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27] 바울과 다메섹 가는 길(4)
바울, 골란고원 통해 ‘다메섹行’ 가능성 높아
두 차례 전쟁 통해 시리아에서 2/3 정도 탈취
북부는 눈 덮인 고지대, 남부는 평탄한 지형
이스라엘 최전방 지역, 지금도 기갑부대 상존
지난 24회 연재에서 필자는 바울이 다메섹(오늘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기독교인들을 잡아서 예루살렘으로 데려오기 위해, 예루살렘을 떠나 당시의 교역로인 비아마리스 도로를 따라서 골란 고원을 통해 다메섹에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였다.
갈릴리 호수 북쪽에 있는 골란고원은 면적이 약 1,800㎢(제주도 면적과 비슷)로서, 이 가운데 1,200㎢는 이스라엘에 속해 있고 나머지 600㎢는 시리아에 속해 있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하였을 때에는 모두 시리아에 속하였으나,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1967년 6일 전쟁)과 제4차 중동전쟁(1973년)을 통해 시리아로부터 탈취한 것이다. 그러므로 시리아는 이스라엘에 계속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거부하고 있다.
구약 성경에 바산(Bashan)이라고 여러 번 나오는 지명이 바로 오늘날의 골란고원이다. 성경에는 바산이 토지가 비옥하여 목축하기에 좋고, 재질 좋은 상수리나무(참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이라고 여러 곳에 쓰여 있다.
신명기 32장 14절(바산 소산의 수양과 염소), 시편 22장 12절(바산의 힘센 소들), 에스겔 27장 6절(바산 상수리 나무로 네 노를 만들었었음이여), 스가랴 11장 2절(바산의 상수리 나무여) 등이다.
오늘날도 골란고원은 목축하기에 좋아 현지 유대인들이 고원 곳곳에서 목축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우유는 이스라엘에서 만드는 밀크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바산의 상수리 나무’는 오늘날 ‘팔레스타인 참나무(Palestine Oak)’라는 이름을 가지고 골란고원의 서북부를 덮고 있다.
갈릴리 호수에서 북쪽으로 해발 800-1,000m로 급격히 솟아오른 고지대로 이루어진 골란고원은 남북 길이 70km, 동서 폭(가장 넓은 곳) 40km이다. 고원의 지형은 남북이 대조적이어서, 북부는 높이 2,814m로 눈에 덮인 최고봉을 비롯하여 여러 개의 높은 봉우리를 갖고 있는 헐몬산(Mt. Hermon)과 이 화산이 폭발할 때 형성된 거대한 용암 지역으로 형성되어 있다.
헐몬산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서, 산 아래에서 산 정상까지 리프트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산 정상에서는 멀리 서쪽의 지중해와 동쪽의 다메섹이 보이므로, 이곳에는 이스라엘군의 관측소가 있다.
반면 골란고원 남부는 요단강과 갈릴리 호수에 거의 인접하여 솟아 있는 산악지대와 몇 개의 작은 언덕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평탄한 지형이다. 또 서쪽은 요단강 계곡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동쪽은 골란고원 고지대에서 다메섹을 향하여 완만한 경사를 보이고 있다.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는 이스라엘이 가장 방어에 신경 쓰는 곳이 골란고원이다. 지형상 이 지역은 이스라엘 남부 지역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므로, 만약 시리아군 전차부대가 골란고원을 점령하고 남진한다면 이스라엘로서는 결정적으로 위기에 몰리게 된다.
그러므로 1967년의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 영토이던 골란고원의 거의 절반을 점령하였고, 1973년 전쟁에서는 선제공격을 감행한 시리아군의 전차부대가 횡대 대형으로 골란고원 곳곳에서 밀고 내려오자 혼신을 다해 이곳을 방어하였다.
제4차 중동전쟁이 끝날 무렵에 이스라엘군은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하여, 1967년에 점령한 지역보다 더 넓은 지역을 점령하고 다메섹을 향해 이스라엘 전차부대가 진격함으로써 시리아를 위협하였다.
이스라엘은 점령한 골란고원을 1981년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하였고, 현재도 실효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골란고원에는 여기저기에 이스라엘 육군 부대가 배치되어 있고, 이스라엘제 메르카바 전차를 비롯하여 미국제 M60 패튼 전차 등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기갑부대가 상시 긴장 상태에 있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