의 현지 기독교인 및 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협력해 국경 폐쇄 전 현지 기독교인 가족들에게 식수 조달을 위한 우물을 굴착해 주고 교육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리비아에서 시작된 ‘성전주의자’의 공격이 급증하면서 최근 서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의 정세가 불안정해졌다. 쿠데타가 말리에서 일어났고, 니제르에서는 실패했고,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진행 중이다. 쿠데타 주동자들은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아닌 군대 장교들이다. 이들은 성전주의자들에게 공격당하는 동안 정부가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부르키나파소는 2022년 ‘세계 기독교 박해국’ 32위에 올랐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쿠데타가 이 나라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이슬람교가 지배적인 이 나라 북부와 동부에서는 기독교인이 소수이고, 그 지역에서는 성전주의자들의 활동으로 4만 명의 기독교인을 포함한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감사한 것은 우리가 부르키나파소 현지 기독교인 및 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동역하면서, 국경이 닫히기 전에 이 나라 기독교인 난민들에게 중요한 인도적 물자와 교육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점은 현지 기독교인들과 기독교인 난민들이 우리가 지원한 물품을 사용하여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순교자의소리가 현지 기독교인 및 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협력하여 난민들이 점령한 와히구야(Ouahigouya), 피실라(Pissila), 라우다(Louda) 지역에 굴착한 3개의 우물을 예로 들었다.

그녀는 “일례로, 한 도시에만 8만 명 이상의 난민이 거주한다. 국제 원조가 오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모두 달려나가 줄을 선다. 안타깝게도 원조 물품을 나눠주는 현지 공무원은 주로 비기독교인이다. 모든 난민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은 이 신분증을 보고 누가 기독교인인지 알 수 있다. 공무원들은 기독교인을 대놓고 외면하지는 않지만, ‘당신 상황에 대한 정보를 좀 더 확인해 봐야겠네요’라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기독교인들은 줄 맨 끝으로 밀려나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순교자의소리는 우물을 굴착한 다음, 기독교인들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현지 교회들에게 관리를 맡겼다. 이제 이 기독교인들은 그 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복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생수에 대해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는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비기독교 난민들에게 식수를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는 기독교인 한 사람이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그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는 난민이 많습니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피신할 곳을 찾아 이곳에 왔습니다. 이곳이 그들에게는 마지막으로 안전한 장소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물이 있어야 음식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물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우물을 선물로 준 사역자 분들은 잘 모르지만 하나님께 아시니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국내 정세가 불안정한 이런 상황에서는 국제구호기관이나 선교단체보다 현지 기독교인들이 사역을 더 훌륭하게 감당해낼 수 있다. 그는 “순교자의소리는 선교단체가 아니라 핍박과 압박에 시달리는 현지 기독교인들과 동역한다”며 “코로나 전염병이든 군사 쿠데타이든, 어떤 지역에 심각한 사태가 발발하여 그 지역을 위협할 때마다 선교단체와 구호기관들은 직원들을 대피시킬 수밖에 없다. 아니면 조심하거나 숨으라고 촉구한다. 그렇지만 현지 기독교인들은 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그 성도들은 난민으로 떠도는 상황에서조차 여전히 생계를 이어가고, 식수를 찾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이고, 자녀를 교육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지역에 갈등과 불안이 엄습할 때 하나님께서 이 평범한 현지 성도들에게 담대함을 특별히 허락하셔서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 사역을 감당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부르키나파소에 쿠데타가 발발하기 1년 전, 한국순교자의소리가 현지 기독교인 및 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동역하며 우물 세 곳을 굴착했고, 1,104가구의 기독교 가정에 교육적인 지원을 했다고 설명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캐나다순교자의소리도 이와 유사하게 우크라이나 현지 기독교인들과 동역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순교자의소리도 그 사역에 동참하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지금과 같은 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에게 ‘액션 바이블(Action Bible), 어린이용 삽화 성경’ 4만 권을 보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한국-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들이 협력하여 굴착한 한 우물에서 물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 난민들의 모습.

▲한국-폴란드순교자의소리와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들이 협력하여 굴착한 한 우물에서 물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 난민들의 모습.

“부르키나파소와 우크라이나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오직 주님만 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지역의 현지 성도들이 두려움과 혼돈의 시기에 살아남을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 이웃들에게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 수 있도록 필요한 물품을 공급해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떤 지역에 큰 갈등이 일어나 위협감이 조성되면, 그 지역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복음에 마음을 열고 희망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리스도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들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는 기독교인 이웃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장 분명하게 발견합니다.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 때문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비기독교인 이웃에게 나눠줍니다. 그러므로 핍박받는 현지 성도들의 사역은 갈등과 불안정의 시기에 가장 강력한 복음 증거 방법이 됩니다. 현지 성도들은 어떤 국제 구호기관이나 선교사도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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